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의 여신: 니케 공식 트레일러
국내 모바일 시장은 MMORPG의 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매출 순위만 봐도 최상위권은 MMORPG 일색이다. 최근 이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신작 서브컬처 게임이 나올 때마다 주목을 받으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부 마니아들이나 하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아무래도 캐릭터 일러스트가 게임의 핵심이라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즐기지 않는 게이머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개발사들은 이를 타파하고자 게임성에도 눈길을 주면서 정형화된 서브컬처 게임에 변화를 줬다. 그러자 서브컬처 게임은 차별화된 플레이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많은 이용자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는 그 정점이다. 니케는 랩쳐라고 불리는 생물에게 빼앗긴 지상을 탈환하고자 등장한 인간병기 ‘니케’와 지휘관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이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보기 드문 건슈팅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사격할 때마다 현실감을 더하는 모핑은 공개 이후 커뮤니티에서 이목을 끌었다.
니케는 출시하자마자 대단한 흥행 가도를 질주 중이다. 서브컬처 게임으로 국내 1위에 오른 것도 놀라운데 한국 게임에 인색했던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글로벌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출시되자마자 바로 설치해서 즐겨봤다.
장르 : 3인칭 슈팅
출시일 : 2022년 11월 4일
개발사 : 시프트업
플랫폼 : 모바일
■ 미소녀+건슈팅 ‘합격’
게임 플레이 방식은 기존 수집형 모바일 게임과 비교하면 참신하다. 화면을 누르고 있으면 조종 중인 캐릭터가 해당 위치를 사격해 적을 처치하는 건슈팅 요소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수집형 게임에선 보기 힘든 방식이다.
각 총기마다 장탄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들은 일정 횟수 공격하고 나면 재장전을 한다. 장전이 완료되기 전까지 공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엄폐물에 숨어 적의 공격을 피한다.
일반 스테이지에선 재장전 타이밍을 딱히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보스 스테이지에선 공격을 무효화해야 하는 패턴이 나온다. 이때 재장전 타이밍을 조절하지 않으면 클리어가 힘들어질 수 있다.
위의 두 가지 요소 덕분에 오락실에서 즐기던 건슈팅의 수동 조작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수집형 게임답게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어우러져 플레이 초반에 호감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적을 처치하는 방식이면 게임이 금방 질릴 수 있다. 이에 니케는 섬멸전과 거점방어전, 저지전 세 종류의 스테이지로 변화를 줬다. 각 스테이지는 서로 다른 클리어 목표를 지니고 있어 다른 재미를 주기엔 충분했다.
참신함이 게임의 모든 재미를 책임지는 건 아니다. 총만 쏴서 적을 죽이는 게 반복되면 처음에 신선했던 느낌도 금방 사라진다. 니케는 플레이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고자 여러 콘텐츠를 배치했다.
게임의 기본 진행과 스토리를 맡고 있는 ‘작전출격’은 캐릭터를 직접 움직여 맵을 탐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스테이지는 맵 곳곳에 배치돼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맵을 둘러보게끔 유도한다.
맵 곳곳을 수색하다 보면 ‘유실물’이라고 불리는 아이템을 찾을 수 있다. 유실물은 OST를 비롯해 대화 기록, 재화, 설계도 등 종류가 다양하다. 구성품들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수집욕을 자극하는 것들로 잘 구성돼 있다. 특히 설계도는 유용한 효과를 제공하는 건물들을 짓는 데 도움을 주기에 맵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준다.
시뮬레이션 룸은 로그라이크 특성이 가미된 전투 콘텐츠다. 스테이지 클리어 시 선택 가능한 3가지 버프가 제공된다. 유저는 자신의 조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버프를 선택하면서 보스를 처치하며 클리어해야 한다.
트라이브 타워는 층을 올라갈수록 점차 강해지는 적에게 도전하는 콘텐츠다. 여러 게임을 즐겼던 사람에겐 비슷한 콘텐츠를 많이 봐왔기에 다소 식상할 수 있다. 적의 종류뿐만 아니라 스테이지도 층마다 다르므로 그나마 다르게 즐기는 게 가능했다.
요격전은 스테이지에서 봐왔던 보스들과 대결을 펼치는 콘텐츠다. 보스의 강한 공격에 모든 니케가 당하기 전에 많은 피해를 줘야 좋은 보상을 얻기 때문에 수동 조작이 필수다. 자동으로 해도 상관없지만 보스 패턴을 막지 못해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모든 콘텐츠가 성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보니 전투력을 빠르게 높이고 싶다면 꾸준히 챙기는 게 중요했다.
■ 조급하지 말고 천천히 즐기는 ‘방치형 게임’
플레이 영상만 놓고 보면 니케는 화기로 적을 공격하면서 엄폐물에 숨어 공격을 방어하는 건슈팅 게임이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전투를 제외하면 모바일 방치혐 게임에 가깝다.
방치형 게임은 실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캐릭터가 스스로 성장하거나, 성장에 필요한 재화가 쌓인다. 이용자는 게임을 실행할 때마다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어 스테이지를 하나씩 격파해 나간다.
