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롤-피파3-하스스톤', 모바일 '포코팡-윈드러너-몬스터길들이기' 주목

몇 번의 송년회와 두 번의 동창회가 지나고나니 2013년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올 한해를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폭풍같은 한 해’였다.

게임톡에 입사하고 한 달만에 시작한 ‘레알겜톡’ 연재가 벌써 44번째를 맞은 것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마치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온 것처럼 ‘레알게임톡’이 마치 사회 생활로 통한 달걀껍질 같았다. 이렇게 한 해의 끝에서, 이번 레알겜톡에서는 25일과 27일, 두 번에 걸쳐 올해의 게임업계를 돌아본다.

우선 한 해 동안 사랑을 받았던 게임들을 돌아본 다음에는 게임업계 주목받은 인물, 업계를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뽑아보았다.

■ 온라인 게임부문: 롤-피파3-하스스톤-리니지-아키에이지-에오스

올해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고들 말한다. 그 일등공신(?)은 바로 게임트릭스(2013년 12월 24일 기준) 74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LOL)’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7.57%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롤의 위력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항하며 쑥쑥 자라고 있는 게임들도 있다. 꾸준히 2위를 유지하며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넥슨의 ‘피파온라인3’가 그 중 하나다. 21일 1주년 런칭 이벤트에서 동시접속자수 18만명 돌파와 PC방 점유율 20.04%를 달성하며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월드컵이 열려 더욱 상승세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롤과 같은 장르인 블리자드의 AOS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1월 8일 블리즈컨에서 모습을 공개되었다.

올해 발표되어 현재 베타테스트 중인 블리자드의 또다른 신작 CCG(콜렉터블 카드 게임) ‘하스스톤’ 역시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블리자드가 카드게임을?”라며 반신반의했던 유저들도 한 번 플레이해보면 “블리자드가 카드게임도!”라며 감탄하게 만들며 무서운 기세로 치고올라오고 있다.

한국 게임도 질 수 없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올해 15주년을 맞이하면서 3분기 1670억을 기록해 게임업계를 경악하게 했다. ‘리니지2’ 역시 10주년을 맞이하며 노장은 살아있음을 알렸다. 여기에 2013년 초 ‘기술의 발전은 우릴 기다리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도 있다. 올해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당당히 수상했다. 소리 없이 PC방 점유율 9위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무서운 신예 NHN 엔터테인먼트의 ‘에오스’도 빼놓을 수 없다.

2013년에는 대체적으로 롤, 피파온라인3,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하스스톤 등의 외국 게임들이 강세를 이루기는 했다. 하지만 리니지, 아키에이지, 에오스 등의 한국 게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바짝 뒤쫓고 있다.  2014년에는 얼어붙은 온라인 게임 시장도 화제 등이 준비돼 새롭게 활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

■ 모바일 게임 부문: 포코팡-윈드러너-쿠키런-캔드크러쉬사가-몬스터길들이기

2013년 12월 게임 기상도를 보면 캐주얼 게임이 여전히 강세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비게이머의 유입이 많고, 틈날 때마다 즐길 수 있다는 모바일 게임의 강점이 통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팡하고 대박을 터뜨리는 팡류 게임과 인기를 바통 터치하듯 이어달리기하고 있는 런게임이 대표적이다.

2012년 선데이토즈 ‘애니팡’의 성공에 이어 ‘캔디팡’, ‘타이니팡’, ‘슈가팡’ 등의 각종 팡류 퍼즐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꾸준히 나오는 팡류는 신기하게도 잊을만하면 대박을 터뜨리곤 한다. 최근의 팡 중 가장 크게 터진 팡은 NHN 엔터테인먼트의 ‘포코팡’이다. 특히 부산의 소규모 개발사 트리노드가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큰 성공을 거둔 후, 한국에서도 대박을 터뜨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의 로망’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2013년 초 카카오톡을 ‘신발’ 선물로 바쁘게 한 위메이드의 ‘윈드러너’는 전설의 시작이었다. 12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모바일 게임의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도 달리고, 넥슨의 ‘판타지러너즈’도 큰 성공을 거두며 런게임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신선한 컨셉의 런게임인 아프리카TV의 ‘돼지러너’와 조이시티의 ‘좀비가 세상을 지배한다’ 역시 이슈를 만들며 ‘믿고 하는 런게임’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슬슬 미드코어 장르 게임의 시대로 나아간다는 전망이 쏟아졌지만, 2013년은 말 그대로 과도기였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씨드나인이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킹의 ‘캔디크러쉬사가’ 등이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전세계 매출 3위에 오른 ‘몬스터길들이기’의 경우 RPG에 속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너무 코어하지 않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 ‘캔디크러쉬사가’의 경우 얼핏 보면 라이트한 퍼즐이지만, 플레이해보면 하드코어한 게임이다.

2013년은 ‘모바일 게임의 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게임이 쏟아졌다. 2014년 역시 많은 게임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와는 양상을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질보다는 양’이었다.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의 예상치 못한 성공과 더불어 비게이머의 거대한 유입으로 시장이 대폭 커진 탓이다.

게임업계서는 앞으로의 상황은 ‘양보다 질’로 나아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같은 퍼즐 장르인 ‘애니팡’과 ‘포코팡’을 비교해보아도 알 수 있듯, 게임은 조금씩 진화중이다. 유저들이 수많은 게임으로 학습된 탓이다. 따라서 게임 개발사는 이제 학습된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민하며, 더 고퀄리티의 게임들을 준비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외면받는 시대로 진입할 것 같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