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무사히 입성...전국에 e스포츠경기장 속속 건설 등 ‘굿뉴스’ 이어져

“당초 목표로 잡았던 시도체육회 가입을 초과 달성하고 대한체육회에 무사히 입성해 기쁘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취임한 지 200일을 넘었다. 최근 지리한 장마 끝 햇볕이 쨍쨍 비치는 하늘처럼 e스포츠 팬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특히 24일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승인 심사를 통과해, 인정단체 자격을 부여받았다.

그는 “많은 e스포츠 팬들의 성원과 관계자들의 지지 없이 협회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국제 e스포츠 계에서 한국의 입지를 넓힐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취임 이후 한국e스포츠협회가 재정비하고 도약할 발판을 쌓아왔다. 처음으로 개최된 ‘군 장병 e스포츠 대회’도 무사히 치러냈고, 스웨덴과 국가 대항 친선전도 현직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전국에 e스포츠 경기장이 속속 들어설 계획이 발표되었다.

그는 “올해들어 e스포츠에 관련 여러 좋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올 한해 과연 협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어떠한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고 말했다.

협회가 출범할 시기에 초대 회장을 맡아 기초를 다진 그가 다시 ‘구원투수’로 협회장으로 돌아왔다. 그에게 취임 200일을 소회와 올해 남은 목표들을 들어보았다.

■ “e스포츠가 활성화 되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초심 되새겨

게임톡: 다시 협회장을 취임한 지 200일이 넘었다. 솔직히 위기에 처한 ‘구원투수’라는 평이 많았다. 그동안 재취임 이후 200일의 소감은?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하 김영만): 그동안 스스로에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e스포츠가 활성화 되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 ‘협회가 제 역할을 한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 등.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들과는 달리 게임을 활용하는 스포츠다. 게임의 수명의 한계가 분명해 전통 스포츠처럼 긴 호흡으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는 한계도 있어 더욱 생각이 깊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팀 중심으로 구조가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이 종목의 프로화 입장에서의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회가 어떠한 특정한 한 종목만을 위한 일을 하는 곳이 아니라 더 많은 종목들을 아우르며 아마추어 육성부터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준비하고 정책 입안도 할 수 있는 대체 기관이 과연 협회 외에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도 자문하고 있다.

■ “대한체육회 가맹 희소식...협회가 국가로부터 공인한 의미”

게임톡: 협회가 올해 3가지 액션플랜을 세웠다고 밝혀왔다. 좀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김영만: 아마추어 육성부터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준비하고 정책 입안을 고민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선수등록제, 대한체육회 가맹, 협회 아카데미 사업 등 3가지 액션플랜을 세웠다. 이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자, 일주일에 2번 협회에 와서 직원들과 논의하고, 종목사-구단 등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게임톡: 액션 플랜 중 대한체육회 가맹 문제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김영만: 맞다. 올해 액션플랜으로 세웠던 시도체육회 3개 가맹을 및 대한체육회 가입을 조기에 달성하게 되어 기쁘고, 노력해준 협회 직원들에게도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

이는 협회가 한국 국가체육회(NOC)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국제 e스포츠계에서 한국이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 행사에서 e스포츠 관련 표준을 정하는 것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가져가고, 국산 게임이 세계적인 종목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을 계획이다.

현재는 대전, 부산, 경남, 전남, 광주 5개 지역에서 시도체육회에 가입했고, 이를 토대로 대한체육회 인정단체에 가입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까지 준회원 가입을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준회원 기준은 시도체육회 9개 지역 가입이고, 협회는 강원, 울산, 제주 등을 긍정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은 단순히 협회차원에서 뽑는 것이 아닌, 각국 국가체육회(NOC)까지 연계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대한체육회와 가맹단체 승인...앞으로 어떤 시너지는?

게임톡 : 유승민 IOC 위원을 협회 홍보대사 위촉했다. 가맹단체 승인 이후 체육회와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나?

김영만: 협회는 현 국제올림픽위원회 유승민 선수위원을 협회 명예고문 및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유승민 위원은 그동안 e스포츠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한국의 우수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다.

최근 IOC 유승민 위원과도 만나 IOC 내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가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전통 스포츠가 몇 십 년 간 만들어낸 룰세팅과 구조를 아직 e스포츠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톡: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정식종목이 될까? 협회도 이를 위해 분위기 조성하기 위한 계획은?

김영만: 아시안게임의 경우 OCA는 긍정적으로 e스포츠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경우 e스포츠 경기장 및 타운 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다만 최종적인 종목 선정이 대회 개최 2년 전에 이루어지기에 아직은 시간을 두고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확정 발표되기 전까지 협회는 우선 아시아에서 한국e스포츠협회와 우호관계가 형성된 국가들과 국가대항전 및 교류를 확대해 나가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게임톡: 국가대항전과 교류는 긍정적인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영만: 맞다. e스포츠 국가대항전을 확대해 가면서, e스포츠에 대한 긍정적인 이슈를 일으키고자 한다.

단순히 협회 차원이 아닌 각국 국가체육회(NOC)들과 연계해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e스포츠가 스포츠인지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e스포츠도 기존 스포츠와 같이 긴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국제 메가 스포츠 행사서 한국의 위상을 높게 가져가는 것 필요”

게임톡: 한국e스포츠협회장으로 꼭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뭘까?

