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장고 끝에 출시한 ‘파이널블레이드’, 앱 마켓 최고매출 2위 달성

<스카이피플 박경재 대표>

‘파이널블레이드’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복병이었다. 요란한 광고나 마케팅도 없이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파이널블레이드’는 중소개발사 스카이피플이 개발하고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다.  동양화풍의 2D 일러스트가 괴리감 없이 모바일 화면에 구현했다. 또 장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수집형 RPG를 표방하고 있어, 향후 성적까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6일 이후 약 1개월만에 만난 스카이피플 박경재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는 업데이트와 라이브 대응으로 여전히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매출 안정권인 톱10 진입에 고무되어 얼굴에 여유가 묻어났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모바일게임 개발을 붙잡았다

“스카이피플 창업 후 한 동안 게임을 출시하지 못해 정말 힘들었다. 사업을 접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었다.”

박 대표가 게임업계에 입문한 계기는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 덕분이다. 창작 시나리오를 써서 게임사와 영화사에 제출하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는 월급 70만원을 주는 게임사를 택했다. 그 이유는 영화사보다 20만원을 더 줬기 때문이다. 이후 게임하이 위메이드 등 유명 게임사를 거쳤다.

2014년 창립한 스카이피플의 게임사명은 하늘(Sky)과 사람(People)을 중요시 여긴다는 뜻을 담았다. 대기업 출신 개발자들, 임원급 팀장 등 다양한 직원들과 함께 같이 어울리자는 것. 뿐만 아니라 마치 다른 곳에서 온 듯한 이방인의 느낌을 품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창업 후 스카이피플은 순탄치 않았다. 중국을 타깃으로 만든 게임이 서비스가 불발됐고, 일본계 회사와 준비 중인 게임도 기약 없이 늘어졌다. 자금 유입과 탄탄대로를 바로 달릴 것만 같았던 창업의 꿈이 번번이 출시를 목전에 두고 엎어지자 그는 점점 지쳐갔다.

‘파이널블레이드’의 모티브가 되는 ‘블레이드쇼다운’에 대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던졌다. 2016년 스카이피플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매출원은 없고 서비스 자금까지 부족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박 대표는 자체 서비스와 함께 퍼블리셔도 물밑으로 접촉하며 자구책을 찾기에 분주히 움직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모바일게임 사업에 진출한 엔씨소프트와 만났다. 2주일에 걸친 미팅 끝에 새로운 타이틀 ‘파이널블레이드’가 탄생했다. 개발자 중심의 엔씨소프트 특색과 박 대표의 이상이 딱 들어맞았다.

엔씨와 퍼블리싱 계약 후 게임은 완전히 새롭게 탄생됐다. 타이틀은 ‘블레이드쇼다운’에서 ‘파이널블레이드’로 바꾸었다. 게임 콘텐츠는 새로운 것으로 채워 나갔다. 내부 테스트, 외부 테스트를 거쳐 개발만 장장 1년, ‘파이널블레이드’는 그렇게 지난 2월 14일에 세상에서 눈을 떴다.

게임은 출시하자마자 소리없이 유저의 겜심을 파고들었다. 앱 마켓 최고매출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쟁쟁한 수집형 RPG 장르를 모두 꺾고 치고 올라섰다. 특별한 과금 유도 이벤트, 크로스 프로모션 등 요란한 마케팅 없이 거둔 성적이었다.

박 대표는 “파이널블레이드는 대형 IP(지식재산권)게임 위주로 재편된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스타트업도 여전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후발 개발사에게도 희망을 갖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널블레이드’ 성공이 아닌 시작을 위한 발판

‘리니지2 레볼루션’의 독주로 대작 모바일게임들이 출시를 미루는 가운데, 마치 돌출한 것 같은 ‘파이널 블레이드’가 보여준 성과는 놀라웠다. 개발사 스카이피플의 개발력과 모바일게임에서 엔씨소프트의 퍼블리싱 능력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주위의 지인들은 그에게 “그 정도면 금, 은, 동메달 중 하나를 딴 게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한 달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 성적을 교두보를 삼아 더욱 확장, 발전할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이제 출발점에서 몇 발자국 나갔다. 한국 시장 이외에도 글로벌 시장, 차기작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웃었다.

