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와 중국 넷이즈가 공동 개발중인 신작 모바일 MMOPRG ‘디아블로 이모탈’이 한국에서도 곧 비공개 알파테스트에 돌입한다. 한국 지역 테스트는 5월 20일에 시작되며, 한국어 현지화 작업도 일부 이루어진다. 블리자드측은 “현지화 콘텐츠는 아직 개발중”이라며 “최종 버전에는 완전한 한국어가 지원된다”고 전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이모탈’ 한국 테스트를 맞아 개발진들과의 화상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와이엇 챙(Wyatt Cheng) ‘디아블로 이모탈’ 게임 디렉터와 스캇 쉬코프(Scott Shicoff) ‘디아블로 이모탈’ 총괄 게임 디자이너가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인 ‘디아블로 이모탈’은 4월 21일 호주에서 비공개 알파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신규 직업 ‘성전사’ ▲신규 지역 및 던전 ▲진영 PvP 콘텐츠 ‘투쟁의 주기(가칭)’ ▲8대8 PvP 콘텐츠 ‘전장’ ▲악마를 쓰러트려 힘을 빼앗는 ‘지옥성물함’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가 선보인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진영 PvP 콘텐츠 ‘투쟁의 주기’다. 유저들은 ‘모험가’로 시작해 ‘그림자단’과 ‘불멸단’ 중 하나를 선택한다. ‘불멸단’은 최대 48인이 참여하는 레이드 콘텐츠 ‘카이온의 시련’을 이용할 수 있는 기득권층이며, ‘그림자단’은 ‘불멸단’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는 도전자 집단이다. ‘불멸단’이 패하면 해당 시즌은 종료되며, ‘불멸단’을 끌어내린 ‘그림자단’이 다음 시즌의 새로운 ‘불멸단’이 된다. 모바일 MMORPG라면 으레 갖추고 있는 공성전 콘텐츠와 비슷하다.
그동안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프랜차이즈에서 대규모 PvP 콘텐츠를 선보인 적이 없다. 소수의 인원이 맞붙는 투기장만 도입해 운영해왔다. PvP보다는 PvE에 집중해왔던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공성전 스타일의 대규모 PvP 콘텐츠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고유의 색깔을 해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동 개발을 맡은 넷이즈의 영향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스캇 쉬코프 디자이너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모든 콘텐츠는 블리자드와 넷이즈가 협업해서 만들어낸 것”이라며 “넷이즈측에서 여러 명의 유저들이 한꺼번에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우리의 아이디어를 합쳐 레이드 콘텐츠인 카이온의 시련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리자드와 넷이즈 모두 콘텐츠를 여러 번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선호한다”며 “최적의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유저들로부터 PvP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있었고, 이번 기회에 그들이 원하는 PvP 콘텐츠를 제대로 제공하게 된 것”이라며 “PvP 콘텐츠는 온전하게 유저의 선택에 달렸다. 원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의 깊게 보겠다”고 강조했다.
스캇 쉬코프 디자이너의 말에 따르면 특정 ‘불멸단’의 장기 집권은 불가능하다. 시간이 갈수록 ‘그림자단’의 능력이 점차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멸단’의 인원은 500명으로 제한된 반면, ‘그림자단’에는 제한 없이 인원이 추가될 수 있다. ‘불멸단’의 목표는 최대한 오래 권좌를 지키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림자단은 여러가지 버프를 얻게 되고, 결국에는 한 명의 그림자단이 2~3명의 불멸단을 이길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며 “물론 이 버프를 모으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양 집단 모두에게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만한 동기를 부여하려고 한다”며 “경험이나 보상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와이엇 챙 디렉터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개발 목표 중 하나는 훌륭한 모바일 MMORPG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한 서버 내에서 수백, 수천명의 유저들이 동시에 같은 경험을 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살려내고 싶었다. 새로 추가되는 투쟁의 주기도 이런 소셜한 요소를 잘 드러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1대1 PvP 콘텐츠는 현재로서는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와이엇 챙 디렉터는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팀 플레이”라며 “1대1 모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PvP에서는 개인의 콘트롤 실력과 아이템 성능 모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MMORPG에 흔히 탑재되는 자동 사냥 시스템은 없다. 대신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동 이동 시스템은 있다. 와이엇 챙 디렉터는 “몬스터를 처치하고 아이템을 파밍하는 게 디아블로의 핵심 재미이기 때문에 자동 사냥은 없다”며 “현재 방향성에 대해서는 개발팀 내부에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PC에서 모바일게임을 구동하는 앱 플레이어를 통해서도 ‘디아블로 이모탈’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지원하지는 않는다. 와이엇 챙 디렉터는 “현재로서는 PC 버전을 제공할 계획은 없다”며 “유저들이 앱 플레이어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공식적으로 지원하지는 않겠지만, 제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개발팀은 PvP 콘텐츠를 선호하는 한국 유저들이 이번 테스트에서 ‘투쟁의 주기’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스캇 쉬코프 디자이너는 “한국 유저들이라면 PvP 콘텐츠를 극한까지 즐겨줄 것”이라며 “다양한 게임 플레이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엇 챙 디렉터는 “이전에 디아블로3가 출시됐을 때 한국 유저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기뻤다”며 “개발팀만큼이나 한국 유저들의 디아블로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생각한다. 이번 테스트가 한국에서 시행되는 첫 테스트인만큼 게임 전반적으로 많은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 초기 레벨 디자인이나 핵심 성장 시스템 등 어떤 내용이라도 좋다. 귀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