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 중국 제외한 시장에서 매출 2조원 돌파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 행사는 넷마블이 미디어와 만나 1년간의 성과와 비전, 게임업계의 트렌드 등을 발표하는 행사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언론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직접 계획해 만들어진 자리다.

이 행사의 특징은 넷마블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방준혁 의장이 직접 기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는 점이다. 시가총액 13조원, 연매출 2조원이 넘는 IT회사의 오너가 매년 이런 자리에 나서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그리고 그는 게임업계에서도 프레젠테이션을 매우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6일 진행된 제4회 NTP 행사에서도 방준혁 의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이날 최근 발표한 넷마블문화재단의 설립 목적과 비전, 그 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넷마블이 거둬들인 성과, 2018년 새롭게 시작될 넷마블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이날은 예년과 다른 점이 있었는데, 방 의장이 중국 시장에 대해 진한 아쉬움과 답답함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한국 모바일게임은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판호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신작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고 싶어도 판호가 발급되지 않아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넷마블 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게임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날 NTP에서 방준혁 의장은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를 74조원에 이르고, 이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큰 시장인데 진출하지 못해 상당히 답답하다”며 “올해는 올림픽도 열리고, 모든 것이 잘 풀려서 중국시장에 꼭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 게임사들이 빠른 스피드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로 진출, 전 세계 게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1위부터 10위까지 게임사를 보면 한국 게임사들이 대부분이지만, 50위까지 넓혀 보면 해외기업이 60%를 차지한다. 그중 대부분은 중국계 기업들이다. 방 의장은 “중소기업들이 차지하던 영역을 중국계 회사들이 잠식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로서는 안타깝다”며 “중국은 해외로 치고 나오는데 저희는 못 들어가고…. 답답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던 그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연이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방 의장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방준혁 의장은 누구보다 한국 게임업계에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 게임사들의 성장 잠재력과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넷마블 경영진들을 모두 대동하고 중국 게임쇼 차이나조이를 참관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중국 게임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직접 보고 배워라”는 주문이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판호 문제가 벌어졌다. 이는 게임업계의 전략가로 통하는 방준혁 의장조차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의 전략대로라면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이미 중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그 성과를 국내에 알렸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이 어긋나고 있지만, 넷마블은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멈추지 않았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4248억원, 영업이익 5096억원, 당기순이익 362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게임사 최초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만약 그의 전략대로 중국 시장 진출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 올해 방준혁 의장은 더욱 놀라운 소식을 전했을지도 모른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그는 중국 게임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방 의장은 올해 스팀과 콘솔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자체 IP(지식재산권) 육성 등을 통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가 올해 발표한 전략의 결과물은 내년 NTP 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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