김영만: 국제 메가 스포츠 행사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현 국제이스포츠연맹(IeSF)가 아직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정식 가맹 단체가 아니어서 이스포츠의 올림픽 선정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상항은 아니다. 하지만 IOC에서 주관하고 있는 이스포츠 리에종 그룹에서 국제e스포츠연맹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올해 GIASF 가맹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부분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

e스포츠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연맹(AESF)과 교류를 통해 정리. 아시아연맹에는 현재 아시아 28개 회원국 협회가 가맹. 한국은 동아시아 이사국(EB Member) 위치에 있어, 향후 아시안게임의 이스포츠 세부종목 선정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다.

특히 국산 e스포츠 종목의 아시안게임 종목화 등에 한국e스포츠 협회가 역할을 해나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아시아 회원국들과의 국제교류를 확대함으로써 우호적인 관계 형성 등 글로벌 스포츠 외교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 선수등록제도는 기본적인 제도...아카데미 사업 통해 협회 재정마련 노력

게임톡: 3가지 액션플랜 중 나머지가 선수등록제도와 아카데미 사업이다. 우선 선수등록제도를 소개해달라. 

김영만: 선수등록제도는 모든 스포츠 기구의 가장 기본적인 제도다. 종목별로 다른 선수등록의 과정이 필요하며 선수들이 등록했을 때 어떠한 혜택을 가져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협회 등록선수들을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프로선수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들까지 모두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또한 국가대표 선발, 세제혜택, 프로팀 입단 등이 협회 등록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등록선수에게는 은퇴 후 진로지원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협회는 선수데이터 등 누적된 데이터의 자산이 부족하다. 이에 선수등록, 선수데이터 취합 등 가치화 할 수 있는 자산들의 아카이브 정립을 통해 앞으로 협회만의 자산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게임톡: 협회가 아카데미 사업에 대해 관심이 크다. 내용과 의미를 들려달라.

김영만: 협회가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함께 e스포츠 생태계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할일이 많은데, 회장이나 회원사에서 지원하는 회비에만 의지해서는 협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여러 수익사업을 준비함으로써 지속적인 협회 재정마련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민간은 e스포츠 프로 선수를 양성하는 데만 집중돼 있다면, 협회의 아카데미는 민간에서 할 수 없는 e스포츠 산업전반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선수 외 심판, 지도자, e스포츠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난 3월 총회에서도 이 세 가지 방안은 모두 승인을 받았다.

■ “회장 컴백 이유요? 어려운 시간 보내는 것 안타까워 직접 나섰다”

게임톡: 새삼스러운 질문이고 늦은 질문이지만 회장님이 e스포츠회장 컴백하시게 된 계기를 알고 싶다?

김영만: 처음 협회가 만들어질 때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지난해 협회가 너무나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아무도 나서서 이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안타까워 직접 협회장을 맡게 되었다.

언제든 본인보다 열정적이고 추진력 있고 능력있는 인사들이 협회에 관심을 가지고 협회장을 맡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2019 군 장병 e스포츠 대회’]

게임톡: 협회의 역할이 작아지고, e스포츠 중심이 협회에서 종목사로 넘어가는 것 같은데?

김영만: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 협회의 역할과 현재의 역할은 많이 다르다.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또는 e스포츠화가 잘 된 종목별로 고민을 새롭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이다.
 
분명히 IP(지적재산권) 홀더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과 협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른 부분이 있어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역할 정리가 협회와 IP홀더 둘 사이에서만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e스포츠 국제기구 등 다양한 역할자들과 논의가 필요하다. 협회는 이러한 여러 이해관계 사이에서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톡: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진입했다.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팬들이 충격을 받았다.

김영만: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진입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e스포츠의 글로벌 지형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IP 홀더들이 할 수 없는 협회의 역할이 분명히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이미 케스파컵에 대한 중계 권리를 라이엇으로부터 받아 이를 통한 수익화를 이루고 있고, 국가대항전 등의 새롭게 협회가 가져갈 수 있는 권리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IP홀더들과 잘 협의해 관계 정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협회의 대한체육회 가맹과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종목이 되는 과정들이 모두 이와 연결될 것이다. 서로 자율성을 가져가돼야 한다. 공통의 논의와 협업이 필요하다.

■ "e스포츠는 협회뿐 아니라 종목사-구단-방송사 협력해야 산업이 된다"

게임톡: 회장님이 협회에 다시 오셔서 협회가 얻은 장점은?

김영만: 내가 온 뒤로 시도체육회 가맹도 4곳에서 5곳으로 늘어났다. 이는 시기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와서 협회가 얻은 힘은, 큰 그림을 그려내는 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 관계자들이 서로 양보해서 더 큰 기회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게임톡: 지역 e스포츠 경기장 설립과 관련하여?

김영만: 협회가 상설경기장 구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다. 다만 관련 사업 초기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는 정책검토와 자문을 같이 해왔다.

경기장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면, 그에 맞는 콘텐츠나 대회 개최, 인재 양성 등 경기장이 지역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유럽의 축구가 잘 구축된 인프라(경기장)이 있어서 발전하는 것처럼, 한국의 e스포츠는 전국에 깔려있는 PC방이 그러한 인프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생태계를 협회가 잘 활용해서 e스포츠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게임톡: 마지막으로 꼭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

e스포츠는 협회뿐 아니라 종목사, 구단, 방송사 모두 다 협업이 돼야 산업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산업으로서 성장하고, 한국이 e스포츠 메카로 계속 자리잡기위해 협회가 중심이 되어 같이 협력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해준 대한체육회 및 체육계 인사들에게 감사하다.  e스포츠 종주국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인 주도권을 이끌어 나감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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