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게임사들이 내놓은 정유년 설빔 한복 이모저모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찾아왔다. 설빔으로 곱게 차려입고 어르신께 세배를 하는 날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설빔으로는 한복만한 게 없다. 보기에도 예쁘고 많이 먹어도 티 안나는(?) 한복을 갖춰 입으면 명절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매년 설이면 게임 캐릭터들도 무거운 갑옷을 벗어 던지고 설빔으로 바꿔 입는다.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복장에 눈이 즐겁다. 정유년 설을 맞아 게임사들이 내놓은 신상 한복 코스튬을 살펴봤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팀기반 온라인 FPS게임 ‘오버워치’에 설날을 기념하는 ‘붉은 닭의 해’ 이벤트를 시작했다. 중국 배경과 손오공 스킨 등 중국 명절인 춘절을 겨냥한 콘텐츠가 중심이지만, 한국 유저들만을 위한 특별한 콘텐츠도 있다. 메인 화면으로 진입하면 한국 전통민요 아리랑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음악이 흘러나온다.
특히 한국인 캐릭터 ‘디바’가 한복을 입은 모습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색동저고리에 화사한 분홍치마를 코디하고 버선과 고무신까지 갖춰 입은 ‘디바’의 스킨이 ‘오버워치’ 모든 영웅을 통틀어 최고라는 평가다. 외국 기업이지만 한복 고유의 특징을 제대로 표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설날을 맞이해 온라인 MORPG ‘소울워커’의 설날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패키지에는 설날을 위해 특별 제작한 한복 코스튬이 포함된다.
‘소울워커’ 한복의 특징은 ‘상의는 한국, 하의는 서양’이다. 저고리를 모티브로 한 상의에 베이비 투투스커트를 매치해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매력을 풍긴다. 등에는 커다란 리본을 매달고 다리까지 길게 늘어트려 소녀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사이 하이 삭스를 착용해 각선미를 뽐냈다.
카카오게임즈는 온라인 MMORPG ‘검은사막’에 한복 설빔을 14% 할인해서 판매한다. 설빔을 구매하면 사용하는 순간 생명력, 정신력, 투지, 신성력을 회복하는 꿀떡 20개가 덤으로 따라온다.
‘검은사막’의 한복은 전통 한복 특유의 고전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하늘거리는 비단의 재질, 치마에 그려진 동양적인 문양, 저고리 아래로 노리개까지 영락없는 한복이다. 치마가 짧긴 하지만 ‘검은사막’의 다른 의상과 비교하면 매우 단아한 편이다.
넥슨은 모바일 SRPG ‘M.O.E’에서 다양한 한복 의상을 획득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수미션에서 복주머니를 일정량 모으면 상점에서 한복으로 바꿔준다. 이벤트 기간이 지나면 구할 수 없는 의상이다.
‘M.O.E’의 한복은 이영희 디자이너가 파리 오뜨꾸뛰르에서 선보였던 한복 작품과 비슷하다. 저고리의 깃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없애, 지난해 가장 핫한 패션 아이템이었던 오프숄더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상의 밑단은 궁중 당의 스타일로 기품있게 마무리했으며, 적당한 길이의 치마에는 황금 자수를 놓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넥슨의 모바일 액션RPG ‘히트(HIT)’는 올해 설날을 기념해 외형장비를 업데이트하고 인증 이벤트를 실시한다. 외형장비를 착용한 캐릭터 스크린샷을 인증하면 아이템을 증정한다.
‘히트’의 설빔은 한복에 영감을 얻은 서양식 드레스다. 미니멀한 색상 조합에 황금색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게임에서 귀여움을 맡고 있는 키키는 미니 드레스에 조바위를 매치해 깜찍함을 더했다.
넥슨의 장수 온라인 MMORPG ‘바람의나라’도 한복 코스튬을 업데이트했다. 게임에서 ‘황금알’을 10개 획득하면 ‘꼬까한복상자’를 증정한다.
‘바람의나라’가 올해 선보인 한복은 예년에 비해 한층 고급스럽다. 한복이라기보다는 선녀옷에 가깝다. 여기에 머리보다 족히 곱절은 되는 크기의 가체를 얹어 역대급 화려함을 자랑한다.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RPG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기간 한정 설날 코스튬을 출시했다. 이 코스튬에는 한복 이외에도 치파오 등 중국 복식이 여러 벌 포함됐다.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한복은 게임 코스튬으로는 보기 드물게 발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를 구현했다. 여기에 털이 달린 조끼와 머리에는 아얌까지 매치해 완벽한 겨울 패션으로 마무리했다. 노출과 방어도가 반비례한다는 여자 캐릭터 코스튬 공식을 깼다.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는 올해 설날에 특별한 코스튬을 선보이지는 않았다. 대신 한복과 초롱불을 콘셉트로 한 지원형 캐릭터인 ‘하영’을 선보였다.
한복을 콘셉트로 했다지만, ‘하영’의 의상은 한복보다는 중국 한족의 전통 복식인 한푸에 가깝다. 또 다리 옆이 트인 치마는 치파오를 연상하게 한다. 머리 스타일은 당나라 여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비선계 모양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갓 귀화한 느낌이다. 여기에 버선과 하이힐을 매치해 독특한 패션 감각을 뽐낸다.
웹젠의 모바일 MMOPRG ‘뮤오리진’은 한복 코스튬이 포함되어 있는 코스튬 선물 상자를 추가했다. 이 상자에는 한복 이외에도 연미복, 수영복, 산타복이 무작위로 들어 있다.
‘뮤오리진’의 한복은 실제 한복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양새다. 옷고름 대신 리본을 달았으며, 남성의 연미복처럼 긴 꼬리가 달렸다. 다행히(?) 허리와 치마 밑단에 그려진 문양과 족두리에서 한복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넥스트플로어의 모바일 RPG ‘크리스탈하츠’도 한복 코스튬 3종을 새로 선보였다. 연휴 기간 접속일에 따라 다양한 코스튬이 지급된다.
‘크리스탈하츠’의 한복은 소년소녀의 귀여운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남자아이는 복건을 쓰고 쾌자를 입었으며, 여자아이는 색동저고리, 당의, 조바위를 코디했다. 버선에는 빨간 매듭으로 포인트를 줬다.
플레로게임즈도 모바일 전략RPG ‘여신의키스’에 한복 코스튬을 업데이트했다. 어우동을 콘셉트로 잡은 리우 렌의 코스튬, 대중적인 한복을 입은 넬라의 코스튬, 궁중한복 스타일의 유영의 코스튬, 퓨전한복 마리나의 코스튬 등 4종이다. 도발적인 매력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