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Steam)에서 얼리억세스로 서비스중인 님블뉴런의 MOBA 배틀로얄 게임 ‘이터널 리턴(구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을 카카오게임즈 플랫폼(다음게임)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다. 카카오게임즈와 님블뉴런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7월 22일 카카오 이터널 리턴(카카오 ER)이 오픈한다”며 “7월 1일부터는 캐릭터 및 스킨을 지급하는 사전예약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ER’은 다음게임의 계정을 통해 게임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이터널 리턴’이 글로벌 원빌드, 단일 서버 정책을 취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게임즈 유저와 스팀 유저가 같은 서버에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 님블뉴런측은 양쪽이 각각 운영되는 방식이지만, 모든 서비스가 동일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터널 리턴’에 탑재된 ‘친구 시스템’을 통해 보다 편리한 팀 매칭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터널 리턴’은 님블뉴런의 배틀로얄 게임 ‘블랙서바이벌’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탄탄한 세계관에 젊은 세대들이 익숙한 모바일 장르적 특성을 융합한 게임으로,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이라는 이름으로 2020년 10월 스팀 얼리억세스로 출시됐다. 출시 이후 트위치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12월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5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작 반열에 올랐다.
‘이터널 리턴’의 개발 기조는 ‘유저와 함께 만드는 게임’이다. 님블뉴런은 개발을 시작한지 6개월만인 2019년 4월 1차 개발 빌드를 스팀에 등록시키고 테스터들을 모았으며,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왔다. 5번의 알파 테스트, 클로즈베타테스트, 오픈베타테스트 등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치는 동안 게임의 완성도는 높아졌고 테스터들의 숫자도 점차 불어났다.
김남석 님블뉴런 대표는 “5차 테스트까지 부분적인 성과는 있었지만, 수요층이 정말로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컸다”며 “듀오/스쿼드 모드를 추가한 6차 테스트부터 유저 반응이 점차 좋아지는 걸 느꼈다. 마케팅 비용으로 받은 2000여만원을 어떻게 잘 쓸까 고민하다가 트위치에 썼는데, 운좋게 뜨거운 반응을 얻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우리에게 과분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터널 리턴’의 개발 속도가 유저들의 요구에 못미치면서 하락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팀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유저들 반응이 빠르긴 하지만 한번씩 식을 때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쉴 새 없이 개발한다. 그러다보니 유저들의 요구와 개발 속도가 만나게 된다. 다행히 6월에 적용한 업데이트 때 많은 분들이 복귀를 해주셨다. 참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터널 리턴’은 얼리억세스를 시작한 후 카카오게임즈를 파트너로 맞이했다. 올해 3월 카카오게임즈와 님블뉴런은 ‘이터널 리턴’의 한국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일반적인 퍼블리싱 계약과는 다른 방식이다. 님블뉴런은 개발, QA, 게임 운영, BM(비즈니스 모델), e스포츠를 담당하고 카카오게임즈는 마케팅, PC방 서비스, 홍보 등을 전담한다. 이름도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에서 ‘이터널 리턴’으로 바꿨다.
김 대표는 “사실 테스트를 한참 진행하면서 마케팅 비용 때문에 국내외 퍼블리셔들을 많이 찾아갔는데 다 거절당했다”며 “그 중에는 카카오게임즈도 있었다. 한번 거절당했다가 파트너가 된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생각해보면 카카오게임즈에서 큰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PC사업본부장은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우리가 거절했을 때의 버전은 아이템 세팅이나 속도감에서 부족함을 보였다”며 “하지만 3~4개월이 지난 후 스팀 얼리억세스 버전을 보니 전혀 다른 게임으로 환골탈태했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도 MOBA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곳을 열심히 찾고 있었는데 마침 님블뉴런을 만나게 된 것”이라며 “처음에는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님블뉴런은 뚝심 있게 개발을 진행해 스팀 얼리억세스에서 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사는 한국 시장은 물론, 더 나아가서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잘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ER’ 오픈과 함께 대형 콜라보레이션 이벤트와 브랜딩 마케팅을 전개한다. 다만 누구와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하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카카오프렌즈는 아니다”라며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들이 독특하기 때문에 카카오프렌즈 스킨을 덮어씌울 생각은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캐릭터들이 예쁜 만큼 현실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돌 콜라보레이션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터널 리턴’의 e스포츠에도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있는만큼 2021년까지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2022년부터 PC방 대회 및 온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근욱 님블뉴런 공동 PD는 “이터널 리턴은 (트위치) 방송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만큼 보는 재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자부하고, e스포츠 게임으로서 성장해나가고자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도 참석했다. 조 대표는 “님블뉴런은 유저 피드백을 여러 번 받아 게임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이터널 리턴을 만들어왔고, 지난해 스팀 얼리억세스에서 열렬한 관심 속에 게임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 왔다”며 “오래 사랑받는 글로벌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카카오게임즈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