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카카오 RPG’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강력한 게임 플랫폼 '카카오'

이제는 친구와 헤어질 때 “집에 가서 문자해~”가 아니라 “집에 가서 카톡해~”가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마찬가지로 새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었을 때도, 노란 카카오 마크가 너무나도 익숙해진 시대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강력한 플랫폼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애니팡’ 등의 간단한 퍼즐 게임으로 시작한 모바일 게임시장이지만, 이제는 바야흐로 RPG의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간 RPG를 중심으로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퍼져있는 소문 중 진실 혹은 거짓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 1-1 카카오 RPG 장르에서 의미가 없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바일 게임 뒤에 붙는 ‘for Kakao’는 당연해졌다. 보도자료에 ‘게임명 for Kakao(이하 게임명)’을 쓰는 것이 지겨워진 탓일까? 일반적인 유저 입장에서는 모르겠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카카오에 들어가지 않을 경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는 게임일 경우, 인터뷰 때 질문으로 ‘왜 카카오에 안 들어가세요?’라는 것이 항상 들어있을 정도였다.

초창기에는 “심사에서 떨어졌어요”라는 머쓱한 고백과 함께 까다로운 카카오 게임 심사에 대한 불평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호기롭게 “안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수수료 문제도 있고, 우리 게임은 카카오 플랫폼과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넥슨의 ‘영웅의 군단’,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등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들이 카카오 플랫폼을 벗어나 서비스한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탈카카오 현상’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RPG는 카카오를 벗어나면 (수수료 등으로)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4월 22일 카카오에 혜성처럼 등장한 4:33의 ‘블레이드’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며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2위를 지키고 있다. 액션 RPG의 끝판왕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끔 최고의 그래픽과 타격감 넘치는 액션 알고리즘으로 폭발적 사랑을 받고 있다.

‘블레이드’를 개발한 김재영 액션스퀘어 대표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장점에 대해서 “‘블레이드’가 게임의 재미나 타격감 부분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더 많은 유저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알리는 부분에서 카카오가 큰 역할을 했다. 만약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런 확장성 부분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블레이드’를 출시할 때쯤, 카카오 게임하기가 캐주얼 장르에서는 강력한 파워가 있지만, RPG에서는 큰 의미가 없지 않냐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장르와 관계없이 플랫폼을 통해 유저에게 전달되는 파괴력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는 반대로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위메이드의 ‘신무’는 기존에 카카오 플랫폼 없이 출시되었지만, 6월 24일부터 카카오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현재 몇 종의 게임들이 카카오로 출시 대기중이라고 전한다.

# 1-2 카카오는 게임 플랫폼으로 힘을 잃고 있다?

2014년 7월 13일 기준 카카오 게임하기에 올라온 게임은 총 524개다. 종종 게임이 하루에 16개가 출시될 정도로 수많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는 카카오는 이제 오픈마켓과 다름없다. 따라서 카카오 게임하기에 게임을 올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게임이 워낙 많아지다보니, 예전만큼 카카오 파워를 느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더 이상 힘을 잃은 게 아니냐는 말은 사실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가지 않은 ‘영웅의 군단’을 만든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가 7월 9일 열린 ‘넥슨 스마트 온’ 행사에서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카카오의 힘과 영향력은 여전히 흔들림 없다고 생각한다. 카카오의 힘은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개발사 입장에서 준비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의 문제가 있다. ‘영웅의 군단’도 함께 나오고 싶었지만, 워낙 용량이 커서 iOS 버전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카카오 플랫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와 iOS를 동시에 서비스 할 수 있는 역량 등을 갖추며 개발사 스스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로, RPG 장르의 탈카카오 현상과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힘을 잃었다는 것은 아직까지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여전히 압도적인 유저수를 바탕으로 강력한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 진짜 요즘은 RPG가 대세일까?

카카오 게임하기가 ‘애니팡’으로 팡 터지기 시작한 것은 두 말하면 입 아픈 소리다. 이 때문인지 처음에는 각종 퍼즐류 게임이 강세를 보였다. 이후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퍼즐인 ‘캔디크러쉬사가’와 ‘포코팡’ 등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퍼즐의 인기를 이어갔다.

2013년 7월 기준 카카오 게임하기 장르별 분포도(12개 장르 기준)는 캐주얼이 20%, 퍼즐이 20%, SNG가 13%이며, RPG는 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7월 (11개 장르기준) RPG 장르에 속한 게임이 80개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미드코어의 시대로 넘어오며 RPG가 대폭 증가한 것이다. 매출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7월 13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기준으로 1위부터 30위권 내 카카오 게임은 23개이며, 그 중 RPG는 10개이다. 이는 순위권 내 카카오 게임 중 약 43%에 해당하는 수치다.

▲ 2013년 7월 기준 카카오 게임 장르 비율

흔히 ‘유행하는 것’에 대한 기준은 1000명 당 12.1명을 넘어서면 유행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000명 중 10.5명이 해당되면 유행에 근접한 것이고, 12.2명이라면 유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순위권을 분석해볼 때, 434.7명에 해당하는 RPG는 충분히 유행중이라 말할 수 있다.

RPG의 가능성은 핀콘의 ‘헬로히어로’로 엿볼 수 있었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몬스터 길들이기’가 장대한 서막을 열었으며, 4:33의 ‘블레이드’가 정점을 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이제 겨우 2년이 다 되어간다는 것.

카카오 관계자는 “예전의 RPG와 지금의 RPG의 차이가 있다면, 장르가 점점 다변화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정통 RPG, 캐주얼 RPG로 나누었던 것을 이제는 하나로 분류하기 어려운 게임들이 많다. 앞으로도 RPG 시장은 더욱 넓어지고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의 RPG 시장을 전망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