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했던 전승과 전혀 다른 스타일 선사 '만족도 100% 상승'

"용기사는 절대 못 참아"

드디어 '드라카니아'의 각성과 함께 새로운 시즌 '용기사'가 시작됐다. 작년 12월 윈터 시즌에서 가디언을 너무 재밌게 즐겼기 때문에 신규 캐릭터인 드라카니아가 출시됐을 때 정말 기대를 많이 하고 플레이에 임했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드라카니아는 기자의 취향에 맞지 않은 스타일이었다. 멋진 콘셉트와 예쁜 외형에 비해 느릿한 모션과 중구난방인 커맨드 탓에 플레이를 지속할수록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 드라카니아 시즌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하차했다.

하차하면서 간절하게 원했던 것이 있다. 바로 각성이다. 보통 캐릭터가 각성하면 부족했던 점이 대폭 보완되기 때문에 드라카니아의 콘셉트에 각성까지 추가된다면 분명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후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할 정도로 각성 소식만 기다렸다. 그토록 원했던 소식은 지난 7월 16일 접할 수 있었다. 공개된 영상을 확인하자마자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화려한 이펙트와 다른 캐릭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두 개의 창을 활용한 스탠스 전투는 "역시 펄어비스, 캐릭터 만드는 능력은 최고다"라는 극찬까지 자연스럽게 나오게 만들었다.

 

■ 기대감 차오르게 만든 '드라카니아 스토리'

사실 검은사막 스토리는 볼륨에 비해 직관성이 부족하다. 워낙 퀘스트가 다양하고 메인 콘텐츠인 전투와 스토리 간에 괴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초보 유저들은 정리된 글이나 영상을 참고하지 않으면 스토리 파악이 어렵다.

펄어비스 측도 이를 인지하고 최근 전반적인 퀘스트라인을 정비하고 스토리 이해를 돕기 위한 컷신들을 추가했다. 확실히 직관성이 개선되니까 몰입도도 한층 상승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각성 드라카니아에서도 펄어비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전승 드라카니아 퀘스트에서는 라브레스카의 화신인 가디언들과 신을 태워 죽이는 불꽃 '이닉스'를 파괴하고 용의 낙원을 되찾기 위한 드라카니아의 대립을 그려냈다.

이때 대립에 대한 계기가 부실해 아쉬웠다. 반면, 각성 드라카니아 퀘스트에서는 '라브레스카'와 일곱 마녀들 그리고 인간 사이에 있었던 과거 이야기를 다뤘다. 이후 에레보크를 처치하고 에테레아의 술잔으로부터 망각의 힘을 되찾아 각성한다는 이야기로 기승전결이 확실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도 존재하고 유저가 지식 콘텐츠를 통해 알아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드리간 지역과 겨울산 지역의 퀘스트를 진행하고 가디언과 드라카니아를 육성하다 보면 스토리가 굉장히 입체적이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라카니아와 가디언의 대립 구도를 설명하는 구간은 일품이었다. 라브레스카와 마크나탄, 일곱마녀들, 인간들 사이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설명하고 주요 장면의 컷신 제공으로 전투에 몰입감을 주는 방식은 앞으로 업데이트될 스토리에도 주목하게 만들었다.

- 개인 취향에 부합하는 캐릭터라 스토리도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 개인 취향에 부합하는 캐릭터라 스토리도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 각성 드라카니아만의 특별한 '전투 방식'

전승 드라카니아의 느린 공속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던 덕분인지 각성 드라카니아에서는 대조되는 스타일로 빠르게 몰아치는 전투를 펼칠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마인'과 '마룡'상태로 나누어지는 스탠스 시스템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마인 상태에서는 범위는 좁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기술들을 연계하며 싸울 수 있었다. 마룡 상태에서는 공속은 마인에 비해 느리지만 한방 대미지가 강력해지면서 하나의 스탠스만 활용하거나 효율을 위해 두 가지 스탠스를 모두 사용하며 전투를 하는 등 유저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커맨드의 변경 점도 매우 칭찬할 만한 요소다.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이 캐릭터의 스펙을 올리기 위해선 대량의 은화가 필요하고 그 은화를 벌기 위해선 장시간 사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유저의 입장에선 사냥 피로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승 드라카니아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고 기술 간의 커맨드가 상반되어서 피로감이 매우 높았다면 각성 드라카니아에서는 대부분 기술이 'SHIFT' 키와 'S' 키로 통일되어 피로감이 줄었다. 커맨드를 습득하는 과정도 매우 편해졌다.

- 시즌 졸업한 신규 유저가 달성할 수 있는 스펙으로 즐겨봤다 
- 시즌 졸업한 신규 유저가 달성할 수 있는 스펙으로 즐겨봤다 
- 각성 드라카니아 사냥 모습
- 각성 드라카니아 사냥 모습

 

단점이 없진 않다. 용을 좋아하는 유저나 스탠스를 활용한 전투에 매력을 느끼는 유저라면 각성 드라카니아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지만 RPG인 만큼 캐릭터의 성능이 중요한 유저에게는 물음표가 생길 수 있다.

출시 초기라서 연구가 더 필요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대미지가 너무 낮다. 두 가지 스탠스가 존재하는 만큼 다른 캐릭터에 비해 더 많은 스킬을 보유했지만 각 스킬의 대미지가 낮아서 더 많은 스킬을 활용해야 상위 사냥터에서 준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사냥으로 인한 피로도는 게임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미지가 낮은 스킬들을 여러 개 사용해서 비슷한 성능을 내는 구조라면 컨트롤에서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각성 드라카니아는 투지 소모량이 많고 캐릭터의 내구성이 낮아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꽤나 많았다.

보통 유저들은 상위 사냥터에서 죽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선호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각성 드라카니아는 내구성을 소폭 상향할 필요가 있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각성 드라카니아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다. 시원한 이동 스킬과 화려한 이펙트, 용과 관련된 콘셉트, 두 개의 창을 활용한 스탠스 전투 등 취향에만 부합한다면 인생 캐릭터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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