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클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펀딩 참여자들 사이에서 격론

이용신 성우가 의욕적으로 진행한 애니메이션 ‘달빛천사’의 OST 앨범 펀딩이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이용신 성우는 2004년 방영 당시  주인공인 루나(풀문) 역을 맡아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함께 선보였다. 펀딩은 이용신 성우가 해당 만화영화에서 사용된 OST를 앨범으로 발매하기 위해 개설됐다. 펀딩 목표금액은 3300만원으로, 커버를 위한 라이선스 비용과 세션 녹음, 가창, 믹싱, 마스터링 등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펀딩은 ‘달빛천사’를 추억하는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목표금액을 7989% 뛰어넘어 약 26억 3668만원을 달성, 국내 크라우드 펀딩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에 제작사 올보이스 측은 당초 USB형 앨범으로만 제작 예정이었던 상품에 CD형 음반과 굿즈를 추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앨범 디자인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다. 펀딩 진행 당시 공개된 보름달 그림과 ‘Full Moon’이라고 적혀있던 이미지에서 달라졌기 때문이다. 새롭게 공개된 앨범 디자인에는 이용신 성우의 모습이 전면에 등장한다. 제작사 측은 펀딩 진행 당시 “상기 이미지는 임시로 제작된 시안이며, 전체적인 디자인은 변경될 수 있다”라고 알린 바 있다. 펀딩 성공 여부를 알 수 없었던 시기에 임시로 제작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딩에 참여한 일부 네티즌들은 새롭게 바뀐 디자인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달빛천사 앨범을 구입한 것이지, 성우 개인 앨범을 구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디자인 수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용신 성우는 “달빛천사에 나오는 루나, 풀문의 이미지는 판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고, 달빛천사라는 명칭을 음반 제목, 콘서트 제목으로 사용하면 원제작자와 상당 부분 수익을 공유해야 했다”며 “차라리 이 비용을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고, 굿즈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불매운동 중인 것도 감안을 해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풀문 성우가 15년이 지나 이용신이라는 뮤지션으로서 작품에 나왔던 곡들을 정식으로 리메이크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어떨까요”라며 “캐릭터 이미지를 쓸 수 없으니 저라도 달천이들 마음속에 살고 있던 풀문을 깨워주고 싶었는데, 어떤 분들에게는 그러한 의도가 이질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달빛천사’ 원작자와 판권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다른 논란이 벌어졌다. 펀딩이 화제를 모으면서 실제 ‘달빛천사’ 정식 OST 앨범인줄 알고 구입한 이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텀블벅 펀딩은 ‘달빛천사15주년기념 국내정식OST발매’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투니버스 방영 당시의 OST를 수록한 앨범이 아니라, 이용신 성우가 현재 시점에서 반주와 노래를 다시 부르는 프로젝트다. 펀딩 설명에도 “달빛천사에 삽입됐던 일본원곡을 정식으로 리메이크해 2019년 새로운 달빛천사 OST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펀딩에 참여한 이들과 제작사 사이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정확한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트위터와 디시인사이드 등 커뮤니티에서도 ‘달빛천사’ 프로젝트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격론이 펼쳐지는 중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사 측은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알아봤으나 판권계약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사용허가를 받는 것에만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요구됐고, 이미지 사용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상상을 초월했다”고 해명했다.

환불을 요구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작사는 “최종 디자인은 후원자분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 중이다. 환불관련 안내도 함께 드릴 예정”이라며 “의견충돌로 인한 과도한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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