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셜미디어의 양대산맥인 텐센트와 바이트댄스가 숏폼 영상(짧은 동영상)을 두고 과격한 신경전을 벌였다. 텐센트가 ‘돼지 사료’라고 비판하자, 바이트댄스는 ‘내로남불’이라며 반격했다.

쑨중화이(孙忠怀) 텐센트 비디오 총괄 겸 텐센트 부사장은 3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9회 중국 온라인 시청각 컨퍼런스에서 “일부 저질 숏폼 영상들이 사용자에게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당신들이 보고 있는 것은 돼지 사료일 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숏폼 동영상의 대표주자인 바이트댄스의 ‘틱톡’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쑨중화이 부사장은 저작권이 있는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짧게 편집한 콘텐츠에 대해서도 날선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영화 및 TV 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떨어트린다”며 “궁극적으로 사용자, 제작자, 플랫폼의 이익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쑨중화이 부사장의 ‘돼지사료’ 발언은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리량(李亮) 바이트댄스 부사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수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텐센트의 위챗(Wechat)이야말로 미성년자 보호 모드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라며 “텐센트도 숏폼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면서 숏폼 동영상 산업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텐센트와 바이트댄스의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바이트댄스의 맞춤형 뉴스 플랫폼 ‘터우탸오(今日头条)’가 인기를 끌자 텐센트는 위챗에서 터우탸오의 뉴스를 공유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2018년에는 장이밍(張一鳴) 바이트댄스 창립자가 ‘틱톡’의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자축하는 글에서 “위챗의 베끼기는 틱톡을 막을 수 없다”고 발언했고, 이에 텐센트는 “비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결국 이들의 신경전은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최근 바이트댄스는 텐센트가 경쟁사들을 밀어내기 위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반독점 위반 혐의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텐센트 또한 바이트댄스야말로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했다며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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