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200년 전통 주점 '이마나카' 대표

“여성이 더 좋아하는 일본술 ‘동양미인’ 최곱니다”

오사카 200년 전통 이마나카 아키히토 대표 

일본 술 '동양미인'을 소개하는 이마나카 아키히토 대표.
 “여성이 더 좋아하는 일본 명품 사케 ‘동양미인’을 한국인들에게 권합니다.”

일본 술 사케가 최근 주류문화의 새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쌀로 만든 발효주로 도수가 낮은 사케는 맥주, 소주와는 달리 부드러운 맛과 은은한 향으로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최근 홍대 앞을 비롯, 젊은이 거리에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가 4~5년 전에 비해 2~3배 가량 늘었다.

일본 명주 ‘동양미인(東洋美人, 도요비진)’이 한국에 상륙한다. 일본 술을 꺼려하던 일본 여성들마저도 좋아하게 만들어 음주 문화를 바꿔놓은 바로 그 술이다. 내년 초 ‘동양미인’의 한국 출시를 위해 방한한 이마나카 아키히토 ‘이마나카 주점’ 대표는 “술맛이 깨끗하고 맛이 좋아 동양 미인을 연상시킨다. 연인과 마실 때 최고”라고 소개했다.

오사카 이마나카 주점의 실내모습.
이마나카 대표는 오사카에서 200년 동안 술 제조 및 유통을 맡아왔던 창업자의 8대 손이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술냄새를 맡으며 자랐고, 부친으로부터 가업을 이은 것도 벌써 15년째다. “사케, 일본 소주, 매실주, 와인 등 1000종류 이상의 술을 취급하고 거래업체만도 100여개가 넘는다”는 그에게서 ‘동양미인’의 매력과 일본 술을 즐겁게 마시는 법을 들어보았다.

“‘東洋美人’은 야마구치에서 나는 명주”

동양미인은 어떤 술인가. 이마나카 대표는 “사케 콘테스트에서도 우수상을 받은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고급 술”이라고 소개했다.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파는 일반 사케가 아니라 술 전시장에서 직접 사야만 하는 마니아 층을 거느린 술이다.

지금까지 자신의 주점에서 다른 브랜드의 일본 술을 수입하던 한국 업자가 이번에는 동양미인의 수입을 요청해왔다. 한국 업자는 이 술의 고급스런 맛과 품격에 맞게 호텔과 백화점, 대형 일식당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달해왔다.

동양미인의 여러 종류.
동양미인(東洋美人). 이름만으로도 독특한 느낌이다. 그는 “술맛이 깨끗하고 맛이 좋아 동양 미인을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만드는 사람 또한 젊은이의 취향을 잘 이해하는 젊고 우수한 장인들이다. 특별한 이름을 가진 만큼 이 술의 생산지도 오로지 한 곳이다. 야마구치현 스기시 마을. 이 마을은 일본 정부에서 지정한 특정명칭주의 고장이다. 부드러운 맛과 기품있는 맛이 조화를 이룬 이 술은 물 좋고 쌀 좋은 명품고장의 특산품이다.

그는 “최근 일본에서 일본 술을 좋아하는 여성이 늘었다. 바로 동양미인 때문이다. 이 술의 매력 때문에 일본 술을 꺼려하던 일본 여성들이 일본술을 좋아하게 되었을 정도”라며 “이 술은 와인 감각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와인을 마실 때처럼 남녀노소 부담없이 마시며 느낄 수 있는 그런 술”이라고 강조했다.  

“토양 따라 술맛 좌우, 번지따라 술값 달라”

일본 술에서 술맛을 좌우하는 것은 쌀이다. 동양미인의 주재료는 대표적인 주조용 쌀 품종인 야마다니시키 쌀이다. 이 쌀은 일본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하지만 스기시 마을에서 재배하면 맛이 달라진다. 그것도 최고의 맛을 낸다. 여기서 더 나아가 논이 속한 번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놀랄 노’자다.

그는 “동양미인은 논이 속한 번지에 따라 술맛과 가격이 달라지는 게 번지시리즈로도 유명하다. ‘동양미인 437 준마이긴조’처럼 논의 번지수를 상표로 등록해 술병의 표면에 번지수를 표시한다”며 “번지에 따라 달라지는 맛, 토지 자체의 고유의 맛은 명품 와인의 출산지를 표시하는 발상을 차용했다”고 전했다.

홍대앞 이자카야에서.
그에게 처음 인터뷰 장소였던 마포 가든호텔에서 홍대 앞 이자카야로 옮겨가자고 청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사케를 좋아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홍대앞 일본풍 선술집 이자카야는 4~5년보다 2~3배 증가했다.

