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국산 MMORPG가 20일 오후 12시 포문을 열었다. 위메이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주인공이다. 찍먹 리뷰를 위해 출시되자마자 플레이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 출시 후 약 4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고 2023년 지스타에서 위메이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우리가 지금 잘 만들고 있는 MMORPG를 더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그동안 게이머들이 숱하게 플레이했던 경쟁 MMORPG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경쟁 MMORPG로서 갖춰야 할 경쟁 콘텐츠뿐만 아니라 유저가 직접 조작하고 보상을 얻고 강해지는 콘텐츠가 충분히 마련됐다.
단순히 몇 가지 콘텐츠가 인상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각 콘텐츠는 유저에게 플레이 동기와 성취감을 줄 수 있도록 적절하게 배치됐고, 어떤 콘텐츠를 플레이해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비주얼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컷신 연출이 수준급이다. 중요 컷신마다 QTE(Quick Time Event)를 배치해 유저가 스토리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출발은 매우 순조롭다. 출시 후 모든 서버가 포화 상태에 대기열이 형성됐다. 이후 콘텐츠가 분수령이다. 위메이드가 내세운 리셋 없는 시즌과 시즌과 연계된 각종 콘텐츠, 시즌 전쟁 모드에 흥행이 달렸다.
■ 고퀄리티 그래픽과 콘솔급 컷신 연출
최근 언리얼 엔진5로 게임을 개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그러나 결과물을 보면 어딘가 어색하거나 최적화 실패로 플레이 경험이 저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고퀄리티 비주얼과 최적화를 모두 잡았다.
특히 컷신 연출이 훌륭하다. 초반부 메인 퀘스트부터 중요 스토리마다 컷신이 재생돼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과장 조금 보태서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더빙도 몰임감을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
최적화도 준수하다. 인텔 i5-13500, RTX 4070 SUPER, 메모리 32GB 사양으로 PC 버전 매우 높음 품질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플레이어가 많이 모이는 퀘스트 동선 사냥터나 도시에서도 프레임 드롭, 프리징 현상 등은 전혀 없었다.
화면 UI는 타 경쟁 MMORPG에서 흔히 보던 구성이다. 화면 하단에는 캐릭터 정보와 스킬 퀵슬롯, 물약 등이, 좌측에는 메뉴와 인벤토리, 상점, 퀘스트 등이 배치됐다.
■ 수동 조작의 재미 살린 차별화된 콘텐츠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단순히 자동 사냥, PvP 콘텐츠만 즐기는 게임이 아니다. 유저가 직접 발로 뛰며 단서를 찾고 보상을 획득해 성장하는 콘텐츠들이 준비됐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초반부에 해금되는 '사가'다.
사가는 단서를 찾아 한 편의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콘텐츠다. 첫 번째 사가인 '에인헤랴르의 진정한 힘'은 플레이어에게 내재된 힘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거치는 이야기다.
사가 메뉴에 들어가면 해당 퀘스트의 단서가 표시된다. 가령 첫 번째 퀘스트는 '레이븐스 홀' 건물 앞에서 에인헤랴르의 힘에 대해 아는 사람을 찾아보자는 단서가 주어진다. 플레이어가 찾아야 할 지역이 붉은색 텍스트로 표시돼 MMORPG를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보상도 매력적이라 플레이 동기를 부여했다. 사가를 클리어하면 장비 강화 및 제작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앰버'와 제작 재료, 원석을 준다. 특히 원석은 컬렉션 중 콘텐츠 탭에 쓰이는 아이템이다.
타 MMORPG 컬렉션은 특정 수치만큼 강화된 장비나 몬스터가 드롭하는 재료들로만 구성해 피곤한 경우가 많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장비 이외에도 직접 유저가 플레이해 확정 보상을 얻고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구성했다.
■ 보는 맛, 하는 맛 모두 잡은 전투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전투는 보는 맛과 하는 맛을 모두 잡았다. 캐릭터의 공격 모션, 스킬 이펙트, 질감 표현 등이 굉장히 디테일하다.
특히 카메라 시점이 킥이다. 카메라 모드 중 D를 선택하면 숄더 뷰 시점으로 변경된다. 이때 스킬 사용 시 다이내믹한 연출이 적용되는 '스킬 연출 카메라'가 더해지면 보는 것만으로도 전투가 흥미진진하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전투는 후판정이다. 적의 공격 모션 또는 장판 공격이 들어올 때 범위를 벗어나면 대미지를 받지 않아 컨트롤하는 재미가 있다. 단순히 장비와 스펙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의 컨트롤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달라진다.
물론 컨트롤 요소가 많아지면 모바일 유저는 즐기기 어렵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로스트아크, 파이널 판타지14처럼 기믹 이해도와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하진 않아 모바일 유저도 충분히 수동 조작으로 즐길 수 있다.
■ 안전장치 있어도 과금은 맵네
과금 모델은 일반적인 경쟁 MMORPG와 유사하다. 아바타 또는 변신 개념인 발키리와 디시르(펫)로 구성됐다. 모두 일반 등급부터 고급, 희귀, 영웅, 전설 등급으로 나뉜다. 발키리는 신화 등급까지 있다.
확률 역시 마찬가지다. 발키리 기준으로 가장 높은 등급인 '신화'는 전설 등급 합성으로만 얻는다. 공격력, 명중, 스킬 피해 등 좋은 옵션 수치가 높은 전설 등급 등장 확률은 0.00075%에 불과하다.
발키리 11회 소환 가격은 1200다이아, 현금으로 3만 3000원이다. 일반적인 수집형 모바일 게임 10회 뽑기 비용과 비슷하다. 다행히 발키리와 디시르 모두 천장 시스템이 존재한다. 기약 없이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타 경쟁 MMORPG에 비하면 그래도 낫다.
천장 횟수는 120회다. 120회 소환 시 영웅 등급 발키리 또는 디시르를 확정으로 얻는다. 다만, 영웅 등급 천장이 이월되지 않고 누적 소환 횟수가 초기화된다. 기간도 길지 않아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