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 모아이게임즈 대표, 서황록 넥슨 부실장 인터뷰

[서황록 넥슨 부실장(왼쪽), 이찬 모아이게임즈 대표(오른쪽)]

“그래픽 퀄리티, 무모할 정도로 세게 질렀다.”

이찬 모아이게임즈 대표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트라하(TRAHA)’ 합동 인터뷰에서 “MMORPG를 만드는데 최소한 2~3년은 소요되는데, 출시 시점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그래픽 퀄리티를 좀 많이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드웨어는 정말 빨리 발전한다. 2년 반 전에 비해 지금 모바일 기기들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졌다. 이 속도라면 고사양으로 준비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트라하’는 모아이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를 맡은 모바일 MMORPG다. 언리얼엔진4를 기반으로 최상위 그래픽 퀄리티를 자랑한다. 또 제한적인 카메라 뷰에서 벗어나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시점을 조정할 수 있고, 초원, 설산, 사막 등 사실적인 자연 배경 속에 마을, 도시와 같은 화려한 건축물이 어우러진 각 오픈필드에서 플레이어는 이동 제약 없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금 유통중인 스마트폰에서 ‘트라하’의 그래픽 최상위 옵션이 충분히 잘 구동된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잘 돌아가서 우리가 옵션 기준을 낮게 잡은 것은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며 “물론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당장은 국내에 집중할 계획이라 글로벌 론칭을 할 때쯤이면 글로벌 디바이스 사양도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황록 넥슨 부실장도 “게임이 출시됐을 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좋은 경험을 줘야 한다는 게 우리의 명확한 목표”라며 “지스타 시연 버전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비주얼 만족도는 충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트라하’의 가장 큰 특징은 장착 무기에 따라 클래스가 무한히 변화하는 ‘인피니티 클래스(Infinity Class)’이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탱커, 딜러, 힐러의 역할이 바뀐다. 총 6개의 무기 중에 3종의 무기를 선택하고, 여기에 요리, 채집공예사, 대장장이, 탐험가 등 4종의 비전투 직업까지 경험할 수 있다. 총 7개의 직업을 모두 마스터하는 게 게임의 목표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하나의 캐릭터로 여러 개의 직업을 다 키워야 하는 것이 유저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겠다는 지적에 “부담이 많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콘텐츠가 많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원래 기획 의도는 특정 역할이 명확하게 요구되는 던전 플레이를 유연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힐러를 구하지 못해 던전으로 출발하지 못하는 파티가 있다면 평소에 지팡이 숙련을 올려놓은 누군가가 힐러로 변신할 수 있다.

‘트라하’는 요즘 주목받는 MMORPG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체 IP를 사용했다. 사실 신생개발사인 모아이게임즈 입장에서는 인기 IP를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개발자 출신인 이 대표의 성격상 어디 가서 IP를 가져온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이 대표는 오히려 자체 IP가 차별점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년 반 전만 해도 너무나 많은 IP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쏟아져나왔다”며 “유저들이 IP 게임에 질릴 때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또 개발자들에게도 자체 IP로 게임을 만든다는 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라하’는 넥슨이 내년에 밀고 있는 기대작 중 하나다. 서황록 부실장은 “트라하의 세계관도 좋고, RvR(진영간 대규모 전투)도 멋지다”며 “넥슨 입장에서는 그동안 경험을 쌓았으니 트라하로 더 큰 성공을 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넥슨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찬 대표는 설레발을 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떨 때는 우리 게임이 제일 잘만든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잘못 만든 것 같아 두렵다”고 웃으며 “라이벌로 생각하는 게임은 없다. 거의 대부분의 게임이 무서운 존재다. 다만 트라하를 통해 모아이게임즈가 차기작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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