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스트 디센던트 2022 TGS 트레일러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 최초 언리얼 엔진5 기반으로 만든 루트 슈터 장르 신작이다. 지난해 8월 '프로젝트 매그넘'이라는 가칭으로 등장한 이 게임은 당시 PC·콘솔 플랫폼 신작의 씨가 마른 국내 게임업계에서 희망으로 떠올랐다.
특히 트리플 A급 게임은 그림의 떡으로 여겨졌는 상황이라 스타일리시한 루트 슈터 장르의 개발 소식은 당연히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2022 도쿄게임쇼 트레일러에서 비춰진 캐릭터 비주얼과 전투 장면은 해외 게이머들의 관심까지 불러모았다.
루트 슈터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다. 쉽게 설명하면 3인칭 슈팅 전투에 RPG 플레이를 결합시킨 장르다. 개발사인 넥슨게임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성공하는 PC와 콘솔 플랫폼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고퀄리티 비주얼, 협동 슈팅 액션, 지속 가능한 온라인 RPG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포부가 담긴 퍼스트 디센던트가 오는 20일 스팀 베타 테스트로 유저들과 마주한다. 완성되지 않은 버전이라 단정적 평가는 시기상조지만 오랜만에 한국 게임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게임이었다.
스팀 베타 테스트를 기다리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 데스티니 가디언즈와는 얼마나 비슷한지, 언리얼 엔진5로 만든 게임은 어떻게 다른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한 마디로 넥슨게임즈를 재평가할 수 있는 게임이다. 완벽한 단계는 아니다. 마치 가공되지 않은 원석과 같다. 그 원석이 다이아몬드라는 걸 확신한다. 만약 한국에서 다이아몬드 광맥이 발견된다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한국 게임 업계가 이런 게임도 만들 줄 알아?" 퍼스트 디센던트의 첫인상이다.
재미와 몰입감은 만족스러웠다. 루트 슈터 장르는 그래픽 품질이 좋을수록 재미가 증폭된다. 언리얼 엔진5가 치트키였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고도화된 그래픽 기술력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올해 초만 해도 인기 격투 게임 '철권7'의 그래픽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았다. "격투 게임의 그래픽이 이것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2 TGS에서 언리얼 엔진5로 구현된 '철권8' 트레일러를 보자마자 철권7이 낡아보였다.
퍼스트 디센던트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을 경험하면 다른 루트 슈터 게임의 그래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전 세대 엔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캐릭터, 배경, 사물, 이펙트 표현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넘쳤다.
과제도 산더미다. 테스트 버전이라 '보이드 요격전'의 기믹 및 총기 밸런스가 불안정했고 종료 시 나타나는 결과표도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파티원을 초대하면 파티가 결정됐는지도 알기 어려워 채팅으로 일일이 확인했다. 프레임 방어를 위한 최적화, 사격으로 느껴지는 쾌감, 적중했을 때의 손맛, 직관성이 떨어지는 대미지 폰트, 그래플링 훅 이후 부자연스럽게 시전되는 자동 점프 등 다듬어야 할 요소가 많다.
같은 장르라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비슷한 점이 분명 있다. 당연히 완성된 게임인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조작감, 밸런스, 이펙트 면에선 훨씬 정교하다. 하지만 처음 게임을 마주했을 때의 웅장함은 퍼스트 디센던트가 압도적이다. 스토리나 전투 연출도 퍼스트 디센던트에 표를 던지겠다.
거대 보스전은 퍼스트 디센던트의 백미다. 개발팀의 자신감이 콘텐츠 속에 묻어났다. 콘텐츠 특성상 파티원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시연장에서는 디바우러, 스터닝뷰티, 그레이브 워커 총 3개의 보스를 체험했다.
디바우러의 경우 입문 보스라 그런지 쉽게 성공했다. 스터닝뷰티부터는 기믹 난도가 상승했다. 보스 머리 위에 거대한 눈이 나타나면 벽 뒤로 은폐하는 대응이 핵심이다. 연출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사우론 눈과 비슷하다. 만약 벽 뒤로 숨지 않으면 확정 타깃 공격에 노출되어 사망한다.
벽 뒤로 몸을 숨겼다면 눈을 공격해서 파괴해야 한다. 이때 장판 공격이 발 밑에 계속 시전되므로 벽 뒤에서 장판 공격을 회피하는 동시에 눈을 공격하는 멀티테스킹 능력이 필요하다.
