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G 레이싱서 당당히 1위 쾌거...기술 진보에 맞는 내실 갖춰야

[MWC2019 퀄컴 전시관. 사진=최종신]

인공지능(AI) 기술이 상용화되어 일상의 제품에 탑재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더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동차와 가전에서부터 면접을 보는데 활용되기도 하고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판독하거나 법전과 판례를 분석하는 데에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서야 각광을 받은 듯한 인공지능은 그 근간을 이루는 핵심 기술의 학문적 체계를 갖추기 시작한 시기로 보면 벌써 수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입니다.

1950년대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는 이미 AI 연구소가 설립되었었고, 매카시와 마빈 민스키, 앨런 뉴웰과 허버트 사이먼 등에 의해 학문적 체계를 갖춰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IBM의 ‘딥블루’가 세계 체스계의 최강자인 러시아 게리 카스파로프에게 승리를 거둔 것도 벌써 20여 년 전인 1997년의 일입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체계가 갖춰진 것과 상용화에 접목되는 간극에는 이렇듯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기술의 완성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적정 수준에서 비용 대비 성능에 대한 접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 분야에 걸맞은 하드웨어 성능이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된 최근에서야 과거 이론으로만 머물렀던 기술들을 주변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암호화 화폐 이슈로 역시 세인들에게 익숙해진 블록체인 기술도 역시 하드웨어 성능이 적용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블록체인의 퍼포먼스는 우선 얼마나 많은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PS(Transaction Per Second)로 측정되는 처리 속도는 새로운 거래(처리)가 발생했을 때 이를 블록체인의 분산되어 있는 장부에 결과로서 반영하는 속도를 가늠하게 됩니다.

TPS는 블록체인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의 구조적인 설계 방향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기본적으로 하드웨어와 네트워크의 성능에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TPS가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를 결정하는 또 다른 항목인 블록 생성 시간과 확정 시간에 의해 성능이 좌우됩니다.

블록 생성 시간은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에 따른 고유 성능으로 블록체인의 신규 생성을 위한 일종의 지연시간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TPS는 트랜잭션이 빈번하게 일어날 경우에 의미가 있는 지표이지만, 블록 생성 시간은 블록체인 고유의 근본적인 성능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항목인 확정 시간은 새로 발생한 트랜잭션의 정합성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즉, 새로운 트랜잭션이 최신 블록에 포함되어 안전하게 저장되었는지를 확정하기 위해 몇 번의 컨펌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정해지고 이를 위한 지연시간을 나타낸 것이 확정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 세 가지 항목으로 이뤄진 블록체인의 성능에 따라, 해당 적용분야의 상용화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방안이 매우 다양하게 제안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투표 시스템으로서 위 변조 방지는 물론 특정 주체에 위한 중앙화를 배제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 대두되고 있기도 합니다.

또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는 의료 정보가 병원과 상관없이 잘 보존되어 필요시 활용될 수 있는 데에도 블록체인 활용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탈 중앙화'를 요구 사항으로 하는 거의 모든 비즈니스 모델에 블록체인이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블록체인의 성능이 이 모든 활용 제안의 성공 유무를 가능 짓는 변수가 되겠습니다.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블록체인이 접목되었다고 해서 소요시간이 수분이나 더 오래 걸린다면 어느 누구도 이 기술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적용 가능한 서비스의 수준에 비해 과도한 마케팅은 자칫 블록체인 기반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실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예전 삼성전자가 무르익지 않았던 화자 종속의 음성인식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한 결과, 일반인들의 음성인식 기술 성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당시 배우 안성기 씨가 광고 모델로 출연해 다급한 순간 애니콜로 기차 위에서 본부를 외치며 음성으로 전화를 걸던 TV CF는 엄청난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휴대폰이 말을 알아듣는 사실에 모두 신기해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성능이 뒤따라 주지 않았던 음성인식 기술은 실제 제품을 사용한 유저들에게 실망으로 이어졌고, 오히려 제품 소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는 과잉 마케팅의 부정적인 사례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표방하는 탈 중앙화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암호화 화폐에 대한 투기 과열 이슈에서 벗어나 차분하고 근본적인 기술 진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근본적인 성능 관련 과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새로운 통신 환경 5G에 대한 과잉 마케팅이 자주 눈에 띕니다.

아직은 5G의 이상적인 최적의 통신 속도가 나오는 SA 5G 중계망이 전국을 커버리지로 아직 설치되지 못했고,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기본적인 개인 간 통신을 넘어선 기업용 혹은 산업 용 스마트한 기능 구현을 하기 전 단계입니다.

그러나 이미 마케팅 메시지는 5G 전화만 개통하면 한참 뒤에 가능한 것들이 당장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통신환경을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사용화하는 성과의 레이싱에서는 당당히 1위를 끊었습니다. 이제 실제 필드에서 내실 있는 성과를 빠르게 구현해야 하는 진검 승부가 시작된 것입니다. 명분에 걸맞은 후속 투자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기인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술의 진보에 속도를 맞춰 내실 있게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만이 소비자가 화답하는 굳건한 상업적 성공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글쓴이=최종신 우리넷 부사장    

최종신은?

(주)우리넷 부사장이자 위더스필름 대표이사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와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역임했다.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엑스박스(Xbox) 사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에서는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기획팀에서 근무했고, 게임백서 집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진흥전략추진단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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