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전락성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직관성은 슈팅 게임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다. 슈팅 게임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에임을 적에게 겨눠 맞춘다'라는 심플한 재미 단 하나만으로 전 세계 게이머를 매료시켰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넥슨게임즈 신작 3인칭 슈팅게임(TPS) '베일드 엑스퍼트'는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 슈팅 장르치고 미리 알아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펀딩 시스템부터 자금관리 및 공유, 공격과 수비가 나뉘어진 폭파 미션에 어울리지 않는 자기장 등 에임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더욱이 공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 게임인데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공격팀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연출됐다. 숄더피킹 시스템을 도입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요인이 3인칭 시점으로 인해 발생했다.

-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베일드 엑스퍼트 유저 수 (자료 출처 : 스팀)

비록 얼리액세스 단계지만 이런 진입장벽이 유저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스팀 차트 기준 피크 유저수는 19일 오픈 첫날 9274명에서 5일 만에 6260명까지 감소했다. 이후 29일 파크 유저수는 5395명으로 벌써 40% 이상의 유저가 빠져나갔다.

베일드 엑스퍼트에서는 모두 뉴비라고 할지라도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서든어택' 등 다른 슈팅 게임에서 총 좀 쐈다고 자부하는 유저들도 복잡한 시스템으로 인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타 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만든 시스템이 되레 발목을 잡고 있다.

게임의 개성이라고 표현하면 할 말이 없지만, 유저가 거부감을 표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트렌드에 벗어난 게임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콜오브듀티'나 '포트나이트', '발로란트' 등만 봐도 날이 갈수록 직관적이고 가벼워지고 있다. 

베일드 엑스퍼트의 시스템은 기존 1인칭 슈팅게임(FPS)시점 게임의 특징을 변형한 것이 대부분이다. 유저들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었다고 표현한다. 현재 시스템은 3인칭 시점과의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베일드 엑스퍼트의 단점을 더욱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얼리액세스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정식 출시 전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단계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현 시점에서 유저들이 지적하는 베일드 엑스퍼트의 가장 큰 문제점 세 가지를 낱낱이 살펴보자. 피드백을 거쳐 더 나은 게임이 되길 기대한다.

 

장르 : 3인칭 슈팅게임(TPS)
체험 버전 : 글로벌 얼리액세스
개발사 : 
넥슨게임즈
플랫폼 : PC (넥슨/스팀)

■ 불친절한 맵 구조와 불합리한 공수 밸런스

- 먼저 자리잡고 있는 수비측이 아무래도 유리할 수 밖에 없다
- 먼저 자리잡고 있는 수비측이 아무래도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거의 모든 맵이 큰 틀에서 보면 개방형이지만 엄폐물이 많다. 롱, 숏, 엘보 등으로 맵 구간 별로 특정되기 보단 대게 엄폐물이나 랜드마크를 기준으로 적의 위치를 브리핑하게 된다.

문제는 베일드 엑스퍼트가 3인칭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맵의 특징으로 인해 수비 측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포지션을 잡게 된다. 슈팅 게임에서 수비는 미리 대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공격은 한 점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TK(Time-To-Kill)가 굉장히 길다. 공격 측에서 체크해야 할 포인트가 너무 많고, 체각 요원의 체력도 많은 것이 원인이다. 수비 측은 엄폐물 뒤에 있어도 3인칭 시점을 통해 앞의 상황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적의 동선이 모두 보이니 수비측은 분산된 팀원이 합류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엄페물 높이를 낮춰 상대에게 자신도 노출되도록 만들며 3인칭 시점을 이용한 격차를 최소화하고, 폭탄물로 벽을 파괴해서 파훼하는 방식은 이미 기존 FPS를 통해 정립됐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3인칭에 어울리지 않는 전형적인 FPS 택티컬 슈터의 맵과 구조물을 넣으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 스나이퍼가 있다면 쉽게 푸쉬하지 못한다. 사이트를 지키면 되는 수비 입장에서는 더욱 이득이다 
- 스나이퍼가 있다면 쉽게 푸쉬하지 못한다. 사이트를 지키면 되는 수비 입장에서는 더욱 이득이다 

앞선 이유로 벽을 끼고 인포를 확보하는 쪽이 유리하며, 먼저 피킹하는 쪽은 절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공격 측은 제한 시간 내 시드를 설치해서 터트리거나, 수비측을 전멸시켜야 승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먼저 피킹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는다. 

상대의 인포가 확인되면 백업 요청 후 가스탄이나, 세열탄 등을 통해 상대 진입을 저지하고 시간을 끌 수 있다. 그렇다보니 공격 측이 러쉬를 선택한다고 해도 쉽게 뚫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로 인해 피스톨 라운드부터 시작하는 선공팀이 전체적으로 유리하다. 공수 교대가 이뤄진다고 한들 유틸리티 아이템과 각종 무기로 무장한 수비를 뚫는 것 보다 피스톨 하나만 들고 싸우는 편이 훨씬 격차가 적기 때문이다.

현재 유저들은 선공에 걸릴 경우 펀딩이 아니라 가젯 등에 투자해서 적을 거점에서 밀어내는 전략을 빈번히 사용한다. 반대로 선수비팀의 경우 가젯보단 펀딩에 더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공수 변경 시 유리함을 계속 이끌어 갈 수 있다. 기존 게임처럼 공수교대 시 리셋시키는 방향이 밸런스적으로 더 적절하다. 

- 스캔탄, 세열탄 등으로 공격팀 푸쉬는 쉽게 막히게 된다
- 공격팀이 거점에서 수비를 몰아내도 스캔탄 등에 의해 쉽게 진입할 수 없기도 하다. 

