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원 넥슨지티 디자이너 “레벨 디자인, 인간의 본능과 심리 활용”

“유저를 자연스럽게 목표 지점까지 이동시키고 싶다면 인간의 대피 심리를 이용하라.”

김필원 넥슨지티 디자이너는 24일 판교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 2018(NDC 2018)에서 ‘인간의 본능과 심리를 이용한 FPS 레벨 제작’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디자이너는 넥슨지티에서 온라인 FPS게임 ‘서든어택’의 배경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컴뱃암즈’, ‘7년전쟁’ 등 FPS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뤄왔다.

김 디자이너는 두갈래 길에서 특정 길의 유저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별도의 간판이나 사인 없이 유저를 목표 지점까지 자연스럽게 이동시킬 수 있는 게 유저 편의적인 레벨”이라며 “본능적으로 끌리고 심리적으로 편안한 레벨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인간의 대피 심리 중 ▲좌회본능(오른손잡이가 좌측으로 회전하려는 경향) ▲향광성(밝은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본능) ▲향개방성(열리고 넓은 쪽으로 이동하려는 본능) ▲일시경로(최초로 눈에 띄는 곳으로 이동) ▲직진경로(곧게 뻗은 통로로 이동) ▲안전 지향성(안전하다고 믿는 경로로 이동하려는 특성)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디자이너는 “오른손잡이와 오른발잡이들은 회전할 때 힘을 주기 편한 좌회전을 선호한다”며 “별도의 표지판이 없는 전시장에서는 관람객의 75%가 좌측으로 회전하며 관람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FPS게임 유저들도 양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회전할 수 있는 오른쪽 길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FPS게임의 ‘데스매치’ 맵이 xy축 대칭형 구조를 띠는 이유는 밸런스를 맞추기 쉽기 때문이다. 그는 “많이들 착각하는데, 좌우대칭인 데칼코마니 형태로 만들면 양 팀의 밸런스가 달라진다”며 “좌회본능에 따라 유저들의 피탄 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너에서 좌회전을 하는 쪽보다 우회전을 하는 쪽의 신체가 더 많이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밸런스를 맞추려면 반드시 y축도 대칭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디자이너는 “앞서 말한 인간의 6가지 대피 심리를 잘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오늘 발표가 1인칭 게임 레벨을 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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