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트 서울 2018’에서 열린 유니티 엔진 게임 담당자들 인터뷰

[왼쪽부터 폴 마뉴엘 멀티플레이 총괄, 존 엘리엇 기술이사, 제프리 쉬 머신러닝 팀 소속, 앤디 터치 글로벌 콘텐츠 에반젤리스트, 함영호 유니티 애즈 이사]

게임 개발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유니티 개발자들의 축제 ‘유나이트 서울 2018’이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유니티는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 및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끌었다. 이와 함께 비(非)게임 세션을 다수 마련하며 행사를 영상, 훈련 시뮬레이션, 의료 및 건축용 시각화 등 다양한 산업 종사자들을 아우르는 컨퍼런스로 꾸몄다. 유니티 엔진을 게임 엔진이 아닌 ‘리얼타임 3D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게임이 가장 우선시되는 주력 사업 영역이라는 유니티의 방침은 확고하다. ‘유나이트 서울 2018’에는 게임 분야를 담당하는 유니티 본사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했다. 행사가 한창인 3일 코엑스에서 폴 마뉴엘 멀티플레이 총괄, 존 엘리엇 기술이사, 제프리 쉬 머신러닝 팀 소속, 앤디 터치 글로벌 콘텐츠 에반젤리스트, 함영호 유니티 애즈 이사를 만나 게임 영역 속 유니티 엔진에 대해 들어봤다.

[존 엘리엇 기술 이사]

유니티는 게임 엔진 회사다. 게임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엔진까지 만드는 경쟁사에 비해 개발자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존 엘리엇 기술이사는 “게임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자사 엔진을 채택한 고객들과 게임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티가 게임 개발자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택한 방식은 따로 있다. 바로 ‘스포트라이트 팀’이라는 고객 지원 조직이다. 기존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팀이 폭넓은 영역에서 고객들을 두루 지원하는 조직이라면, 스포트라이트 팀은 소수의 고객들을 타깃으로 깊게 도움을 주는 조직이다. 고객들과 함께 힘을 합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커스텀 엔진을 만들어보고, 문제가 해결되면 정식 엔진에 해당 기능을 탑재시킨다. MMORPG를 주로 만드는 한국 게임 개발자들을 위해서 한국에도 스포트라이트팀이 조직되기도 했다. 존 엘리엇은 “지금 유니티 엔진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이라며 “만일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기능이라도 넣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니티 엔진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업데이트된다. ‘유나이트 서울 2018’ 시작과 함께 2018.1 버전이 이미 업데이트됐으며, 여름과 가을에 각각 2018.2 버전과 2018.3 버전을 제공한다. 2018.1 버전에서는 새 아티스트 툴과 렌더링 파이프라인이 추가됐고 2018.2 버전에서는 리얼타임 레이 트레이싱이 추가될 예정이다. 또 2018.3 버전에서는 대규모 작업에 도움이 되는 네스티드 프리펩스(Nested Prefabs)를 지원한다.

신규 버전의 안정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존 엘리엇은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때마다 품질 관리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며 “평가 기준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안정화된 상태로 출시된다”고 설명했다. 앤디 터치 에반젤리스트도 “베타 버전 빌드에서 테스트를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새 버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또 2018.1 버전에는 패키지 매니저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했는데, 이를 통해 버그가 발견되면 바로 수정해서 다시 패키지에 포함시킨다”고 말했다.

[앤디 터치 에반젤리스트]

일부 개발자들 중에는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다가 한계를 느껴서 다른 엔진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있다. 유니티도 이에 대해 “일부 아티스트나 레벨디자이너들이 일부 한계를 느낀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앤디 터치는 “그래서 이번에 새 버전을 출시한 것”이라며 “카메라워크를 도와주는 시네마워크, 코딩을 몰라도 사용할 수 있는 비주얼 쉐이더 툴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유니티 엔진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무궁무진하다”며 “우리의 노력에 개발사들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니티는 게임 서버 호스팅 업체인 멀티플레이를 1900만파운드(약 28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멀티플레이에 소속된 팀 전체가 유니티로 편입됐다. 대형 온라인게임에 적용되는 클라우드 기술이 유니티 엔진에 적용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생길지 기대가 크다. 폴 마뉴엘 멀티플레이 총괄은 “인수된지 얼마 되지 않아 지금은 초기 단계”라며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플레이게임을 만들 때 작업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호 유니티 애즈 이사]

모바일 동영상 기반 보상형 광고 플랫폼인 유니티 애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 ‘라이브튠’이나 ‘튜토리얼 매니저’ 등 새로운 서비스가 잇따라 추가되면서 유니티 애즈보다 다른 쪽에 내부 인력을 집중시키는 상황이다. 올해 ‘유나이트 서울’에서 유니티 애즈에 대한 언급이 줄어든 것은 이 때문이다. 함영호 유니티 애즈 이사는 “유니티 애즈를 새로 사용하라고 부각시키기보다는 기가입자들 대상으로 사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이라며 “올해만 해도 유니티 애즈를 통해 월 평균 74억건의 광고가 노출되고, 14만9000개의 앱에 유니티 애즈가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티 애즈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 엘리엇은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수그러든 VR(가상현실)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대가 크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VR산업이 성숙하려면 10여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은 그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앤디 터치도 “오큘러스, 밸브 등 모든 VR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었기 때문에 유니티로 VR 게임을 만들면 시장에 바로 출시할 수 있다”며 “최근에 모뉴먼트 밸리의 개발사가 랜즈엔드(Land’s End)라는 VR게임을 만들었는데, 기어VR과 오큘러스GO 등에서도 바로 실행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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