그레이브 워커는 높은 DPS 커트라인이 동반됐다. 기믹 처리에 DPS까지 신경써야 하니까 난도가 굉장히 높았다. 그만큼 팀원과의 협동이 중요해졌다. 이때 그래플링 훅으로 그로기 상태가 된 보스 위에 올라가 부위 파괴하는 기믹이 있는데 성공했을 때의 기분이 매우 짜릿했다. 보스전 하나만으로 이 게임을 할 가치가 충분하다.
스킬과 사격의 중요도를 비교한다면 사격 쪽이 더 높았다. 테스트 버전이라 그런지 적재적소에 맞춰 스킬을 사용해도 효율성이 떨어졌다. 예를 들어 방패로 파티원을 지키는 스킬은 보스 기술의 위력이 너무 강한 탓에 종잇장처럼 파괴됐다. 이동 스킬도 보스 공격 회피 용도로 사용했는데 보스의 방향 전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결국 맞았다. 밸런스가 조정된다면 한층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NPC들의 배치와 '룬'을 꼽을 수 있다. 미리 말하면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일단 NPC 위치가 쓸데없이 너무 멀다. 상점 NPC들은 복잡한 길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 몬스터헌터 월드의 마을 구조와 비슷하다. 굳이 이렇게 멀리 배치할 이유를 발견하기 힘들었다.
룬은 진입장벽이다. 룬을 착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룬은 강화되지 않은 상태로 수급되며 게임 플레이로 확보한 재화와 룬을 이용해 원하는 룬으로 강화하고 룬 슬롯을 개조할 수 있다.
이는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 욕구를 샘솟게 만드는 장점이 있지만 알아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진다는 단점도 있다. 스팀 테스트 버전의 무기만 총 62가지다. 총기 종류, DPS, 반동, 탄창, 조준 방식, 연사력 등 총기를 이루는 능력치가 천차만별이다. 이것만 파악해도 꽤 많은 시간이 든다. 여기에 룬까지 있으니 게임 시작 전에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다.
룬의 구조는 던전앤파이터의 탈리스만·룬과 비슷하다. 룬에는 티어가 존재한다. 2티어 룬은 특정 능력치를 올리는 대신 그에 준하는 패널티가 붙는 형태다. 예를 들면 반동을 줄이는 편의성 룬은 공격력이 감소한다. 보통 이러한 능력치는 유저들이 캐릭터마다 최적의 룬 세팅을 찾아내고 고착화가 된다. 세팅의 다양성을 위한 요소라기엔 방향성이 아쉽다.
반면 1티어와 3티어 룬은 잘 디자인됐다. 특정 상태 이상 면역, 저항력, 구르기 시전 시 2초 간 탄 소모 방지, 구르기 시전 시 2초 간 공격력 % 증가 등 직관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차라리 룬의 티어를 제외하고 3티어 방식의 룬만 제공한다면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합하면 퍼스트 디센던트는 2022년 한국 게임업계의 역작이라 칭해도 과하지 않다. 언리얼 엔진5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놀라울 만큼 '나나이트'와 '루멘' 기술을 잘 활용했다. "이 정도면 글로벌 유저들도 반하지 않을까?" 이번 테스트의 피드백을 거쳐 완성될 퍼스트 디센던트의 모습이 벌써 기대된다.
- 퍼스트 디센던트 시네마틱 스토리 트레일러
※ 넥슨게임즈의 퍼스트 디센던트 소개
각각의 캐릭터들이 가진 다채로운 스킬과 와이어를 이용한 특수 이동 기술인 그래플링 훅, 수십종의 다양한 총기를 기반으로 개성 있고 호쾌한 슈터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유저들은 캐릭터별 스킬과 총기 그리고 다양한 아이템의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구축해 스피디한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 계승자가 되어 인류의 생존을 위해 침략자들에 맞서 '잉그리스 대륙'을 수호해야 한다. 임무와 스토리를 통해 성장해 계증가의 비밀에 닿게 되는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된 실사와 같은 비주얼로 퍼스트 디센던트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저들은 총 10종의 캐릭터들을 플레이할 수 있다. 캐릭터들은 실사에 가까운 퀄리티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모습을 자랑하며 각자 자신만의 고유 스킬을 이용해 유니크한 전투 스타일을 보유했다. 캐릭터별 다양한 스킨과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꾸밀 수도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협력을 중심으로 멀티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외형과 전투 방식이 모두 다른 다양한 보스들을 4인 파티로 공략할 수 있다. 거대 보스와의 전투가 퍼스트 디센던트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별로 3개의 총기, 4개의 보조 장비, 다양한 보조 공격 수단을 장착할 수 있다. 캐릭터나 총기의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능력을 추가하는 아이템 역시 제공된다. 다양한 캐릭터, 무기, 아이템은 게임 내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고 계속 발전시킬 수 있어 지속적인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