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도박법을 위반한 혐의로 1000만유로(135억원)의 벌금형을 받았던 EA가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네덜란드 최고 행정법원은 9일(현지시각) EA의 스포츠게임 ‘피파(FIFA)’ 시리즈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피파 얼티밋 팀 팩(FIFA Ultimate Team Pack)’이 네덜란드의 도박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벌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2020년 헤이그 지방법원이 도박법 위반으로 EA에 최대 1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2018년 네덜란드 게임 당국은 ‘피파’를 비롯해 총 4개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법을 위반했다며 “해당 부분을 수정하라”는 경고를 내렸다. 이 중 3개 게임은 당국의 경고를 받아들여 게임을 수정했으나, EA는 불복했다. 결국 헤이그 지방법원은 벌금형을 내렸고 EA는 항소했다.
‘피파’ 시리즈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피파 얼티밋 팀 모드(FUT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FUT 모드는 유저가 자유롭게 선수를 영입해 자신만의 드림 팀을 꾸릴 수 있는 콘텐츠로, 확률형 아이템인 카드팩에서 선수 카드를 뽑거나 다른 유저로부터 카드를 구매해 즐길 수 있다. 카드팩은 게임에서 획득하는 무료 재화(코인) 또는 유료 재화(캐쉬)로 구할 수 있다.
네덜란드 최고 행정법원은 카드팩을 획득하고 개봉하는 것은 독립적인 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일부이기 때문에,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도박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유저들 대부분이 유료 재화가 아닌 무료 재화로 카드를 구매하고 있으며, 아이템 거래 시장에서 팩 거래보다는 계정 거래가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팩의 현금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법원측은 “EA는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벌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EA측은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EA 대변인은 외신 유로게이머의 인터뷰에서 “오늘의 결정은 피파 및 FUT 모드의 어떤 부분도 도박이 아니라는 우리의 입장을 입증시켜줬다”며 “EA는 선택, 재미, 공정성 및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