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10일 열린 2국서 인공지능 알파고에 불계패…2연패 충격

인간 최고수와 컴퓨터의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또 다시 인간이 패했다.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에서 알파고가 불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종종 애매한 수를 보였지만 과감한 승부와 수읽기, 그리고 노련한 끝내기로 이세돌 9단을 꺾었다.

2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백을 잡고, 알파고가 흑을 잡았다. 중국식 룰을 적용한 이번 경기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백에게 7.5집을 덤으로 준다.

2국에서 알파고는 초반부터 변칙적인 수를 뒀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전날의 패배를 의식한 듯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알파고가 초반 몇 차례 이해되지 않는 수를 뒀지만 이 9단은 반격보다는 평이하게 대응했다. 전날과 달리 시간을 많이 소비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중반으로 가면서 경기는 이 9단에 우세하게 흘러가는 듯 보였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알파고는 날카로운 공세를 이어가며 격차를 좁혀나갔다. 이 9단도 노련하게 대처했다. 사실상 120수를 주고 받은 중반까지만 해도 바둑 해설위원들은 이세돌 9단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승부는 중앙에서 갈렸다. 중앙의 난전을 통해 알파고가 게임을 뒤집었다. 이 9단은 이때부터 눈에 띄게 표정이 어두워졌다. 끝내기의 달인으로 알려진 이 9단이지만 알파고의 끝내기도 만만치 않았다.

알파고보다 먼저 초읽기에 몰린 이 9단은 선수를 빼앗기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계가를 반복해도 역전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 9단은 211수만에 돌을 던졌다.

세계 최강 이세돌 9단의 2연패에 바둑 관계자들도 놀라워하고 있다. 1국에서는 이 9단이 알파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였고, 첫날이라 긴장한 탓인지 실수도 잦았다. 그러나 2국까지 알파고가 불계승을 거두면서 알파고의 실력이 프로바둑기사를 능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현욱 8단은 “이제 알파고는 최소한 인간 프로기사 정상급과 같은 실력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9단이 2연패를 당하면서 남은 대국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이 9단이 2국 중반까지 바둑을 우세하게 가져갔다는 점에서, 남은 경기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대역전극도 노려볼만 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3국은 오는 12일 토요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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