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최원석 개발실장, 윤현욱 모바일게임사업팀장 인터뷰

온라인게임 IP를 모바일게임으로 가져올 때의 전략은 대개 비슷하다. 원작과 완전히 똑같거나 최대한 흡사한 분위기의 모바일게임을 만든다. 원작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설령 그래픽이 요즘 트렌드에 뒤처지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원작과 똑같을수록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IP를 내세운 모바일게임 중 열이면 아홉은 이런 게임이다.

그런 점에서 엔씨소프트의 행보는 조금 남다르다. ‘리니지’라는 걸출한 IP를 활용한 첫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에서 원작과 180도 다른 분위기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 이 게임에서는 IP 파워에 편승해보려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원작 특유의 색깔을 완전히 지우려고 애를 썼다. 장르는 MMORPG에서 수집형 RPG로 바뀌었고, 진지한 그래픽은 아기자기한 비주얼로 대체됐다.

엔씨소프트가 이렇게 전략을 짠 이유가 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주타깃층은 ‘리니지’를 잘 모르는 젊은 유저들이다. 이들을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재미를 붙이게 해서 ‘리니지’ IP를 전연령층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서비스 18년째를 맞은 ‘리니지’가 앞으로도 쭉 생명력을 더해가려면 새로운 물이 유입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12월 8일 정식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 이벤트에 돌입했다.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엔씨소프트 최원석 개발실장과 윤현욱 모바일게임사업팀장을 만났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수집형 RPG 장르를 택했다. 한국에는 ‘세븐나이츠’, 중국에는 ‘도탑전기’를 필두로 아시아권에서 특히 사랑을 많이 받는 장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기도 하다. 왜 원작과 같은 MMORPG가 아닌 수집형 RPG를 택했는지 궁금하다.

18년이나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리니지’는 방대하고 강력한 IP다. 이런 매력적인 IP로 MMORPG만 제작하기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일 것 같다. ‘리니지 레드나이츠’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의 방향은 ‘리니지’를 모바일에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RPG 유저들에게 친근한 시스템, 모바일 디바이스 환경, 네트워크 환경에 보다 적합한 형태로 접근하자는 쪽이었다. 결과적으로 MMORPG보다는 수집형 RPG가 더 적합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시장을 선점한 수집형 RPG들과의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상쇄시킬만한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장점은 무엇인가.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리니지’를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 보다 친근하고 익숙한 형태로 접근해 리니지에 대한 막연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한 게임이다. 그래서 큰 틀에서 보면 기존 모바일 RPG의 형태와 많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모바일 RPG의 기본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PVE 스테이지 전투, 요일던전, 무한도전탑, 보스레이드 등을 플레이 해보면 ‘리니지 레드나이츠’만의 차별화된 재미가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혈맹 콘텐츠 가장 차별된 콘텐츠다. 뜻이 맞는 이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보답받을 수 있는 것이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혈맹원 간 다양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점령전, 요새전과 같은 혈맹 전용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으며, 혈맹원간의 끈끈한 전우애가 형성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려고 한다. 또 이후 업데이트될 거래소와 공성전을 통해 일반 모바일 게임에서 많이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조각을 모아서 캐릭터를 뽑는 조각시스템은 한국 유저들에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시스템이다. 왜 이 방식을 택했는가.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방향은 모든 소환수가 지속적인 가치를 지니게 하는 것이었다. 하나의 뛰어난 캐릭터를 가진 것보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스킬을 가진) 여러 캐릭터를 보유해야 각 전투 콘텐츠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설계했다.

소환수 뽑기나 합성과는 달리, 조각 수집은 하나의 캐릭터를 최초로 얻기까지의 진입장벽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게임성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완성된 하나의 캐릭터를 얻기까지 초기 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대신, 다양한 캐릭터를 모두 사용해보고 유저가 자신에게 적합한 조합을 찾아내 성장시켜나가는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이 ‘리니지’의 꽃인 공성전이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해 하는데, 아직까지 공성전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개략적인 콘셉트라도 말해줄 수 있는가.