 

■ 적은 탄창수 탓에 공격 측의 리스크 증가

- MP5 기준 일반전은 90발, 경쟁전은 67발이다.  

공수 밸런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다. 가뜩이나 TTK가 긴데, 주어진 총알 수까지 적어 밸런스 붕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공격 측은 엄폐물 뒤에 적을 밀어내기 위한 견제샷을 하는 것만으로 탄창이 바닥나는 상황이 연출되기 십상이다.

수비 측은 엄폐물 뒤에서 상대의 위치를 보고 비교적 안전하게 조준 사격이 가능하다. 반면 공격 측은 언제 상대가 나올 지 모르니 견제샷을 꾸준히 넣어야 해서 탄창 수 운영 난도가 높다. 

아울러 공격 측은 견제샷으로 수비팀의 피를 깎고 상대가 붕대 등을 통해 정비하는 타이밍을 노려 푸쉬해야 하는데, 탄창이 적으니 이런 전략 자체가 제한되어 버린다. 인포와 피킹의 불리함에 이어 밀어내는 전략까지 여의치 않은 셈이다. 

- 탄창 소비를 최소화해서 적을 잡는 것이 경쟁전의 핵심이다 

상대 체력을 다 깎아서 눕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배틀로얄 게임처럼 아군이 부활할 수 없도록 '확킬'까지 내야 하니 탄창 수가 더 절실하다. 그로기 상태여도 보조 무기는 사용할 수 있으니 더욱 까다롭다. 확킬 시스템은 게임 장르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캐리도 어렵다. 소위 발로란트의 '클러치(혼자 남은 인원이 적을 모두 잡고 승리)'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하다. 적이 혼자 남았다면 적당히 견제하면서 총알 소모만 시키면 역전할 수 있는 각이 나오질 않는다.   

정동일 기획팀장은 "전략의 깊이를 더 챙기고 싶었고 그 일환으로 탄창 수를 줄였다"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3인칭 시점으로 인해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며 전략의 깊이가 아닌 격차를 유발했다.

- 확킬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적 사살에 필요한 총알 수가 많은 편이다
- 확킬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적 사살에 필요한 총알 수가 많은 편이다

 

■ 펀딩/상점 시스템은 복잡하지만 전략적 다양성과는 무관

- 상점에서 판매하는 무기 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피드백이 많다
- 상점에서 판매하는 무기 수가  너무 많다는 피드백이 많다

펀딩/상점 시스템은 신규 유저가 베일드 엑스퍼트에서 마주하는 첫 번째 난관이다. 자금 관리를 통한 무기 구매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발로란트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익히 알려진 시스템이다.

복잡해보일 수 있어도 '이코(구매하지 않고 자금을 아끼는 전략)', '포스바이(자금이 애매하지만 모두 투자하는 전략)', '풀바이(전부 구매)'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신규 유저도 상점 시스템의 큰 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반면, 베일드 엑스퍼트는 상점 UI만 보고 있어도 머리가 아프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펀딩 시스템은 FPS 게임에서 생소한 개념이고, 무기 종류는 배틀로얄 장르급으로 너무 많다. "복잡해져서 더 재밌어졌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미 바이 라운드 전략은 정형화되고 있다.

죽으면 무기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 계속 보유하는 규칙으로 "자금 관리가 어렵지 않은 것 아니냐"라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베일드 엑스퍼트 자금 운영은 유틸리티 아이템에서 나온다. UPS, 드론, 저거넛 등 소비 아이템이 라운드의 승패를 좌우한다. 초반에는 펀딩, 중후반에는 무기와 유틸리티 아이템을 위해 자금 관리를 해야 한다. 

- 일단 스나이퍼를 확보하면 상대 견제와 인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 일단 스나이퍼를 확보하면 상대 견제와 인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자금 공유 문제도 있다. 무기를 대신 구매해줄 수 있는 기존 게임과 다르게 베일드 엑스퍼트는 돈 자체를 넘겨줄 수 있다. 재화 관련 랩톤을 개편하며 몰아주기 리스크를 올렸지만, '브릿지' 같은 일자형 맵에서 수비 측이 스나이퍼를 빠르게 구매하면 공격 측은 매우 불리해진다.

개발진도 이를 인지하고 24일 'M24(카스의 에땁급 무기)'를 대대적으로 너프했다. 데미지와 조준속도뿐만 아니라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기본화기 강화 3레벨이 되기 전까지 구매할 수 없도록 변경했다.

패치를 통해 스나이퍼가 나오는 속도가 크게 더뎌지고, 자금을 몰아주면서까지 확보해야 하는 메리트는 감소했다. 다만, 현재 스나이퍼가 같는 이점은 여전하다. 조준경을 통해 인포를 얻을 수 있다는 점, 상대가 스나이퍼를 인지하면 쉽게 사이트 내부로 푸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무기도 종류가 너무 많아서 머리 아프지만, 실상은 일부 총만 사용하는 실정이다. 또한, 무기가 많다고 다양한 전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정식 출시 때는 무기 종류를 간소화시켜서 직관성을 올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장점

1. 요원마다의 개성이 확실하며 커스터마이징 스펙트럼이 넓음
2. 총기 반동 및 피격 시 느껴지는 타격감이 훌륭함 

단점

1. 맵 구조와 지형 밸런스가 공격측에게 불리함
2. 공수 전환 시 무기 및 자금 초기화가 되지 않아 선공팀이 유리함
3. 탄창수가 적어서 공격측 전략이 제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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