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버벌 코미디로 인정받은 옹알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조언

K코미디를 전세계에 알린 넌버벌(non-verbal) 코미디팀 옹알스가 ‘콘텐츠의 거장’으로 부산을 찾았다.

옹알스 멤버 조준우, 조수원, 채경선, 최기섭은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넥스트콘텐츠페어’의 부대행사인 ‘콘텐츠인사이트’에서 ‘한국코미디 세계화 성공사례 발표’라는 주제로 코미디 공연 및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콘텐츠인사이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내외 콘텐츠 거장들을 초청해 성공 노하우를 듣는 강연이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 싱어송라이터 윤상, ‘삼시세끼’의 나영석 PD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해왔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코미디 콘텐츠로 해외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옹알스가 강연자로 선정됐다.

옹알스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소리로 관객과 소통하는 코미디팀이다. 2007년 KBS 개그콘서트에서 동명의 코너로 시작해 인기를 얻었으나, 이후 치열해진 국내 코미디 산업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정보도 자본도 없이 맨몸으로 해외공연을 시작한 그들은 2010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평점 만점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디렉터초이스’상과 2015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넌버벌 코미디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옹알스의 원년멤버 조수원은 2016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후 잠시 활동을 중단했으나, 혈액암이 완치되면서 올해 8월부터 다시 옹알스 공연에 합류했다.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그는 관객들에게 “몸이 이상하면 바로 병원에 가보라”며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수원은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1인 콘텐츠에 대해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 생각이 비슷하다보니까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기보다는 남의 콘텐츠를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며 “5~6년 전에 해외에서 봤던 콘텐츠가 최근 한국에서 사랑받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구독자수나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축적하며 다듬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잠깐의 실수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게 콘텐츠 채널”이라며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조급해하지 말고 마치 앨범을 만들듯 차곡차곡 콘텐츠를 쌓아나가는 게 좋다”고 전했다. 또한 “옹알스는 유튜브 자체를 안한다”며 “아무래도 유튜브를 하다 보면 구글이 지급하는 수익금을 신경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세명보다 조금 늦게 옹알스에 합류한 최기섭은 이날 자신의 장기인 화려한 비트박스를 선보였다. 그는 성대모사의 달인 ‘옥동자’ 정종철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옹알스의 내 자리는 원래 옥동자의 것이었다”며 “대타로 들어왔다가 스승을 밀어내게 됐다. 지금은 비트박스에서는 내가 스승을 넘었다”고 웃었다.

콘텐츠 거장으로서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최기섭은 “우리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손을 내저으며 “라스베가스에서 공연하는 게 꿈인데 아직 이루지 못했다. 상을 받기 전에 1000번의 도전을 했고, 1000번의 실패를 했다. 어떻게 성공할지 고민하기보다 일단 도전해라. 실패하면서 얻는 게 많다”고 전했다.

옹알스의 꿈은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넌버벌 코미디 공연을 하는 것이다. 채경선은 “멤버들 모두가 옹알스라는 콘텐츠로 건강하게 오래 무대에 함께 서고 싶다”고 밝혔다. 조수원이 “옹알스 노인 버전도 하고 싶다”고 말하자 조준우가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분들을 위한 코미디도 필요하지 않겠냐”며 맞장구쳤다.

한편 옹알스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전문가들이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행사인 ‘2019 넥스트콘텐츠페어’를 찾는다. 주말인 5일과 6일에는 ‘김비서는 왜 그럴까?’의 정경운 작가와 ‘기억의 밤’의 장항준 영화감독이 토크쇼를 진행하고, 웹툰작가 마인드C의 특강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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