공성전은 내년 상반기 중 업데이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콘셉트 기획 이후 상세기획을 진행 중인 단계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힘들다. 다만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혈맹전쟁 콘텐츠인 점령전, 요새전과 비교했을 때, 보다 큰 규모의 전투와 실시간 협동이 차별점이 될 것이다.

사실 공성전이 핵심 콘텐츠 중 하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성전을 차기 업데이트로 빼놓고 게임을 먼저 출시해야만 했던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다.

공성전 앞 부분에 포지셔닝된 점령전, 요새전 컨텐츠가 우선이었다. 공성전보다는 보다 많은 유저와 혈맹이 즐길 수 있는 점령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상위 혈맹들은 공성전보다 규모는 작지만 공성, 수성의 대규모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요새전이라는 콘텐츠를 즐긴 이후에 공성전을 경험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점령전, 요새전과 함께 공성전이 오픈스펙에 포함될 수 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론칭 일정이 미뤄지는 것보다는 빠르게 유저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고 서비스하면서 유저분들의 목소리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래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재화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래소는 리스크가 너무 큰 탓에 쉽게 도입하지 않는 추세다. 이 거래소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저간의 거래를 통해 게임 내 유저 커뮤니티가 한 단계 더 확장된다고 생각한다. 리스크도 있지만 유저 커뮤니티가 확장되고 유지되는 것이 게임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에 거래소를 도입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거래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논의 중이라 공개할 수 없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업데이트로 거래소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진행한 테스트 반응을 살펴보면 15레벨부터 게임이 재미있어진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때까지 유저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전략이 있는가.

15레벨에 혈맹에 가입하면서부터 핵심 콘텐츠를 경험하기 때문에, 그 즈음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독특함이 드러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혈맹 콘텐츠 이외에도 장비제작과 강화, 변신 등 레드나이츠만의 특징적인 콘텐츠가 존재한다. 초반에는 이 부분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 배치, 보상 밸런싱을 했다.

쇼케이스에서 ‘리니지’를 경험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전한 바 있다.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알고 싶다.

기존에 ‘리니지’를 즐겼던 유저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전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버그베어, 데스나이트, 코카트리스 등의 대표 캐릭터들이 유쾌하고 위트있게 등장하는 다양한 볼거리 영상들을 제작 중이다. 또한 여러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서는 게임 외적인 즐길거리들을 제공한다. SNS(페이스북, 유튜브)에서는 웹툰, 카드뉴스, MCN영상 등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업로드될 예정이며, 홈페이지에서는 미니게임을 포함한 풍성한 커뮤니티 이벤트가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12월에는 팝업스토어에서 소유욕을 자극하는 캐릭터 MD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첫 모바일게임이라는 점에서 안팎으로 기대가 크다. 사업팀에서 세운 목표가 있다면.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재미를 통해 리니지 IP를 전연령층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다. 이를 뒷받침 해주기 위한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 조성을 위해 마무리 작업 중이다.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비슷한 시기 출시되면서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장르나 IP가 다르긴 하지만 누가 이길지 관심이 크다.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리니지 IP의 확장 측면에서 두 게임 모두가 성공적인 론칭 후에 함께 윈윈하는 상생 관계가 되길 희망한다.

12월 8일 한국, 대만, 동남아시아 12개국 국가에 동시 출시된다. 다른 국가에는 언제쯤 출시될지 알고 싶다.

지금은 안정적인 서비스 준비에 집중하고 있으며, 나머지 국가들도 준비가 되면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오래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한마디.

‘리니지’라는 단어를 안들어본 사람은 없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그 재미를 모르거나 추억으로 간직한 분들이 늘어나는 것이 안타까웠다.

전설적인 재미를 더 많은 분들이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리니지’를 재해석하고 보다 친근한 형태로 만들었다. 이제 유저들의 손으로 직접 느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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