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인기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일부 유저의 불법 프로그램, 이른바 핵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MMORPG에서 핵 사용은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발빠르게 공지를 내고 정확한 조사와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28일 밤 유튜버 이헤나가 오딘의 핵 프로그램 및 매크로 기능을 공개했다. 이헤나는 일부 랭커들이 게임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어느 유저의 오딘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비정상적인 속도로 캐릭터가 움직이고 스킬을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스킬 모션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영상을 2배속 이상으로 돌린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마우스 포인트와 봉인석 속도를 보면 일반 재생임을 알 수 있다. 핵을 끄니까 캐릭터 공격 속도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공격속도가 너무 빨라서 캐릭터 모션이 보이지도 않는데 주변 몬스터가 학살당한다. 핵을 사용해서 성채 1위를 달성한 자료도 공개됐다. 프로그램 코드를 해킹한 내역도 볼 수 있다.
이헤나는 제보를 통해 알게 된 스피드 핵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긴 유저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는 것이다. 이헤나는 "핵은 1년 넘게 사용됐지만 그 누구도 정지를 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 랭커들만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이헤나는 익명의 제보자와 함께 생방송을 진행했다. 제보자는 "핵 프로그램을 알게 돼 제보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누구나 알 법한 유명 유저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핵은 과금 수천만 원 차이도 뒤집을 수 있을 정도다"고 전했다.
핵은 사냥과 PvP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옵션을 뽑을 때 정상적인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해결한다. 예를 들어 일반 유저가 8시간 정도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희귀 옵션을 몇 분만에 뽑아낼 수 있다.
- 핵 프로그램 사용 영상 [출처: 이헤나 유튜브]
이헤나는 리세마라 매크로도 고발했다. 오딘은 리세마라 기능으로 무·소과금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서브 캐릭터를 생성하고 60, 70, 80레벨을 달성한 후 보상을 받고 삭제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리세마라로 얻은 아바타나 탈것은 메인 캐릭터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과금 대신 노력으로 얻는 행위인 만큼 오딘을 즐기는 유저들에겐 필수 코스나 다름 없다. 다른 모바일 MMORPG에서는 찾기 아려운 오딘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헤나는 리세마라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매크로를 공개했다. 그는 "매크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실망스러운 일인데 매크로 유저들이 거의 다 정지를 당하지 않은 것이 더욱 실망스럽다. 매크로는 불법이다. 정말 오래 사용됐는데 확실하게 처벌되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유저들은 분노했다. 오딘 공식 카페에는 "5X5 뽑기 핵 영상 잘 봤다", "과금한 입장에서 허탈감만 느껴진다", "볼수록 어이가 없다", "이게 1년 넘게 유지된 핵이라니", "신고해도 제재를 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야", "무엇을 위해 과금을 했나" 등 불만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버 센터로드는 "핵이 발견되면 당연히 제재해야 한다. 심각한 상황이다. 핵은 확인했다. 사실이다. 궁금증이 남는다.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제보자는 공론화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큰 유튜버에게 제보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영상 출처와 왜 지금 공개했는지는 알려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소감을 남겼다.
카카오게임즈는 1일 0시 10분 신속하게 관련 공지를 올렸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부 유튜브 방송에서 확인된 불법 프로그램의 경우 영구 계정 제재 대상이다. 현재 내부에서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 여부 등에 대해선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하겠다. 게임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조사 결과는 추후 공지를 통해 상세하게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1일 오전 7시 기준 해당 공지에는 266개 댓글이 등록됐고 249개 댓글이 불만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