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광저우 현지 인터뷰 “연봉 3000만원 받는데 1억 제시 기사 오류”

[핫피플] 최은성 아트디렉터 광저우 현지 인터뷰 “연봉 3000만원 받는데 1억 제시 기사 오류”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 시는 상하이-베이징과 함께 중국 3대 도시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대외 무역을 시작한 곳인 ‘개방적인’ 도시다.
 
지금 광저우에는 ‘몽환서유(夢幻西游)’ ‘대화서유(大話西游)’ 등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매출1, 2위를 서비스하는 넷이즈(NetEase)가 있다. 한국시장에서 ‘천명(天命)’으로 매출 4위에 오른 이펀게임사와 매출 27위에 랭크한 ‘크래셔 레전드’의 4399와 중국 첫 게임방송과 웹게임 선두주자 YY(환주시대), 37.COM가 있는 곳이기도하다.
 
같은 광둥성 안에 있는 선전(심천)의 텐센트(Tencent)는 라이엇게임즈 인수-슈퍼셀 인수설 등으로 ‘글로벌 게임 큰 손’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넷이즈가 텐센트를 제치고 1위를 질주하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넷이즈는 ‘레이븐’(넷마블), ‘HIT’(바른손이앤에이) 등 한국 1위에 올랐던 모바일 게임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도 맺었다.
 
게임톡은 한국 게임사 엔씨소프트 ‘스틸독’ 개발자(아트디렉터) 출신으로 3년 전 넷이즈에 입사한 최은성(42)씨를 광저우 본사에서 만났다. 그에게서 최근 핫한 이슈가 된 ‘3배 연봉 스카우트’설에 대해 솔직하게 들어봤다.    

광저우에 있는 넷이즈 본사 건물.

■ 넷이즈 첫번째 외국인 용병, 입사한 지 딱 3년!
넷이즈는 총 직원은 1만여 명이다. 최은성씨는 넷이즈 외국인 최초 용병이다. 직책은 아트 디자인 센터 애니메이션 전문가다. 2013년 5월 입사했으니 만 3년이 흘렀다. 기자가 그를 직접 만나기 위해 광저우를 찾은 계기는 한국 한 매체의 보도였다. 기사에는 중국 게임사가 3배 이상 부르며 ‘억대 연봉’ 미끼로 한국 개발자를 낚아챈다(?)는 자극적인 내용이 실렸다.

마침 기자와 페이스북 친구인 최씨가 ‘연봉 3000만원 받는데 1억 제시’한 내용에 반박하면서 장문 해명 댓글을 올렸다. 그에게 지인을 통해 페이스북을 통해 미팅을 요청했다. 회사에서도 기자와의 인터뷰도 허락했다. 그리고 광저우로 날아갔다.

그는 솔직했다. 그에게 ‘3배 스카우트’의 진실을 물었다. “지인의 소개로 호기심 반, 중국에 대한 궁금증 반으로 면접을 봤다. 그때 보여준 디자인이 한국과의 격차가 크게 없다는 것에 놀랐다. 내가 아는 중국이 단편적인 낡은 정보와 편견으로 만들어진 것이구나라고  느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밝힌 것처럼 기사에는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에는 연봉 3000만원을 받던 사람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되어있다. 순수 급여 부분으로만 생각하면 3배가 넘는 금액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집 렌트 비용과 국제학교 지원 또는 한국 방문시 교통비용 등으로 복지 차원에서 크게 지원을 받는다. 그리고 퇴직금이 없다. 급여 부분만 봤을 때는 경력과 포지션에 따라 차이는 있기 때문에 정확히 몇배이다 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한국보다는 비교적 많을 수 있지만 능력과 테스트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어 “기사만 보면 넷이즈에 엄청난 한국 고급 인력들이 스카우트된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힘든 테스트를 거쳐 온 외국인 용병들이 전체 1만 명이 넘는 넷이즈 직원들 중 대략 3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인 비중이 그 중 절반 이상은 되지만 20여명이 좀 넘는 정도다”고 설명했다.

