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더 파이널스'는 역동성과 전략성을 지향하는 팀 기반 FPS 게임이다. 파괴 가능하고 변화 포인트가 많은 전장에서 속도감 넘치는 슈팅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다채로운 전략과 존버 없는 게임을 지향한다.
더 파이널스 크로스플랫폼 오픈 베타 테스트에는 동접자 26만 명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게임이 호평받는 이유는 호쾌한 음향 효과, 깔끔한 전투 연출, 그리고 넥슨의 의도대로 다양한 전략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모든 오브젝트가 파괴 가능한데, 이를 통해 발생하는 교전 변수가 매우 창의적이다. 계단을 폭파시켜 진입을 차단하거나, 천장을 부셔서 금고를 인터셉트하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 벽이란 벽은 다 부서지기 때문에 봐야할 각도 많고, 유틸리티를 활용하는 재미도 있다.
지난 글로벌 베타 테스트에서 아쉬웠던 문제가 일부 개선되면서 전보다 교전 지향적인 게임으로 탄생했다. 전멸 리스폰 시간을 30초에서 25초로 단축시켰으며 맵 크기도 축소시켰다. 캐릭터 이동속도는 더 빠르게 증가했다.
완벽하다고 볼 순 없지만, 지난 베타 때에 비하면 꽤 개선됐다. 이번 베타 테스트를 거치면서 더 파이널스만의 유니크한 재미는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을 것이다. 정식 출시 전까지 아직까지 남아 있는 몇몇 문제만 해결될 수 있다면, 세계적인 글로벌 FPS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 다양한 변수가 전략적 재미를 끌어올린다
금고와 캐시아웃을 놓고 다양한 전략과 전투 양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우회 전략이다. 금고를 소지한 팀이 구사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 중 하나다. 금고를 든 상태에서 일부러 맵을 빙빙 돌면서 시간을 적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다.
만약, 한 팀이 금고를 돌리기 시작-하면 나머지 팀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 양자택일이다. 금고를 쫓던가, 아니면 캐시아웃으로 가서 싸울 것인가. 그렇게 되면 대개 4팀이 반반으로 갈라져 1대1 구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캐시아웃을 지키는 입장에서 1대1대1 구도가 나오는 것은 피하고 싶으니 꽤 적절한 전략이다. 물론 반대편 금고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한 덕목이다. 캐시아웃까지 가다가 만나는 불상사는 있으면 안 되니 말이다.
반대로 다른 팀이 금고를 캐시아웃까지 가져가게 놔둘 수 있다. 게임 특성상 누군가는 금고를 가져가게 돼 있다. 이는 금고를 넣을 때가 가장 취약한 타이밍인 점을 노리는 전략이다. 캐시아웃을 넣고 자리를 잡기 전에 급습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랭크 게임에서 2등팀까지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2등팀이 현재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1등팀에게 캐시를 몰아주거나, 혹은 3, 4등팀이 노리는 금고를 들고 도망만 다니는 등 여러 양상이 나온다.
구조물을 활용하거나 팀원들과 가젯을 활용해 벽을 세워 진지를 구축하거나, 오브젝트를 파괴해서 상대가 만들어 놓은 진지를 점령하는 등의 재미도 꽤 훌륭하다. 게임을 독창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이 같은 원초적인 재미를 보면 "괜히 동접자 26만 명이 모인 게 아니구나"라는 것이 느껴진다. 개발사가 더 파이널스를 통해 어떤 게임을 지향하는지 제대로 알 수 있다. 물론 랭크 게임을 하기 전까진 말이다.
■ 하지만 돌고 돌아 존버가 이득이더라
냉정하게 넥슨이 지향하는 '존버 없는 전투 메타'는 오픈 베타 테스트 기준으로 봤을 때 실패했다. 캐시아웃 시스템의 규칙으로 교전 지향적인 플레이보단 일단 몸을 사리는 플레이가 더 이득인 탓이다.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쨰로 캐시아웃 시간이 너무 길다. 둘째, 전멸 리스크가 너무 크다. 셋째, 초반에 비해 후반 금고 밸류가 너무 높다. 설계라면 설계고 변수라면 변수지만, 이 규칙이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이 같은 이유로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교전은 이득이 없다. 잠수하는 게 더 낫다. 3인큐가 적고, 입문자들이 많은 빠른대전 모드에서는 이런 경우가 별로 없지만, 승리가 목적이며 다인큐 비중이 높은 랭크 게임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다.
이는 밸런스의 문제다. 후반 금고에 가중치를 두는 이유는 뒤쳐진 팀에게 일발 역전의 기회를 주기 위함인데, 이게 너무 과하다. 초중반까지 모든 교전을 다 이겨도, 막판에 전멸나서 패널티로 캐시까지 뺏기면 그대로 역전패 당한다.
이는 1대1로 진행되는 토너먼트 랭크 결승전에서 더 심하다. 롤에 비유하면 초중반 교전에서 다 이긴 게임 후반에 장로 스틸 후 전멸하고 넥서스 터지는 그림이다. 차이가 있다면 롤에는 아이템 차이가 존재해서 역전 빈도가 높지 않을 뿐이다.
더 파이널스는 아이템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초중반 싸움 이겨도 후반 교전 역시 동등한 조건에서 싸운다. 그런 만큼 초중반 교전 우위에 대한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점이 부족하다.
라운드 시간이 8분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캐시아웃 입금이 완료되기까지 대략 120초가 소요된다. 리스폰 지역에서 이동하는 시간, 눈치 보는 시간, 금고 여는 데 걸리는 시간 20초를 뺴면 대략 금고 하나를 두고 180초 정도 소요된다.
두 번째 금고까지 끝난 상태면 6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다. 남은 시간이 120초, 길어봤자 180초다. 캐시아웃 완료까지 60% 가량 남은 상태에서 전멸되면 팀 리스폰 시간 25초, 리스폰 지역에서 금고까지 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시간 상 그대로 게임 종료다. 재론의 여지가 없다.
99번 잘해도 1번 삐끗하면 진다는 뜻인데, 이런 경험이 썩 유쾌하지 않다. 지금의 시스템으로 갈 경우 초중반 존버만 하다가 시간될 때 쯤 교전 한번으로 끝나는 루즈한 게임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초중반 캐시아웃의 밸류를 높이던지, 먼저 캐시아웃을 한 팀에게 추가금을 더 주거나, 일정 시간마다 들어오는 금액의 입금량을 늘리거나하는 방식으로 메리트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초중반 이득이 너무 없다.
앞서 말한 장점은 게임 지식이 부족한, 혹은 입문자가 많은 빠른 대전에서나 많이 나오는 모습일 뿐이다. 분명 좋은 모습이 있긴하지만 플레이가 정교해지는 랭크게임에서는 나오기 힘든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