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A 장르를 3D로 구현하면 재미있을까?"

MOBA는 자신의 캐릭터뿐 아니라 여러 전황을 계속 파악해야 하는 장르라 3D 그래픽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다. '사이퍼즈'라는 흥행작이 배출됐어도 오랜 시간 그 인기를 유지하진 못했다. 아무리 궁리해봐도 3D 그래픽과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그 편견을 깨려는 작품이 등장했다. 넷마블의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이하 파라곤)'이다. 3인칭 슈팅과 MOBA 장르가 혼합된 PC 온라인 게임으로 에픽게임즈에서 개발한 파라곤의 정신적 후속작이다.

그래픽은 합격점이다. 섬세하게 표현된 캐릭터, 배경, 모션이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MOBA 장르 특성상 전투가 워낙 발생해서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화려한 이펙트는 자제하는 것이 좋은데 파라곤은 정제된 이펙트랄까. 화려하면서도 안정적인 선을 잘 지켰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사이퍼즈나 오버워치와 비슷하다. MOBA보다는 FPS 장르에 더 가깝다. 시점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여러 지역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3D MOBA의 한계다. 미니맵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그만큼 팀원과의 소통이 더욱더 중요하다. 마우스 휠이나 F 버튼으로 핑을 찍을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해야 한다.

게임 방식에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3D인 만큼 자신의 시야 내에선 상당히 먼 거리까지 볼 수 있다. 또한 영웅이 수풀로 들어가면 수풀이 움직이거나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등 2D MOBA에서는 맛볼 수 없는 섬세함도 돋보인다. 게다가 공격이 기본적으로 무방샷이라 액션성도 2D MOBA에 비해 뛰어나다. 

1인 공격로, 정글, 중앙 공경로, 2인 공격로, 서포터로 라인을 고를 수 있다. 쉽게 말해 LoL의 탑, 정글, 미드, 바텀이다. 참고로 이 게임은 논타깃팅 게임이다. 즉 에임이 매우 중요하다. 탱커, 근거리 딜러, 원거리 딜러 등 역할군이 나눠져서 에임에 자신이 없다면 근접 공격 형태의 영웅을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원거리 딜러는 캐리력이 높지만 정말 잘 맞춰야 한다.

캐리를 위해선 맵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오버워치를 떠올려보자. 맵에 익숙한 유저들은 적의 뒤로 돌아가서 기습하거나 치유 팩 위치에 서서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 파라곤도 비슷하다. 샛길이 많고 단숨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장치도 존재한다. 또한 LoL 수풀처럼 은신 포인트를 이용한 기습도 가능하다. 각 요소들을 확실하게 파악하면 굉장히 유리하다.

반대로 방어 입장에서는 와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사실 와드 활용은 MOBA의 기본이다. 은신 포인트가 많은 파라곤에서는 더욱더 중요하기 때문에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전투 템포는 빠른 편이다. LoL에서 2~3레벨 갱킹을 오는 속도다. 라인전을 펼치는 도중에 갑자기 적이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연 당시 "초반에는 라인전에 집중하면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파밍하다가 허무하게 죽는 경우도 발생했다. 적의 기습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한타 상황은 의외로 재밌다. 3D라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정제된 스킬 이펙트 덕분에 은근 직관적이다. 한타 과정은 여타 MOBA 게임과 비슷하다. 대치하다가 상대의 빈틈을 노려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한다. 이때 이니시에이팅을 성공하거나 팀원과의 스킬 연계가 매끄럽게 이뤄지면 "이 맛에 파라곤을 한다"는 짜릿한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 대치~한타 상황은 FPS와 비슷하다
- 대치~한타 상황은 FPS와 비슷하다

이전 테스트와 비교하면 영웅이 다채로워졌다. 영웅의 종류가 다양하니까 전략도 풍부해졌다. 밸런스도 확실히 개선됐다. 미니맵 크기, 튜토리얼·훈련장, 아이템 사전 추가 등 각종 편의성 기능 개선도 만족스럽다.

테스트하면서 알아낸 팁이 있다면 마나 회복 물약의 구매 여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일단 마나 소모량이 꽤 높은 편이다. 스킬을 난사하면 교전에서 마나가 없어 평타만 날리는 지경에 빠진다. 하지만 마나 회복 물약을 너무 적극적으로 구매하면 아이템이 그만큼 늦게 완성된다. 1~2개 정도는 보유하고 있되 잦은 스킬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SHIFT 버튼는 적극 사용해야 한다. 달리기다. 달릴 때는 무방비 상태다. 교전 중에는 최대한 자제하고 아군과 합류하거나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수시로 눌러주도록 한다. 기자는 성격이 급해서 그런지 손이 계속 SHIFT 버튼으로 향했다.

정교한 조준보다 신속한 발동을 원한다면 옵션에서 스마트키로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스마트키로 사용하니까 조금 더 나은 성적을 기록했는데 다른 기자는 오히려 불편하다며 스마트키를 해제했다. 취향에 맞춰 사용한다.

미니언은 막타에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다. LoL에 습관때문에 막타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주변에 웃음벨을 울렸다. 미니언 체력 게이지가 일정 수준 떨어지면 빨간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공격하면 자동으로 습득 가능하다.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편이다.

과금 모델은 밸런스에 영향 없는 스킨 판매가 메인이다. 당연히 만족할 만하다. 이전보다 스킨의 종류도 더욱 많아졌다. 하지만 일부 스킨을 제외하면 소유욕을 부를 정도로 퀄리티가 높진 않았다. 스킨은 종류와 함께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으니 평가하긴 이르다.

테스트를 즐기면서 "의외로 괜찮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아직 디테일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긴 했지만 조금만 다듬는다면 3D AOS 수작이 탄생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솔솔 생겼다. 캐릭터도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팬층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 하위처가 마음에 들었다. 정말 귀엽다. 

파라곤 대회를 참가한 방송인 매드라이프도 비슷한 소감을 남겼다. 그는 "AOS를 3D로 하면 어색할 줄 알았다. 하지만 파라곤 이벤트 대회를 참여하고 40시간 플레이하면서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킬을 낼 수 있는 시간이 되게 짧아서 게임의 속도감이 빠르고 평타마저 에임이 중요하다. 피지컬이 좋을수록 캐리력이 상승하는 미드, 원딜을 할 때 정말 재밌다"고 전했다.

아울러 "장르가 AOS이기에 피지컬이 상대적으로 밀리더라도 운영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도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파이널 베타인데도 파고들수록 게임의 깊이가 있어서 정식 출시 후 꾸준한 업데이트가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즐겨볼 것 같다"며 장르적 재미 포인트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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