■ “한국 출신 개발자로 본 넷이즈요? 열정과 추진력 있는 회사”
그는 “넷이즈는 게임 개발 열정과 추진력을 가진 회사”라고 소개했다. 넷이즈는 온라인게임에서 빅히트한 ‘몽환서유’와 ‘대화서유’ IP(지적재산권)를 모바일게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원톱’으로 호령하고 있다.

“입사한 지 1년 정도 되었을 때 모바일게임 인력을 재구성했다. 마치 천리마처럼 빠르고 과감했다. 그때 여러 모바일게임이 런칭하면서 넷이즈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어 꽤나 흥분되었고 즐거워했다. ‘난투서유’에 이어 ‘몽화서유’ ‘대화서유’가 중국 마켓 1, 2위를 차지해 무척 놀랐다. 넷이즈의 개발 파워와 추진력을 몸소 느꼈다.”

광저우에 오기 전만해도 중국인은 ‘일의 진척이 느림’이라는 뜻의 ‘만만디(慢慢的)’ 정신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임 개발과정에서 ‘빨리빨리’ 변화하는 모습이 한국못지 않았다고  생각이 확 바뀌었다.

그렇다면 넷이즈의 게임 개발 프로세스는 한국과 얼마나 다를까. 단계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은 ‘몽환서유’ ‘대화서유’ 같은 프로젝트 팀 내부에서 모바일게임들을 개발한다거나 다른 신규 프로젝트 팀이 만들어져 각 프로젝트 팀 별로 모바일 또는 PC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아트는 프로젝트 팀을 서포트한다. 여러 아트전담 팀이 존재한다. 엔씨소프트 근무할 때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실에서 프로젝트 팀과 별개로 아트팀을 만들어 각 프로젝트 팀에 유동적으로 서포트하는 시스템이 있었다. 유사하다.” 

넷이즈의 경우 그 프로세스가 더욱 더 체계적이고 다양하다. 서포트해줄 수 있는 다양한 실력을 갖춘 개발자들이 여러 아트팀에 소속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신규 프로젝트 팀에서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아트 팀에 의뢰한다. 여러 아트팀에서 나온 다양한 컨셉을 갖고 아트 방향성과 아트팀을 선정해 퀄리티가 높다. 선정된 아트팀은 프로젝트가 오픈이 되는 시점까지 계속 서포트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 “아트가 대우받는 느낌, 한국 개발자 넷이즈 선호 높아져 기뻐”
‘3배 연봉 싹쓸이’ 기사가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에서 넷이즈에 입사하고 싶은 개발자가 늘고 있다. 외국 개발자에 대한 배타감이 없는 문화, 개발자에 대한 존중하는 문화, 최은성 디자이너 등 한국인 출신들의 ‘입소문’도 한몫하고 있는 듯하다.

“저는 넷이즈에서 아트 직군 첫 외국인 전문가로 입사했다. 그래서 많은 부담감과 긴장감이 컸다. 한국과 비교해 업무가 어떻게 다른지 몰라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팀 내 중국 직원들이 무척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옆에 항상 통역이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근무환경이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넷이즈에 대해 관심을 갖는 한국 개발자에 대해서는 “낯선 대륙에서의 두려움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현재 넷이즈에는 여러 한국 전문가들이 잘 녹아(?)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특히 아트가 대우을 받는 느낌을 받는다. 적극적으로 도전할 만하다”고 강추(강력한 추천)했다. 실제 한국 개발자들은 기술력이나 소통-능력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0년 결혼한 그는 넷이즈를 선택할 때 언어문제와 가족의 생활에 고민했다. 외국인으로 광저우 생활, 특히 통역과 식사-숙식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했다.

