“손흥민과 황희찬의 황금콤비가 알라이얀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국이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한국은 12년만에 16강 진출했다. H조 3차전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결승골은 후반 90분을 넘겨 추가 시간 91분에 일어났다. 마치 영화 같았다.
월드클래스 손흥민(30, 토트넘)은 80미터를 질주하면서 수비수 5명을 제쳤다. 그리고 황희찬(26, 울버햄프턴) 가랑이로 절묘한 패스를 주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 2차전에 1분도 뛰지 못했던 황은 침착하게 차넣었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결승골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스크 투혼’을 발휘하며 조별리그 세 경기를 풀타임으로 활약한 ‘캡틴’ 손흥민은 마스크 투혼으로 16강을 이끌었다.
그는 “초반에 선제골 허용을 해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2018년 최선을 했지만 결과가 안좋았다. 이번에는 이겨서 기쁘다. 이 순간을 상당히 기다려왔다”고 눈물을 보였다.
2018 대회에서는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2-0으로 이기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어 “16강 진출은 모두 국민의 성원과 선수들의 덕분이다. 특히 감독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 퇴장으로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 앉아야 했다.
토트넘은 경기 종료 후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훌륭한 어시스트로 한국의 16강 진출을 도왔다. 나이스 원, 쏘니"라며 기쁨을 같이했다.
황희찬은 “결승골을 넣어 자랑스럽다. 손흥민 형이 좋은 패스를 찔러줘 순간적으로 골이 확신했다”고 말했다.
전반 27분 첫 골을 뽑아낸 김영권(울산)은 “1%의 확률을 이겨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조규성(전북)도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감격을 표했다.
이 같은 16강 진출은 거짓말처럼 들어맞았다. 불가능 같아 보였던 승리를 만들어냈다. 포르투갈에서 패배하면 16강이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포르투갈과 대결에서도 첫 승을 올렸다.
포르투갈전 승리 이후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 곳에 모여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기다렸다. 드디어 환호성을 내질렀다.
가나를 2-0으로 꺾은 우루과이와 승점(4점), 골 득실 차(+0)에서 동률을 이룬 끝에 다득점에서 4-2로 앞서 극적으로 한국은 조 2위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건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 축구대표 선수들은 20년만에 슬라이딩 세리머리를 했다.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서 응원하는 붉은 악마뿐만이 아닌 수은주가 영하로 곤두박질한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 1만7000명은 목이 터지도록 응원했다. 드디어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서로를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일본-호주 이어 한국까지 아시아 축구연맹(AFC)은 역대 최다 16강행을 기록했다. 6팀 중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팀은 모두 탈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