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네이버 본사 앞에서 단체행동 벌여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하 공동성명)는 12월 19일 노동조합 설립 후 첫 공식 단체행동을 네이버 본사 앞에서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진행했다. 이번 단체행동은 공동성명과 네이버가 13차(실무교섭 2회 추가)까지 진행한 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기본적인 노동권을 존중하지 않고,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을 결렬에 이르게 한 회사의 책임을 묻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교섭 결렬이라는 무거운 상황 속에서 기획된 단체행동이었지만, IT업계 특유의 젊은 감각과 노동조합과 단체행동이 생소한 조합원과 네이버 임직원을 위한 배려로 놀이동산을 연상케 하는 ‘네이버랜드’를 컨셉으로 삼았다.

풍선아치를 설치하고, 노동조합의 단체행동하면 흔히 연상하는 빨간 머리띠 대신 크리스마스 장식 머리띠, 공동성명 출범 배경인 ‘소통의 부재’와 ‘투명성 회복’을 강조하는 ‘소통’과 ‘투명’이란 글씨가 새겨진 풍선, 답답한 교섭 상황을 풍자한 ‘사측 고구마’와 ‘노조 사이다’ 등 재치 있는 아이템을 출근길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

무엇보다 판교 지역 IT업계 노동조합(네이버지회 공동성명, 넥슨 지회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지회 SG길드,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이 함께 제작한 노동상식 매거진 ‘Item’을 판교 IT 업계 노동조합 및 화섬식품노조 산하 수도권 지회들과 함께 배포해 연대의 의미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통상적인 노사 관계에서 교섭 결렬은 사측의 요구사항을 노동조합이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조합이 선언하는 반면, 네이버의 경우 노동조합의 양보와 대화시도에도 사측이 교섭장에 나타나지 않는 방식으로 교섭 결렬을 선택했다고 노조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13차 교섭(12월 6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반 동안 진행) 과정에 대해 “사측이 일방적으로 10개 회사안 추가 제시하며 우선 논의할 것을 주장해 합의사항 파기했다”며 “조합은 양보안을 제출후 2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으나 사측 교섭위원들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교섭 대표간 면담을 요구했지만 사측 교섭대표가 약속한 안을 줄 수 없음을 전달해 더 이상 교섭 진행이 불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은 지난 4월 2일 인터넷, 게임업계 최초로 노조를 설립한 후 설립 한 달여 만인 5월 11일 네이버 및 자회사를 포함한 16개 법인에 대한 통합교섭을 요구하며 교섭 상견례를 시작했다. 사측의 거부로 현재 개별 법인 간 교섭이 진행 중이며 네이버의 경우 총 13차례 교섭(실무교섭 2회 포함 시 15회)을 진행했으나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에 이르렀다.

노동조합 측은 설립 초기 회사가 대외적으로 ‘노동조합 결성은 헌법상에 보장된 권리이므로 존중하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교섭과정에서는 불성실과 무성의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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