“업무는 통역을 통해 처리해 큰 문제가 없다. 숙식의 경우 일정금액 한도 안에서 집을 렌트해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부분 1시간 내외 집을 빌려준다. 제가 사는 곳은 회사에서 20분 정도 거리다. 11세 딸은 국제학교에 다닌다. 가족들의 사적인 생활도 통역이 도와준다. 회사 식당에서는 아침-점심-저녁을 자유배식으로 제공한다.”

넷이즈 회사 문화는 한국과 비슷했다. 아트팀에 소속해 주 5일 근무를 한다. 한국처럼 눈치보며 참석하는 회식문화가 없어 자기 관리 시간이 많다. 회사에서는 배드민턴이나 축구, 농구 같은 다양한 스포츠 동호회 활동을 지원한다. 그도 프로축구가 유명한 광둥팀을 응원하면서 한 달에 1~2회 중국 직원과 축구를 즐긴다.  

■ 넷이즈, 한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게임사 등극
한때 한국에서 가장 큰 이슈메이커는 텐센트였다.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와 ‘던전앤파이터’(넥슨) 등 한국 온라인게임을 통해 세계 1위로 도약한 회사다. 두 게임은 여전히 중국 온라인게임 랭킹 2, 3위에 올라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달라졌다. 텐센트는 위챗이라는 메신저 플랫폼과 독자적인 개발과 유통을 장악해 온라인-모바일 모두 ‘글로벌 원톱’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추격자가 나타났다. 넷이즈가 등장하면서 대역전 홈런을 쳤다.

온라인게임부터 사랑받은 ‘몽환서유’ ‘대화서유’ IP 파워가 시장을 뒤흔든 것. 여기에다 글로벌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등 인기 게임 IP 중국 판권을 갖고 있는 점도 유리했다.

이제 넷이즈는 이전 텐센트와 비교될 정도로 한국에서는 이슈메이커다. 한 한국 게임사 대표는 “텐센트는 자체 개발작과 퍼블리싱 게임이 많다보니 내부 런칭 허들이 치열하다. 계약에서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넷이즈는 일방적이지 않고 상대에 존중해주고 수평적으로 들어준다는 점은 인상적이다”고 전해준 바 있다.

실제 텐센트와 계약된 ‘블레이드’ ‘쿠키런’ ‘FC매니저’ 등은 서비스 직전이나 서비스 도중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되기도 했다. 넷이즈는 지난 5월 20일 신작 발표회서 차기 라인업에 ‘최강의 군단’ ‘HIT’ ‘용사X용사’ ‘이차원전희’ 등 4개의 한국 게임을 소개했다.    

■ “제가 넷이즈를 사랑하는 이유 3가지요”
광저우는 여름이 길다. 여름이 7~8개월이다. 5월임에도 한여름처럼 느껴졌다. 그는 “몸에 습기가 차서 뜨거운 커피보다는 열을 내리는 양차나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3년 광저우 생활에 대해 “서울과 비슷하다. 패션을 많이 신경을 쓰는 도시다. 빌딩도 올라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24시간 공사를 해 밤사이 건물이 뚝딱 올라가는 느낌이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엄청나게 빠르다. 3년 전 처음 올 적에는 지하철에서 3분의 1 정도가 사용했는데, 1년만에 한국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소통과 융합을 해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가교’를 하고 싶다는 그는 “넷이즈 입사 문제를 단순하게 인력-기술 유출로 보거나, 근거가 불충분한 비교 수치로 연봉 3배 준다는 식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가 넷이즈를 사랑하는 이유에는 그에 대한 대답이 들어있었다. “무엇보다 아트가 대우받는 느낌이 들어 좋다. 그리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어 게임 개발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눈치 문화가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발한다. 그리고 넷이즈는 중국 최고 개발력을 가진 회사이기 때문이다.”

최은성은?
1999년 3D모델러를 게임업계에 입문해, TV애니메이션 애니메이터를 거쳐 2004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했다. ‘리니지’ 애니메이터, ‘스틸독’ 아트 디렉터, ‘호두 잉글리시’ 애니메이션 디렉터를 거쳐 2013년 5월 넷이즈에 입사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