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날’이다. 그리고 5월 5일은 가정의 또다른 중심인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국가가 제정한 법정 휴일이다.
게임세상에도 어린이날은 신나게 뛰어노는 날이다. 가령 지난해에는 엔씨소프트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H3’는 ‘핑크퐁 아기상어’와 콜레보한 바 있다. 핑크퐁 아기상어 유니폼을 입은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올해 어린이날 게임세상에서 가장 주목을 받을 만한 게임은 해긴의 메타버스 게임 ‘플레이투게더’다.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세계 ‘카이아 섬’을 배경으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형 게임이다.
지난해 4월 정식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 일 사용자 수(DAU) 400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한때 하루 DAU 300만명 1위에 올라 해긴조차도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플레이투게더’에는 지난 3월 31일 오픈한 신규지역 ‘다운타운’에 ‘이루다’와 ‘이로운’ 어린이 NPC(Non-Player Character)가 등장했다. 어린이날 맞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NPC 형제들이다.
■ 이루다-이로운 형제 “서비스초기부터 두 형제 팬이자 유저로 의견 전달”
NPC는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다. 플레이어에게 퀘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도우미 캐릭터로 보면 된다.
‘이루다’와 ‘이로운’ 어린이 NPC는 다름아닌 이창윤 사업개발팀장(부장)의 두 아들이다. 게임 개발 시작부터 두 아들로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이들 형제는 서비스 초기부터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면서 아이들의 시선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많이 내주는 등 ‘플레이투게더’와는 ‘찰떡궁합’이었다.
자연스레 개발팀에서 다운타운에 놀러 온 아이들을 모티브로 NPC와 퀘스트를 기획하면서 이들을 모델로 제작했다.
NPC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출시부터 시선을 끌었다. 물론 유저들은 이 형제가 해긴의 임직원의 아들들이라는 점은 알 수 없었다. 형제들은 게임 사상 최초로 게임의 설정 메뉴에 있는 제작진(스태프) 스크롤에도 포함되었다.
‘플레이투게더’는 이미 코스튬 공모전, 카이아 영화제 등을 비롯해 평소 유저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하려고 노력해왔다.
이창윤 부장은 “서비스 초기부터 아이들이 ‘플레이투게더’의 팬이자 유저로서 게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니게임이나 코스튬에 대한 재미있는 의견을 많이 이야기해줘서 개발팀에 전달하고는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아이들이 자랑했다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 개발팀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글로벌 빅히트 ‘플레이투게더’...신규 NPC와 퀘스트 글로벌 유저들 긍정적 반응
그렇다면 이 형제 NPC는 게임 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다운타운을 방문한 유저들에게 두 개의 일일퀘스트(게임 진행시 풀어내야하는 과제)를 낸다.
우선 다운타운에 숨어있는 동생 NPC 찾기 퀘스트로 다운타운에서 놀다가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인데, 동생이 숨어버렸다며 찾아달라는 퀘스트를 요청한다.
다운타운에서 무작위로 동생 NPC가 등장해서 뛰어다니고 있으며, 유저는 해당 NPC를 찾아 다시 이루다 NPC에게 돌아가면 인게임 재화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다른 일일퀘스트는 다운타운에서 잃어버린 동생의 신발 찾기 퀘스트다. 동생이 다운타운의 특정 장소에서 놀다가 신발을 잃어버렸다며 찾아달라는 퀘스트를 요청한다.
영화관부터 축구장, 야구장까지 지정된 장소로 이동하면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신발들이 있다. 아이콘과 동일한 신발을 찾아 이루다 NPC에게 돌아가면 인게임 재화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신규 NPC와 퀘스트에 대해 글로벌 유저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때론 불만이 섞여들기도 한다.
실제로 페이스북, 디스코드 등 글로벌 팬 커뮤니티에서 이루다-이로운 NPC와 동일한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거나 퀘스트 완료를 인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튜브에도 퀘스트 관련 영상이 다수 업로드되고 있다.
유저들은 “계속 돌아다니고 진짜 빠르다. 찾아도 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다”, “로운이는 너무 빨라서 아마 계속 길을 잃고 있을 거다”, “로운아, 집에 가야돼! 형이 널 찾고 있어!” 등 난이도가 높은 미션을 준 형제에게 귀여운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두 개의 퀘스트 중 동생 NPC를 찾는 미션이 다운타운의 규모가 크고 NPC가 요리조리 잘 피해서 다니다 보니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글로벌 빅히트 ‘플레이투게더’ 한때 전세계 구글 앱 전체 다운로드 1위
해긴의 ‘플레이투게더’는 한때 전세계 구글 앱 전체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카카오게임즈 100억 원, 넵튠 300억 원 등 총 1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해긴의 대표는 한국 모바일게임 1세대로 컴투스의 창업자 박지영 대표와 공동창업자이자 부사장이자 남편이었던 이영일 대표다.
해긴은 순수한 한글 이름이다. ‘해가 길다’는 뜻이다. 영어식로 보면 ‘해피에버’다.
5년 전 2017년 10월 회사 설립 직후 기자가 찾았을 때 이 대표의 말을 기억한다. 그는 "아이들도 재미있는 게임, 어른들도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컴투스 매각 전 자신이 3년간 개발했던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메가히트를 했다. 게임으로 컴백한 이 대표는 "아이들도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목표에다 "'서머너즈 워' 같은 글로벌에서 통하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마치 메이저리그 명타자 베이브루스라는 전설의 타자가 '예고홈런'을 쳤던 것처럼 그의 해긴은 ‘플레이투게더’라는 글로벌 메가히트를 쳐냈다.
'해가 길고, 해피에버'의 회사명 그대로 설립 5년만에 홈런을 쳐낸 것이다. 그것도 전세계 게임산업에서 가장 인기있는 키워드, 바로 ‘메타버스(Metaverse)’로 말이다. 어린이도 같이 즐길 수 게임으로 말이다.
한편 누구나 공격 가능한 오픈월드 게임에서 어린이 NPC에 대한 공격 금지는 불문율이다. 오픈월드 게임의 대부격인 'GTA' 시리즈는 물론, '엘더스크롤' 등은 물론, '포스탈'이나 '헤이트리드' 같은 범죄 게임에서도 어린이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는 것이 일반화 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