니케엔 ‘전초기지 방어’라고 불리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전초기지로 계속해서 몰려오는 랩처를 잡으면 획득하는 전리품을 보관함에 넣어둔다. 보관함에 있는 전리품은 원하는 시간에 회수하면 된다.
캐릭터의 레벨은 기본적으로 보관함에서 꺼낸 전리품으로 올릴 수 있다. 결국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게임을 꾸준히 하는 게 아니라 한 번씩 들어와서 성장시키는 방치형 게임인 것이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다 보면 전투력이 부족해서 클리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땐 게임을 끄고 일정 시간 뒤에 다시 접속해서 레벨을 올리면 된다. 상위 스테이지로 갈수록 오랫동안 재화를 모아야 하므로 조급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성장 방식이 제한되다 보니 다수의 캐릭터를 레벨업시키는 건 어렵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도입한 것이 바로 ‘싱크로 디바이스’다. 싱크로 디바이스에 등록해둔 캐릭터의 레벨은 가장 레벨이 높은 5명의 캐릭터와 같아진다.
즉, 5명의 캐릭터만 잘 육성해두면 싱크로 디바이스를 활용해 다수의 캐릭터를 같은 레벨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덕분에 게임을 계속해보니 캐릭터 육성 스트레스가 적었다는 점에서 방치형을 선택한 결정은 나쁘지 않았다.
■ 눈 쉴 틈이 없는 ‘그래픽’
니케를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그래픽이다. 정식 출시 이전부터 사격하는 뒤태를 보여지는 캐릭터의 모핑이 유저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모바일 게임에서 모핑은 보기 드문 요소다.
덕분에 전투할 때마다 적보다 캐릭터를 보는 횟수가 많아 가끔 엉뚱한 곳을 사격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스킬 컷신에도 모핑이 들어가 있어 캐릭터들이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눈이 즐겁다.
전투가 펼쳐지는 맵 종류가 다양해 보는 맛도 쏠쏠하다. 멸망한 지상의 여러 장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게임에 몰입감을 더한다. 자동 전투로 설정해두면 캐릭터나 배경 등을 바라보면 어느새 전투가 마무리돼 있다.
그래픽을 최대로 높이면 보다 선명한 캐릭터와 배경을 감상 가능하다. 대신 발열이 상당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한다. 만약 최신 휴대폰에서 발열 상관없이 높은 수준의 그래픽으로 즐기고 싶다면 말리진 않는다.
메인 스토리 진행 중 재생되는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트는 몰입감을 높이는 데 충분했다. 하지만 횟수가 좀 적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정식 출시에 추가됐는데, 중요한 장면마다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다.
■ 세계관과 캐릭터 모두 잡은 ‘시나리오’
침략으로 빼앗긴 지상을 다시 되찾으려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인물 간의 갈등, 숨겨져 있던 비밀 등을 하나씩 풀어내는 게 메인 스토리다. 니케 세계관인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비장한 아름다움이 중요하다. 니케는 절망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여줘 진중함을 유지한다.
가끔씩 등장인물 간의 에피소드로 가벼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강약을 조절한다. 이로 인해 챕터를 진행하는 내내 다음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전투력 부족 문제로진행이 막힐 때마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다.
서브 스토리는 니케의 세계관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치다. 지상에 숨겨진 보물을 찾고자 하는 사람과 명예를 위해 뭐든지 하는 상류층, 랩쳐와 공생하고자 노력하는 사람 등 각자의 사연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서브 스토리를 하나씩 살펴보면 니케의 세계관을 다양한 방면으로 알 수 있다.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게이머라면 흥미로울 것이다.
완료 보상이 전부 호감도를 높여주는 아이템이기에 아쉽다고 생각할 순 있다. 하지만 서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추가되는 스테이지는 클리어 보상으로 쥬얼을 지급하므로 유용하다.
캐릭터 스토리는 각 니케들의 사연을 비롯해 성격, 특징 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다. 서브컬처 게임 특성상 취향에 맞는 캐릭터들을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게 필요한데, 캐릭터 스토리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니케는 상담을 진행하거나 메신저를 주고받는 등 캐릭터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기회를 준다. 메신저 대화는 캐릭터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상담은 한두 마디만 주고받고 끝나다 보니 깊이가 부족했다. 캐릭터 호감도를 올려 에피소드를 개방하는 역할에 그친 수준이다.
총평하자면 니케는 모바일 게임에서 보기 드문 건슈팅이라는 소재로 참신함을 이끌어낸 서브컬처 게임이다. 그래픽은 명불허전이다. 기존 서브컬처 게임에선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단, 불안정한 서버와 일부 버그 등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문제점은 조속하게 수정되길 바란다. 서비스만 빨리 안정화되면 충분히 즐기기 좋은 게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본다.
1. 모바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건슈팅을 즐길 수 있다.
2.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과 컷신으로 눈호강할 수 있다.
3. 방치형 시스템이 존재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1. 일정 수준까지 올라가면 콘텐츠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2. 캐릭터 성장 속도가 느려 강함을 체감하기 어렵다.
3. 불안정한 서버와 버그가 플레이에 불편함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