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넥슨 신규 개발 프로젝트 P3 무단 유출 의혹을 받는 '다크 앤 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압수수색했다.
넥슨은 2021년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7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넥슨은 사내 공지로 "신규 개발 프로젝트 'P3' 무단 유출과 관련해 '다크 앤 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에 대한 수사당국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회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넥슨은 이 사건을 단순한 회사 이익 침해를 넘어 게임업계는 물론 더 나아가 창작 기반 모든 콘텐츠 제작 영역과 관련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했다.
또한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맡은 업무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 모든 임직원들이 앞으로도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치며 일할 수 있는 권리와 환경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언론보도와 함께 부정확한 다양한 정보들이 양산되는 것도 우려했다. 관련해서 넥슨은 "분명하게 전한다. 이것은 무엇이 '옳고 그름'이며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간단한 문제다. 현재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회사 입장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하려 하는지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명시했다.
사건 타임라인을 공개하면서 넥슨은 "P3가 정상적으로 사내에서 개발됐다면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 이름을 걸고 유저들과 만났을 것이다. P3에서 함께 게임을 개발하며 땀과 열정을 나눠왔지만 전 동료들의 비양심적인 행위로 인해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전 P3팀원들과 모든 임직원들에게 송구하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현재 넥슨은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 관련 모든 관계자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수사 진행 시점이라 구체적인 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넥슨 측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사와 법적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필요할 때 마다 지속적으로 설명하겠다. 그 무엇보다 회사와 우리 구성원 모두 '자존심'과 '자긍심' 문제이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 회사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아이언메이스 측은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게임을 만드는 데 도난당한 애셋과 코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이언메이스는 4월 '다크 앤 다커' 5차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이후 얼리 액세스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 P3 프로젝트 사건 타임라인
① P3 프로젝트 시작
P3는 2020년 7월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시작한 신규 프로젝트다. 신규개발본부 내 회의를 통해 던전크롤러 장르를 만들어보자는 결정을 했고 대중화된 FPS·RPG 장르에 중세 판타지 컨셉과 검증된 메타플레이를 결합한 PvP 장르를 만들기로 계획했다.
② 빌드파일 유출과 팀원 퇴사 회유
넥슨은 P3 프로젝트 리더 A씨가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파일 대부분의 프로젝트 개발 정보를 개인 소유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P3 프로젝트 구성원 전원에게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언급하며 집단 퇴직 후 외부에서 함께 P3 프로젝트와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다.
③ 징계해고 및 형사고소
넥슨은 2021년 7월 관련 조사를 착수했으며 A씨를 징계해고했다. 해당 과정에서 조사 일환으로 회사 데이터 추가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개인 서버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A씨는 서버를 와이핑했다고 주장하며 거부했다. 2021년 8월 회사는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④ P3 개발 잠정 중단
A씨 징계해고 후 현 아이언메이스 대표인 기획파트장 B씨 등 P3 인력 다수가 회사를 떠났다. 20명 남짓하던 P3팀 인력 중 약 50% 이상이 퇴사했다. 당시 회사를 떠난 대부분 직원들이 현재 아이언메이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든 개발자료가 도용되고 주요 개발 인원이 빠지게 된 P3의 개발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여러 고민 끝에 회사는 개발방향을 전환해 P7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⑤ 유사게임 등장
그 이후 불과 1년 뒤인 2022년 8월, 아이언메이스에서 P3와 매우 유사한 다크 앤 다커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이언메이스는 2021년 10월 설립됐다. 회사 설립 기준으로 불과 10개월 만에 다크 앤 다커 알파테스트가 진행된 것이다. 다크 앤 다커는 핵심 콘셉트인 판타지 세계관, PvP와 PvE를 결합한 장르적 특성, 전투 시스템을 비롯한 주요 플레이 방식, 클래스 등의 주요 기획 내용은 물론, UI 디자인, 아트 등 게임 내 핵심 부분이 P3 프로젝트와 매우 흡사하다. 독립적으로 개발이 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