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들의 각축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리니지2 레볼루션’,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부터 4위까지 줄을 세운 가운데,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액스(AxE)’와 신흥 강자 ‘이터널 라이트’가 각각 매출 10위와 12위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신작 ‘뮤 오리진2’와 ‘카이저’도 사전예약에 돌입하며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예고했다.

고착화된 순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유력한 후보로는 웹젠의 ‘뮤 오리진2’가 꼽힌다. ‘뮤 오리진2’는 한국 모바일게임에서 MMORPG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뮤 오리진’의 정식 후속작이다. 전작을 만들었던 천마시공과 웹젠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전편에 비해 그래픽과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크로스월드 시스템’ 등 게임 서버 간의 장벽을 허무는 장치들을 여럿 도입했다.
웹젠 관계자는 “유니티 3D 엔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했다”며 “통합서버 시스템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와 iOS 이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웹젠은 ‘뮤 오리진2’로 매출 최고 순위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기적MU: 각성’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출시된 중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기적MU: 각성’은 중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2위로 출발해 한동안 톱5 이내에 머물렀다. ‘뮤 오리진2’는 한국 사전예약 보름여만에 100만명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패스파인더에이트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를 맡은 ‘카이저’는 유저간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기존 게임들이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게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패스파인더에이트 관계자는 “유저간 거래가 없으면 진정한 MMORPG가 아니다”라며 “가급적이면 거래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넥슨은 ‘카이저’의 슬로건을 ‘세상에 없던 R등급 모바일 MMORPG’로 정했다. R등급은 미국의 영화등급 중 17세 미만 청소년 관람불가를 말한다.
‘카이저’에서 또 하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점은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이다. ‘카이저’는 ‘리니지2’를 개발한 채기병 PD가 진두지휘한 게임이다.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에도 공성전이 존재하는데, 이들과 어떤 차별화 전략을 들고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넥슨에 따르면 ‘카이저’ 사전예약에는 2주만에 60만명이 참여했다. 넥슨은 “올 상반기 최대 기대작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모바일 MMORPG 시장이 몇 달째 4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뮤 오리진2’와 ‘카이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선두주자들이 대부분의 유저층을 흡수했기에 후발주자들이 먹을 파이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몇 년 전에 비해 MMORPG 사전예약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약 2주의 시간 동안 ‘뮤 오리진2’는 100만명, ‘카이저’는 60만명을 모으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준 ‘리니지M’은 300만명, ‘검은사막 모바일’은 150만명을 모집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MORPG 대신 다른 장르로 시장을 공략하기도 한다. RPG강국 넷마블은 올해 최대 기대작인 MMORPG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이 나오기 전에 전략MMO게임 ‘아이언쓰론’을 먼저 내놓는다. 전략게임이 주류인 북미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지만, 넷마블은 한국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또 펍지주식회사는 배틀로얄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도 액션 MORPG ‘블레이드2’로 MORPG의 기존 수요층을 되찾아오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