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 ‘배그 모바일’ 등 잇따라 K-POP 아이돌에 러브콜

내로라하는 글로벌 게임사들이 잇따라 K-POP 아이돌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 동안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아이돌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국내에서만 통하는 ‘내수용 마케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K-POP이 전세계 주류 문화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게임사들도 K-POP 아이돌 모시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서구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방탄소년단과 손을 잡았다. 에픽게임즈는 9월 26일 ‘포트나이트’ 속 소셜 공간인 ‘파티로얄 모드’에서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전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보다 1시간 빠른 이벤트다. 뿐만 아니라 다이너마이트 안무로 만든 이모트 2종을 ‘포트나이트’ 상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픽게임즈는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재능있는 아티스트들과의 파트너십을 항상 모색하고 있다”며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능과 창의성 측면에서 포트나이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전했다.

펍지주식회사와 텐센트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블랙핑크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중이다. 이는 펍지주식회사가 아닌 텐센트가 글로벌 전역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마케팅이다. 게임 속 로비 배경음악은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바뀌었으며, 블랙핑크가 정규 앨범을 낸 이후에는 최신곡으로 교체된다. 또한 게임 내 특설 이벤트 페이지에서 블랙핑크 영상을 상영중이다.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는 최근 중국에서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K-POP 아이돌이 중국 게임 광고에 등장하는 일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2016년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리사가 올해 초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유니2’에 댄스 멘토로 출연하면서 리사의 중국 인기가 급속도로 올라갔고, 결국 슈퍼셀의 광고 모델로 낙점됐다. 리사가 한국인이 아닌 태국인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전세계에서 발생한 K-POP 관련 트윗은 61억 건에 달한다. 방탄소년단 페이스북의 팔로워 수는 1400만명, 블랙핑크의 페이스북 팔로워 수는 1000만명이 넘는다.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브롤스타즈’는 K-POP 마케팅으로 많은 수의 모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POP 마케팅의 실제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주로 젊은 남성들로 구성된 게이머들과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K-POP 팬들의 교집합 영역이 작은 탓이다. 오히려 K-POP의 인기에 게임이 묻혀버리는 주객전도 현상도 발생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K-POP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지 않는 것도 같은 까닭이다. 한 게임사는 자사의 게임 행사에 매년 인기 걸그룹을 초대가수로 세웠으나, 몇 년 전부터는 초대가수 없이 게임 이벤트로만 행사를 채우고 있다. 관계자는 “K-POP 아이돌을 부르면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가수 팬들이 행사 티켓을 쓸어가는 바람에 게임 유저들이 참가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가수가 주인공이 된 듯한 행사 분위기에 게임 유저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이상 K-POP 아이돌을 부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이머들이 K-POP을 배척하는 분위기는 해외도 다르지 않다. 최근 대세 게임으로 떠오른 ‘폴가이즈’는 방탄소년단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순식간에 ‘좋아요’ 2만7000개가 달렸지만, “K-POP으로 게임을 망치지 말라. 콜라보를 하면 게임을 하지 않겠다”며 결사 반대하는 댓글도 그에 못지 않게 쏟아졌다. 해외 게임사들이 K-POP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섣불리 ‘국뽕’에 빠지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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