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기자의 e스팟] '세컨드 라이프'는 과연 게임일까?

'세컨드 라이프'는 과연 게임일까? 왜 하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일까? 2003년 미국 린든 랩사가 개발한, 인터넷 기반의 3차원 가상 현실의 이름은 우리말로 '또 다른 삶' 또는 '제2의 인생'이다.
 
세컨드 라이프가 지난달 29일 한국에 본격 상륙했다. 나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다는 사이버 월드다.
 
유저들은 돈을 내고 땅을 빌리고, 물건을 생산하고, 린든 달러를 교환해 돈을 번다. 총도 살 수 있고, 나이트클럽이나 카지노도 출입할 수 있다. 비행기·열차·배도 탈 수 있다. 게임을 하며 쇼핑·댄스·술을 즐기고, 사랑에 빠져 결혼도 할 수 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가상 세계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세컨드 라이프는 온라인 게임일까? 어떤 이들은 게임이라고 하고, 다른 이들은 게임이라기보다는 가상 세계 자체, 플랫폼이라고 일컫는다.
 
얼핏 보면 세컨드 라이프는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과 비슷하다. 그러나 두 가지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첫째는 유저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준다는 점이다. 쇼핑, 용과의 싸움, 초고층 건물 건립 등 유저들이 상상하는 대로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매달 일정액을 내면 영지를 소유할 수 있고, 유저가 만든 것도 모두 저작권을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무제한 자유가 없고, 게임 중 습득한 아이템은 원칙적으로 게임사의 소유다.
 
그렇지만 방식만 다를 뿐이지 성인용 게임이라는 주장도 만만치가 않다. 이 가상 현실 안에서는 1회 사용료로 10달러를 내고, 사이트 관리를 위해 월정액을 낸다. 사이트 안에 총쏘는 게임·판타지 RPG·퍼즐·전략 게임 장소가 있다. 모두 게임으로 볼 수 있는 근거다.
 
부분적이지만 세컨드 라이프가 현실에 던지는 부작용도 성인 게임의 위험성으로 간주된다. 사이트는 19세 이상 이용 가다. 그런데 성인 아바타가 아동 아바타를 성추행하거나, 아바타끼리의 살인, 린든 달러를 실제 달러로 교환해 가상 세계에서 벌이는 온라인 도박 등이 말썽을 빚곤 한다. 사이트 내 총기 판매·누드 비치·섹스숍 등도 실정법 위반을 놓고 논란 중이다.
 
재미있는 건 윤진수 린든 랩 부사장이 한국계 미국인이고, 한글 버전을 만들고 있는 김율 한국 지사장도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세컨드 라이프가 한국의 온라인 게임의 여러 가지 요소들을 본땄다. 아이템 거래의 핵심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다면 전세계 600만 회원을 거느린 세컨드 라이프는 한국 유저를 얼마나 사로잡았을까? 아직 글쎄다. 한국 유저들은 대부분 "아바타가 몬스터처럼 생기고 너무 느리다", "온라인 게임의 1대1 대결 같은 긴장감이 없어 무미건조하다"는 평을 쏟아내고 있다.
 
사이버와 현실 세계의 새로운 소통 공간인 세컨드 라이프가 기존의 게임과는 한 차원 다른 삶을 소개하며 한국 유저에게 말걸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유저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전세계 게임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명기 기자 일간스포츠 2007.6.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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