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모바일게임들이 그 동안 게임 커뮤니티 공간으로 널리 활용된 ‘네이버 카페’를 떠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대형 게임사들이 네이버 공식카페가 아닌 자체 커뮤니티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페는 손쉬운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제공으로 몇 년간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사들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해 왔다. 게임사들은 게임을 출시하기 전부터 먼저 네이버 공식카페를 개설해 콘텐츠를 미리 알렸다. 여기에 게임을 종료하지 않고 커뮤니티에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커뮤니티 개발기간 단축,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캐주얼, RPG에 이어 MMORPG로 넘어오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됐다. 정보 공유보다 길드원 간에 소통할 수 있는 비개방성 그룹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개인 인게임 정보 및 그룹 커뮤니티를 제공할 수 없는 카페 커뮤니티의 한계성이 드러났다. 이런 부분을 인지한 대형 게임사들은 자체적인 커뮤니티 구축,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공식 커뮤니티 ‘넷마블 포럼’으로 이주 선언

최근 넷마블은 인기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자체 커뮤니티 ‘넷마블 포럼’을 열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넷마블의 캐시 카우이자, 한국 모바일게임 사상 역대급 기록을 달성한 넷마블의 대표 모바일 MMORPG다.

MMORPG 장르의 특성상 혈맹원 채팅 등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다수 필요한데, 기존 네이버 카페는 게임 회원 DB가 연동되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리니지2 레볼루션’ 유저들은 별도의 카페 또는 메신저로 또 다른 커뮤니티를 이용했다.

넷마블이 론칭한 ‘넷마블 포럼’은 ‘리니지2 레볼루션’ 회원 DB와 연결됐고 인게임 정보를 포함해, 혈맹원 간의 채팅 및 독립된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네이버 카페는 글쓰기가 금지돼 사실상 폐쇄됐다. 기존 네이버 카페를 이용하다가 옮긴 이유가 유저들에게 얻은 피드백을 토대로 효과적인 게임 운영을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게 넷마블 측의 설명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유저 관리와 각 게임에 특화된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어 넷마블 포럼을 열게 됐다”며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 커뮤니티를 ‘넷마블 포럼’으로 이전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 엔씨소프트 ‘리니지M’, ‘커뮤니티 순혈주의’ 방침 고수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서비스에서 네이버 카페를 사용하지 않고, 회원 DB와 연동된 자체 커뮤니티만 활용하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 ‘파이널 블레이드’ ‘프로야구 H3’ 등에 이어 차기작 ‘리니지M’ 역시 플레이엔씨(PLAYNC)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온라인게임 서비스에서 쌓은 공식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모바일게임 서비스에서도 활용한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커뮤니티 순혈주의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엠톡’을 통해 게임 정보 공유, 혈맹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온라인게임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혈맹 카페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회원 DB와 연결된 ‘엠톡’, 공식 커뮤니티는 인게임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혈맹원들과 실시간 채팅, 정보 공유 등 기존 네이버 카페가 제공할 수 없는 기능이 대거 탑재 돼, 가장 진보된 모바일 MMORPG 커뮤니티라는 평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는 유저들에게 특화된 기능이 필요한데, 네이버 카페 플랫폼은 고객 니즈와 맞지 않다고 본다”며 “기존 엔씨가 보유한 커뮤니티는 유저 편의성을 바라보고 운영해 왔다. ‘리니지M’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카카오, ‘음양사’를 토대로 자체 커뮤니티 개발중

플랫폼사 카카오도 네이버 카페를 탈피한 자체 커뮤니티 개설에 발벗고 나섰다. 8월 초 출시 예정인 ‘음양사 for Kakao’에 자체 커뮤니티 ‘카페톡’을 붙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새로운 커뮤니티가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만들어줄 것으로 판단해, 게임의 기획 방향과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카페톡’이며, 음양사를 비롯해 추후 출시 예정인 게임에 탑재할 예정이다.

그간 카카오는 길드 채팅과 같은 새로운 커뮤니티 기능을 일부 모바일게임에서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도 유저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활용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잊혀졌다. 향후 기획 없이 기능만 먼저 선보인 것이다.

새롭게 준비하는 ‘카페톡’은 기존 입점한 업체에게 표준화된 API로 작업할 수 있도록 개선을 거쳐, 간단한 매뉴얼을 보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커뮤니티 탑재로 게임 출시 일정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 선까지 고려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은 “카카오는 MAU(월간순방문자) 4000만을 육박하는 플랫폼을 보유한 강점이 있다”며 “단지 마케팅 금액 규모가 아니라 내부 리소스를 활용해 유저를 깊이 끌어들이는 것이 카카오 플랫폼의 특별한 역량”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