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의 뒤를 이어 글로벌 흥행작으로 만들고자 개발 중인 '프로젝트M'의 실체를 공개했다. 정식 명칭은 '문브레이커'이고 장르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문브레이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8월 11일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배동근 CFO는 프로젝트M을 "크래프톤의 개발력과 퍼블리싱 역량을 글로벌적으로 알릴 주역"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브레이커는 미국 언노운월즈가 만들고 있다. 2021년 10월 크래프톤이 5억 달러(당시 약 5860억 원)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개발사다. 언노운월즈는 심해 생존게임 '서브노티카'의 흥행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서브노티카는 지난 2018년 '골든 조이스틱 어워즈' 올해의 PC 게임 등 다양한 수상을 받으며 언노운월즈의 개발력을 증명했다.
크래프톤은 최근 문브레이커 비공개 시연회를 열었다. 찰리 클리블랜드 언노운월즈 대표가 전반적인 시스템 설명과 함께 직접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며 문브레이커를 자세히 소개했다.
클리블랜드 대표는 시연에 앞서 "서브노티카 개발 이후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스타크래프트 느낌의 실시간 미니어쳐 전략 게임을 제작해보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브레이커는 5년 동안 열심히 개발했다. 미니어쳐 게임은 요새 만드는 곳이 거의 없지만 과감하게 시도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브레이커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스타워즈'와 같은 환상적인 SF판타지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문브레이커는 플레이어가 10명의 부대원을 지휘하는 사령관이 되어 전투를 펼치는 턴제 전략 테이블탑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오프라인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체스와 유사하다.
적의 사령관을 처치하는 게 승리 조건이다. 하스스톤 마나 개념과 유사한 '신더'라는 자원을 이용하여 유닛을 소환하고 특별한 능력을 발동시킨다. 거리가 먼 적을 끌어오거나, 체력이 적을수록 강해지는 등 다양한 능력이 있다.
테이블탑 뷰를 채용한 이유에 대해 클리블랜드 대표는 "80년 대 유행했던 올드스쿨 게임을 다시 가져오고 싶었다. 특히 '워해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드스쿨을 표방한 만큼 문브레이커는 사실적인 그래픽보다는 플라스틱 미니어쳐 느낌을 강조했다.
문브레이커 전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 위주 진행 방식을 탈피했다는 점이다. 각 유닛의 이동은 범위 내에서 자유롭다. 이는 보다 게임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획일화된 전투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도 높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미니어쳐 게임은 도색 작업 과정을 빼놓을 수 없다. 클리블랜드 대표는 '플레이 하비' 감성을 강조했다. 그는 "취미적 요소를 문브레이커에 잘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도색하는 느낌을 받게끔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게임을 작업하는 동안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종종 도색을 했는데 한 번 하면 빠져들어 쉽게 그만두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스토리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스토리는 사령관마다 모두 개별적으로 감상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팟캐스트 형식 오디오 드라마를 통해 감상 가능한 전망이다. 클리블랜드 대표는 "방대한 세계관 속 각 사령관들이 어떤 관계인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출시 후 스토리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Q. 미니어쳐 비주얼 컨셉트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가?
로봇, 외계인, 인간, 야수 등 다양한 유닛들이 있는데 특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특유의 다채로운 색상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또한 유닛에게 슬픔이나 기쁨처럼 여러가지 감정도 담아내려고 했다.
Q. 테이블탑 미니어쳐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주사위 굴림과 확률인데, 확률에 의한 결정 요소가 적어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다. 문브레이커에는 랜덤성이 꽤 많이 있다. 원거리 공격 시 거리에 따라 명중률이 다르고, 은폐, 엄폐물에 따라 데미지가 들어가는 확률 차이도 존재한다. 또한 크리티컬 확률도 따로 계산된다. 이 모든 것들이 랜덤기반의 다이스롤-룰이다.
Q. 도색 기능을 보면 유닛 수집에 대한 이용자 만족감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내 유닛들의 획득 방식이 궁금하다.
우선 문브레이커는 기본적으로 '페이 투 다운로드' 게임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블랭크'라는 인게임 화폐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부스터 팩을 구매해서 유닛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처음 스팀에서 구매하면 충분한 재화가 있어 초반부에는 대부분의 유닛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유닛이 나올 예정이다. 문브레이커가 수십 년 동안 지속되길 바란다.
