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내려라 vs 내리지 마라” 유저 항의에 새우등 터지는 게임사

[소녀전선 K7 일러스트]

게임업계에 이른바 ‘메갈 논란’이 다시금 불붙었다.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에 참여한 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시작된 논란은 다른 게임 ‘마녀의샘3’까지 들불처럼 번졌다. 두 게임의 유저들은 남녀로 나뉘어 불매운동까지 펼치며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중이다.

논란은 ‘소녀전선’을 서비스하는 중국 게임사 X.D.글로벌이 신규 전술인형인 ‘K7’을 업데이트된다는 예고와 함께 관련 일러스트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21일 갑자기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전술인형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A씨가 평소 트위터에서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성향을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된 ‘소녀전선’ 유저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크게 반발하며 X.D.글로벌에 시정을 요구했다. 유저들의 요구에 X.D.글로벌은 논란이 발생한지 몇 시간만에 “내부 회의를 통해 K7의 업데이트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운영진의 강경하고 빠른 대응에 ‘소녀전선’ 유저들의 항의는 잦아들었다.

[소녀전선 공지]

그러자 이번에는 트위터의 여성 유저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번 일로 A씨의 일러스트가 삭제되는 것은 부당하다 주장이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이 의견에 동감을 표했고, 이 중에는 ‘마녀의샘3’의 일러스트레이터 B씨도 있었다.

곧이어 이번에는 ‘마녀의샘3’ 유저들이 B씨를 두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유저들은 B씨가 평소에도 메갈리아에 우호적인 경향을 보였다며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키위웍스에 일러스트 교체를 요구했다. B씨는 이에 대해 해명했으나 유저들의 항의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키위웍스도 22일 공지를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소녀전선’의 행보와는 달랐다. “이번 일로 입은 피해는 회사가 떠안고 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마녀의샘3’ 개발자는 공식카페를 통해 “키위웍스는 불법이 아닌 이상 직원의 개인적인 종교적, 사회적 활동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며 “해당 원화가가 통화상으로 실수를 인정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마녀의샘3 공지]

공지를 본 ‘마녀의샘3’ 유저들의 여론은 또 다시 극명하게 갈렸다. 남성 유저들은 “게임을 삭제하고 다시는 키위웍스의 게임을 하지 않겠다”며 돌아서는가 하면, 여성 유저들은 “옳은 결정을 응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재 양쪽은 ‘마녀의샘3’의 대응책을 놓고 한치 양보 없는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메갈리아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유명 게임사들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서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다. 논쟁으로 발생한 피해는 어느 쪽 편도 들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던 게임사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게 맞지만, 현실에서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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