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업계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국 게임은 '양산형'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어디선가 이미 봤던 디자인에 게임 구조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게임의 인식은 호요버스의 액션 RPG '원신'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고퀄리티 카툰풍 그래픽으로 게임의 흥미를 돋운 원신은 오픈월드 게임 최초 PC, 모바일, 콘솔 'FULL 크로스플레이'를 구현하면서 서브컬처의 소유욕도 자극해 글로벌 인기 게임으로 거듭났다.
물론, 출시 당시 일본 유명 게임 '젤다의 전설' 표절 게임이라는 논란이 있긴 했지만, 호요버스는 원신만의 특징을 확실하게 살려내면서 그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출시 2주년을 눈앞에 둔 원신은 2022년 1분기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3위 기록인 5억 5,100만 달러(한화 약 6,835억 원)를 달성하면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원신 이후 중국 게임업계는 각종 장르에서 남다른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수집형 RPG에서는 '백야극광'이 대표적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단순히 보는 재미 위주의 전투를 추구했던 여타 수집형 RPG와 다르게 이 게임은 퍼즐 요소와 수집형 RPG를 융합시켜 새로운 재미를 추구했고 덕분에 시장에 안착해 서비스 1주년 이벤트를 바라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중국 게임은 아카소어게임즈의 신작 '노아의 심장'과 즈롱게임즈의 신작 '아르케랜드'가 있다.
- 아카소어게임즈의 신작 '노아의심장' 공식 트레일러
■ '노아의 심장' 원신의 계보 이어갈 오픈월드 RPG
먼저 '노아의 심장'은 스팀펑크 기반 급속한 과학 기술 발전으로 흑방석과 상고시대의 신물이 발견되면서 탐험을 떠나는 스토리를 담아낸 멀티플랫폼 오픈월드 MMORPG다.
이 게임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뚜렷한 사계절은 물론, 비가 내리거나 비옥한 땅을 연출하는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게임 배경을 변화시켰다.
또한, 100 대 100 이용자 대전부터 최대 1만 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보스전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전투의 재미를 제공할 것을 예고해 많은 기대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캐릭터 일러스트와 그래픽에서의 칭찬이 자자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3D 모델링에선 어색한 부분이 다소 보이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수정 작업이 이뤄진다면 원신과 함께 오픈월드 RPG의 양대 산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카소어게임즈는 지난 2일 '노아의 심장' 티저 페이지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출시 작업에 나섰다. 이번 티저 페이지는 본격적인 국내 사전예약에 앞서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오픈했으며, 게임의 세계관, 캐릭터(스피릿), 메인 스토리 등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특히, 베리안과 유란 등 등장 캐릭터(스피릿) 소개와 함께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불, 바람, 번개, 물, 빛, 어둠 등 속성의 상성 관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미뤄보면 각 속성을 이용한 전투 방식과 캐릭터의 개성의 시너지가 핵심 재미일 것으로 예상된다.
- 즈롱게임즈의 신작 '아르케랜드' 공식 트레일러
■ 고퀄리티 아트로 게이머들 마음 사로잡은 '아르케랜드'
다음은 즈롱게임즈의 모바일 전략 SRPG '아르케랜드'다.
'아르케랜드'는 즈롱게임즈가 '랑그릿사'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랑그릿사의 핵심인 전략적 플레이를 비롯해 판타지 감성과 수준 높은 시나리오 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플랜태저넷 가문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며 출생과 동시에 사망 선고를 받은 절명의 공주가 한 나라에 대항하고 국가와 인간성 사이에서 투쟁하며 항쟁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즈롱게임즈는 '아르케랜드'를 이용자들이 전투 책략과 속성 상극, 지형 요소 등을 활용하는 SRPG 특유의 전략 및 전술을 고스란히 느끼는 게임을 목표로 잡고 다양한 전술 체계를 더해 플레이가 단조롭지 않도록 만들었다.
유저들은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스토리를 즐기거나 친구와 함께 팀을 이루어 거대 보스를 공략하는 등 PvE를 즐길 수 있으며, 순간의 빠른 판단과 타이밍으로 승부가 갈리는 PvP를 통해 경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이머들의 시선은 아르케랜드의 아트와 연출에 집중됐다. 트레일러를 본 이들은 "랑그릿사도 대박이었는데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된다", "아트 너무 예쁘다", "애니메이션 연출 기술이 장난 아니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아트와 관련해서 랑그릿사의 2D 그래픽을 카툰 렌더링 방식의 3D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해 자유로운 시각 전환이 가능해 높은 몰입감과 타격감을 선보일 계획이다. 즈롱게임즈는 "3D 그래픽으로 표현된 50편 이상의 시나리오 컷 인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성우와 BGM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BGM의 경우 '킹덤 하츠'와 '파이널판타지15' 그리고 '그랑사가' 등 유명 IP 게임 BGM을 작업한 '시모무라 요코'가 제작했고 신용우, 김하루, 홍범기 등 스타 성우진이 라인업을 이뤘다.
즈롱게임즈 측은 "랑그릿사의 감동을 아르케랜드에서도 이어가실 수 있도록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 출시 전까지 공식 카페와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소식을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한국 vs 중국 '최다 GOTY 수상 목표로 경쟁할 필요 있어'
두 게임의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중국 게임 이제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한국 게임사들도 긴장할 필요가 있어", "패키지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중국 게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등 대부분 중국 게임업계의 성장력에 놀라움을 표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과금에 치중된 상업적인 성장보다 유저와의 소통과 게임의 본질을 중심으로 게임 개발력과 서비스 품질을 발전시키는 방향을 추구하는 게임사가 속속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게임 시장을 강타한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스마일게이트RPG의 대표작 '로스트아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MMORPG로 우뚝 섰고 12월 2일 출시를 예고한 크래프톤의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수많은 호러 게임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제 중국 게임업계는 확실한 경쟁자라 인정해야 할 만큼 급격한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과 중국 어느 쪽이 우위라고 지정하기 어려운 현 상황을 확실하게 판정 짓기 위해서는 최다 GOTY 수상작을 배출할 필요가 있다.
즉, 매출보다 최다 GOTY를 수상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게임성 자체 발전에 힘을 써야 하는 상황. 공교롭게도 G식백과 김성회를 비롯한 많은 게임 전문가들은 "현재 성장세만 놓고 본다면 중국 게임사가 최다 GOTY 작품을 먼저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물론, 최다 GOTY 수상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게이머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한중 양국의 게임업계 모두 "뭐야? 이전에 출시된 게임이랑 다른게 없네", "굳이 즐길 필요 없겠다"라는 평가보다 "이 게임 꼭 해보고 싶다", "신선한데"라며 센세이션을 자극하는 게임들을 많이 선보여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