<사진설명=홍정기 부사장, 박경재 대표>

그의 최종 목표는 스카이피플을 기술적인 특화를 이룬 개발사로 만드는 것이다. 스카이피플은 ‘파이널블레이드’로 유입된 자금을 바탕으로 회사를 재편하고 있다. 자금 숨통이 트이자 인력 유입이 이전보다 수월해졌고, 나은 실력을 갖춘 개발자를 다수 채용할 수 있게 됐다.

우수한 인력 충원까지 마친 스카이피플은 최근 ‘파이널블레이드’의 첫 업데이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업데이트 이후 더욱 많은 지표가 상승했고, 누적다운로드도 100만을 돌파했다.

그는 “100만 다운로드의 여세를 이어가며 안정적이면서도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겠다. 그리고 유니크하면서도 오리엔탈 RPG를 꿈꾸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널블레이드’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편의적인 부분까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수집형 RPG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캐릭터 간의 편차를 상향 평준화로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단지 개발사의 입장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할 계획이다.

“언제든지 찾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혜자’ 게임사로 남고 싶다”

비즈니스모델(BM)도 ‘갓겜(신과 게임 합성어)’, ‘혜자겜(김혜자 도시락처럼 풍성한 게임)’을 추구한다. 그는 “언제든지 찾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혜자’ 게임사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를 겪는 부분 중 하나가 BM을 중요시 여기지 않고 게임 완성 막바지 단계에 BM을 붙이는 것이다. 이미 완성된 게임에서 BM 때문에 무리하게 콘텐츠 방향을 틀어야 하고, 결국 돈을 써도 재미없는 게임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널블레이드’는 전체적인 BM 구조가 무리하게 과금을 유도하지 않으면서도 과금을 진행했을 때, 더 재미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BM을 설계하고 개발을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 ‘파이널블레이드’ 진행 시 무리한 과금이 없어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박 대표는 “유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파이널블레이드’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일일이 다 챙겨보고 있다”며 “시스템 측면 개선 방안과 대규모 업데이트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며, 더욱 재미지는 ‘파이널블레이드’를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대규모 마케팅의 전쟁터로 돌변해 인디개발사, 중소개발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박 대표도 그런 부분을 충분히 통감하고 있다. 업계로 들어오려는 개발자도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개발 생태계가 흔들리고, 밀려오는 외산 게임에 안방시장까지 다 내어주는 상황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지극히 냉소적인 시장의 상황을 비웃는 듯 스카이피플은 ‘파이널블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시켰다.

박 대표는 처녀작 ‘파이널블레이드’를 1~2년 후에는 ‘세븐나이츠’, ‘별이되어라!’처럼 독특한 게임성을 만들어 스테디셀러로 이름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국내 서비스뿐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많은 회사가 목표다.

그는 “서비스 초기라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즐겁게 ‘파이널블레이드’를 즐겨주신 유저분들에게 항상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새로운 세계, 유니크하고 동양적인 판타지를 유저분들께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경재 대표는?

2000년 10월 판타그램 기획팀을 시작으로 게임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티즈소프트 ‘에다온라인’ 팀장, 엔터메이트 ‘웹 스포츠 게임’ 팀장, 게임하이 ‘메탈레이지’ 팀장, 위메이드 ‘바이킹아일랜드’ PD, 픽셀아모 ‘커리레이싱’ 이사 등을 역임했다.

박경재 대표는 신입 기획자에서 PD, 이사 등에 이르기까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14년 4월 스카피플을 설립해 3년의 장고 끝에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지난 2월 14일 모바일게임 ‘파이널블레이드’를 출시했다. ‘파이널블레이드’는 앱 마켓 최고매출 2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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