사케바는 강남의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동 뒷골목, 청담동 일대, 강북의 광화문과 이태원 등지에서 늘고 있는 추세다. 젊은이들에게 독한 소주와 와인의 대안술로 급속히 부상하는 중이다. 이자카야에서 그는 다시 동양미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 술을 더 맛있게 먹는 비결을 하나 추가하겠다. 바로 누가 파느냐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연인과 마실 때 최고” 일본 술 맛있게 취하는 법

홍대 앞 거리를 구석구석 돌며 즐비한 일식집과 이자카야를 본 그는 반가움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이자카야에서 그가 설명한 사케 주도의 최고는 “일본 술은 무조건 천천히 마시라”는 것. 그는 “사케는 발효주여서 보관이 중요한데 마셔보니 큰 변화가 없이 잘 보관돼 있어 안심이 된다”며 “역시 누가 파느냐에 따라 술맛이 달라진다”며 흡족한 표정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폭탄주를 마셔본 이마나카 대표.
그는 급하게 마시고 빨리 취하는 한국인들의 애호주 ‘폭탄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에게 한 번도 마신 적이 없다는 폭탄주 ‘소폭’을 권했다. “폭탄주를 마셔보니 내가 비로소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이마나카 대표와 한 잔은 사케, 또 한 잔은 소폭. 이렇게 술을 통한 한․일간의 문화교류가 이어졌다.

이마나카 대표가 권하는 일본 술 맛있게 즐기는 요령은 이러했다. “우선 차게 해서 마셔라. 고기와 생선에도 다 잘 어울린다. 식사를 하면서도 반주로 마실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연인과 마실 때 최고의 맛을 낸다.”

그는 직업상 1주일에 4~5번 술을 마신다. 그래서인지 사람과의 인연을 중시한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도 크고 심각한 것보다 문화와 개인간의 인연을 소중히 해 더 오래, 더 깊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그는 “10년 전 한번 한국에 오고 이번에 왔다. 술 판매뿐 아니라 일본술에 대해 한국인들이 더 잘 알려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인연을 강조했다.

카라와 소녀시대 등 K-POP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그는 장근석이 일본에서 광고하는 ‘서울막걸리’에 대해서 “맛이 훌륭하다”고 술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였다.

사케는 일본술을 통칭, 정종은 브랜드명

팁 정종과 사케 그리고 청주

한국에서는 일본술(니혼슈 日本酒, 청주)을 정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종은 구한말 일제시대 한국에 들어온 일본술 메이커 이름이다. 그런데 제사주 등으로 워낙 알려져 있다 보니 한국인들은 흔히 정종을 일본 사케와 같은 이름으로 알고 있다. 1988년 주세법 개정에 따라 ‘청주’를 ‘정종’으로 표시하는 게 법적으로 허가되었다.

사케(酒)는 일본술을 통칭하는 말이다. 보통 쌀을 발효시켜 빚은 양조주다. 일본소주는 쌀보다는 고구마 등이 주원료다. 일본 사케의 생산업체 수는 2000개에 달한다. 브랜드만 2만개를 넘는다.    

‘선술집’ 이자카야에서 사케 마시는 법

이자카야는 대중적인 술집으로 포장마차 같은 ‘선술집’을 지칭하는 말이다. 퇴근길 샐러리맨으로 붐비는 이 선술집에서는 사케와 일본소주가 주종으로 술을 대부분 잔으로 판다. 술은 사케만 마시거나 뜨거운 물과 사케를 6:4로 섞어마시가나, 실온의 생수를 섞어마시거나 50도 정도 끓여서 마시기도 한다. 큰덩어리 얼음에 사케 50ml정도만 넣어마시기도 한다.  

일본 술맛, 알고보니 쌀 품종이 좌우

팁. 야마다니시키는?

일본 술의 술맛은 원료인 쌀에 좌우된다. 사케 등급은 쌀의 종류와 산지, 그 쌀의 도정률에 따라 나뉜다. 고품질의 쌀은 알맹이가 크고, 단백질의 함유량이 적고, 심백(쌀 중심에 있는 반투명의 부분)이 있고, 발효 중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진 쌀을 말한다. 일반 벼보다 알갱이가 1.5배 이상 크다. 밥맛은 없지만 술에는 최적이다. 재배가 까다로워 가격이 훨씬 비싸다. 대표적인 주조용 쌀 품종은 야마다니시키, 고햐꾸만고꾸, 미야마니시키 등이 있다.  

현미 표층 깎아내는 비율도 맛 결정 포인트

팁 사케의 등급

현미의 표층을 깎아내는 도정비율 또한 맛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도정 비율에 따라 깊은 맛과 부드러운 맛, 달콤한 맛 으로 나눠진다. 식용쌀인 백미가 10%를 깎아낸 것이라면 준마이, 혼조조는 30% 이하 깎아낸 것이고, 준마이긴조, 긴조, 도쿠베츠준마이는 40% 이상, 준마이다이긴조, 다이긴조는 50% 이상 깎아낸 쌀로 빚는 것이다. 보통주(후쓰슈)는 정미의 규정이 없고, 조미료 산미료등의 식품 첨가물이 포함된다.

글․사진=박명기 기자   20111115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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