Q. 언급한 워해머나 엑스컴, 그리고 턴제 전투 요소가 들어간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같은 게임을 보면 지형의 고저차가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데 문브레이커 전장에는 그런 요소가 없어보인다. 지형에 따른 전략적 요소가 도입될 예정인가?
고저차에 따른 전투 매커니즘은 시도해봤지만 적용하기 어려웠다. 현재로서는 고저차 매커니즘을 넣을 예정이 없다. 대체 요소로 수증기, 엄폐물 등의 오브젝트가 있다. 물론 향후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
Q. 전통적인 미니어쳐 게임처럼 처음부터 로스터에 소속된 모든 모델을 늘어놓고 시작하는 모드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만들면 문브레이커만의 재미는 없을 것 같았다. 한 번에 늘어놓는 방식을 채택하면 전략이 획일화될 것 같았다. 이는 문브레이커가 추구하는 방향은 아니다. 우리는 현대적인 랜덤성을 원했다. 어느 정도 스킬 격차를 발휘할 수 있고 전략도 끊임없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1턴에 75초라는 촉박한 시간 떄문에 보는 입장에서도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추가적인 모드는 생각할 수 있다. 유저들이 원한다면 고려할 예정이다.
Q. 턴제의 전투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건가. 공격과 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지, 둘 다 가능하다면 공격은 무조건 1회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이건 컨트롤 하기 나름이다. 어떤 유닛은 자원이 없을수록 강해지는 유닛도 있다. 전략적인 요소가 굉장히 많다. 공격과 이동은 문브레이커 전략의 정수다. 직접 플레이하면서 "이땐 이렇게 움직이면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재미를 유저들도 느꼈으면 한다.
Q. 도색 기능에서 ‘오토 마스킹’ 외에도, 직접 원하는 부분을 지정해서 마스킹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을 생각은 따로 없는지?
없다. 실제 페인팅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 포토샵 느낌의 찍어내는 방식은 아닌 것 같았다. 다만, 마스킹 테이프를 활용해서 부분 도색을 할 수 있게끔 해놨다. 아날로그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Q. AI로 진행되는 대결은 보여줬다. 스토리를 더 강조한 싱글 플레이 모드도 있는지 궁금하다.
싱글 플레이 모드 생각은 해봤다. 하지만 스토리는 오디오 드라마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는 별도다. 현재로서는 섞여있지 않다.
Q. 도색 시스템 디테일이 놀랍다.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을 듯 한데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한 이유는 무엇인가?
도색은 미니어쳐 감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영감을 받은 워해머도 이렇게 했다. 미니어쳐 게임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디테일하게 구성했다. 유저들도 이 도색 기능을 많이 이용해줬으면 한다. 과장을 보태면 이 게임의 절반은 도색이다.
Q. 오디오 드라마 형식이고 도색 등 작업을 하며 즐길 수 있게 하려면 더빙이 필요할텐데, 게임이 서비스되는 언어별로 더빙이 제공되는가? 아니면 일부 주요 언어를 제외하고는 자막으로 제공되는지?
팟캐스트 플랫폼을 통해 공개가 될텐데 팟캐스트 안에는 자막이 없다. 하지만 스크립트를 함께 공개할 것이다. 인게임 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어는 일부 언어만 지원할 것이다. 번역을 하려면 정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모든 언어로 번역할 수는 없었다.
Q. 워해머같은 미니어쳐 게임이나 다른 IP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기대할 수 있는지?
없다. 문브레이커만의 월드를 원한다. 우리만의 월드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Q. AI 대전과 PvP 각각 한 게임 당 플레이 타임은 평균 몇 분 정도로 진행되는가?
통계를 보니 12분이 걸렸다. 하지만 힐러 유닛도 있고, 방어력이 높은 유닛을 통한 버티기 작전을 하는 등 전략 요소에 따라 격차가 있기는 하다. 그래도 최대한 12분 가량의 플레이 타임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