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빅데이터로 본 ‘2022 키워드 트렌드’...최근 3개월 메타버스 연관-NFT 급증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이 애플과 메타버스 시장을 두고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메타버스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메타와 애플 간 향후 경쟁이 개인정보보호가 아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버스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헤아릴 수 없는 정보가 쌓이고 오가는 데이터플랫폼 집합체라 할 수 있다.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 접근 가능한 기기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전망은 ‘예측 영역’에 그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기에 현 상황 에서 그 미래가 현실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과 기업동향 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딥서치는 메타버스 관련 블룸버그 전망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정확히는 2022년 키워드 트렌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연관된 메타버스 이슈와 상당 부분 겹치는 것을 발견했다.
관련 방법은 현재 딥서치가 제시하고 있는 ‘메가트렌드 50’ 중에서 기술(tech) 부문 18곳(2차전지, 3D프린터, 웨어러블, 로봇,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사이버보안, VR AR,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블록체인, 핀테크,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자율주행, 전기차)을 주요 키워드로 꼽고 뉴스, 공시, 특허 등 3개의 비정형 데이터 동향을 살펴본 것이다.
뉴스 부문부터 보게 되면 올해 뉴스 발행량이 가장 많았던 키워드는 인공지능이다. 이어 전기차,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등 순으로 상위 랭크에 기록됐다. 이 키워드들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테슬라’이 단어 하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3개월(2021년 09월 01일~11월 27일) 동안 이들 키워드(인공지능, 전기차, 빅데이터,로봇, 자율주행 등)가 포함된 뉴스 개수는 올해 초(2021년 1월 1일~3월 31일) 대비 줄었다.
이슈에 민감한 언론사들이 관련 뉴스 발행량을 줄였다는 것은 해당 키워드가 시장 관심에서 그만큼 멀어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특정 이슈가 발생한 초기에는 다양한 기사가 나올 수 있지만 산업 성장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같은 기간 블록체인 관련 뉴스 개수는 26.09% 증가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도 붐을 일으키면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18개 키워드’ 중에서 기사 발행량이 증가한 키워드는 블록체인을 포함해 총 4개(블록체인, VR/AR, 사이버보안, 스마트그리드)에 불과하다. 스마트그리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키워드는 메타버스와 연관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뉴스 트렌드는 한동안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3개 키워드 는 내년까지도 시장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문제와 대선 공략이 겹치면서 최근 들어 부각을 받고 있다. 전력 공급망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 또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공시 부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신재생 에너지다. 스마트그리드는 17위를 기록했는데 두 산업은 연관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극과극의 위치에 놓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마트그리드가 대선 공략으로 언급이 되면서 부각받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공시 증감률(연초 3개월 대비 최근 3개월)을 보면 빅데이터, 핀테크, 인공지능, 전기차 관련 키워드가 늘었다. 뉴스 부문에서 줄어든 키워드가 공시 부문에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향후 언론이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보다 “업계에 새로운 이슈 발생 시 급격히 뉴스가 늘어날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마디로 ‘이슈 잠재력’이 높은 분야라는 뜻이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뉴스와 공시가 가진 각각의 특성에 있다. 뉴스는 단순 특정 사실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선정 주제와 관련된 각종 의혹과 이슈를 추적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향후 전망까지 포함하는 복합적 콘텐츠다. 이렇다보니 뉴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진행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즉 특정 이슈가 부각을 받으면 관련 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공시는 기업을 둘러싼 소문 혹은 사실(실적 등)에 대해 기업이 공식적으로 내놓는 답변이다. 언론 입장에서 보면 그간 이슈(예: 실적 전망)들에 대한 추적보도에 마침표를 찍는 격이다. 따라서 같은 키워드를 기준으로 보면 뉴스와 공시 증감률은 반대가 되기 마련이다. 다만 트렌드 자체가 상당히 강한 시기에는 뉴스와 공시 발행수가 동반 상승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특허 부문은 공시나 뉴스 대비 그 수가 상당히 적어 증감률 자체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올해 발행 특허수로만 점검한다.
올해 총 발행 특허수로 보면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뉴스 부문 증감률에서 사이버보안 다음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분야이기도 하다. 반면, 공시 부문에서는 증감률이나 발행수 기준 부각되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특허는 기업이 미래 사업을 위해 직접 행동으로 옮긴 결과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분야에 대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비정형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모든 데이터들은 분석하기 나름이고 ‘후행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비정형데이터를 받아들이는 각각의 입장에서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해석에 앞서 뉴스, 공시, 특허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뉴스를 선택하겠다. 뉴스는 사실을 확인 및 전달하는 것이니 이 자체가 후행적 지표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느 한 날, 한 시에 모든 기업들이 전도유망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기업이 불을 지피고 언론에서 ‘부각’되면 기업들도 해당 사안을 검토하는 형태로 진행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에 포함 특정 키워드가 증가 혹은 감소하고 있는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또 증가한 키워드간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를 제외하고 키워드가 증가한 블록체인, VR/AR, 사이버보안의 공통점은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의 효율성을 담보하는 것은 인공지능이다. 메타버스가 유망한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즐길만한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할지 여부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 기술에 달렸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
여기까지 정리를 해보면 올해 초 시장을 주도한 키워드는 인공지능, 전기차,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등이었다. 최근 들어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VR/AR, 사이버보안 등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고 주식시장만 봐도 그 분위기를 충분히 알 수 있다.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에 특허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공시도 이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메타버스이고 가상과 현실을 연결한 것이 NFT다. NFT를 뒷받침하는 것은 블록체인이며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등에 업고 메타버스 후방지원에 나선 격이다.
블록체인,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VR/AR 기술 발전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단연 보안 문제도 점차적으로 언급될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고객정보보호 정책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부문에서도 애플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쟁터가 될 메타버스, 그리고 메타버스를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줄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VR/AR, 사이버보안이 2022년 핵심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자동차산업은 전기차 이후 최대 격전지가 자율주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이성규 딥서치 콘텐츠 PD kay@deepsearch.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