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버전 아이폰과 시장의 반응이 애플의 변곡점 탈출 최대의 분수령

애플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인해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산업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1월 2일 자사의 2019년도 1분기 (한국 기준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지난해 11월에 당초 제시했던 930억 달러(약 104조 1135억 원)에서 불과 두 달 사이에 약 9% 정도 하향 조정한 840억 달러(약 94조 380억 원)로 정정했습니다.

내부에 250조가 넘는 현금 자산을 보유한 애플이 분기에 한화로 약 9조 정도의 실적을 하향 조정한 것 치고는 전 세계 ICT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지나치게 커 보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과거 수년 동안 성장세에 있었고 단기에 실적을 하향 조정한 전례가 없는 만큼 투자자와 관련 산업계는 이 뉴스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의 이러한 매출 전망 하향 조정은 당장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유관 업체들의 실적 하향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현재 iPhone Xs, Xs MAX에 OLED 디스플레이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분기 실적 공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만, 실적 하락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밖에 애플의 사업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한국 기업인 LG이노텍, SK하이닉스 등이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플은 자사의 실적 하향 조정의 주원인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중국 내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돌리고 있는 듯합니다.

때를 맞추어 애플이 그동안 대부분 출고 물량의 생산을 의뢰해 왔던 중국 내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의존도를 낮추고 대신 인도의 협력업체에 대한 물량 배정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아이폰이 전에 비해 신규 구매를 자극할 만한 혁신의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고집했던 제품에 대한 몇몇 가이드라인들을 조정하며 시장 요구사항에 대한 상업적인 대응을 지속해왔던 애플의 수장 팀 쿡으로서는, 실적 상승의 하락 반전 변곡점을 극복해야 하는 취임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의 스티브 잡스가 시장을 흔들 당시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위기 돌파의 유일한 해법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뿐이라고 생각됩니다.

노치 스타일과 홈버튼을 없애서 나름대로 디자인의 변형을 꾀했던 iPhone X의 개선 버전인 Xr, Xs 시리즈로는 시장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게다가 중국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들이 발 빠르게 아이폰 X  디자인의 카피캣(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따라 하는 제품)을 훨씬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다수 출시해 놓은 상황입니다.

[iPhone X. 사진=애플 홈페이지]

중국 현지 매장을 방문해서 진열된 제품들을 보면 iPhone X 시리즈와 쉽게 구별이 안 되는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여러 모델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디자인, 그리고 철저하게 중국 현지에 맞는 각종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을 무기로 중국의 토종 업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카피캣은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해왔습니다.

과거처럼 외산 제품인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을 소유하려던 중국 내 소비층의 로열티는 이미 희석된 지 오래입니다.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애플의 그것보다 더 눈에 띄게 줄어 이제 한 자리 숫자 정도를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변하지 않는 시장은 없다”는 진리를 우리는 여기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소비층은 물에 뜬 기름 같아서 바람에도 흔들리고 얕은 파고도 이기지 못하는 부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리를 지어 움직이기도 하지만, 특정 제품을 미리 정해서 목표 구매를 하는 성향도 두드러집니다.

이른바 얼리어답터라 불리는 선단의 소비계층은 그동안 애플의 대표적인 구매 지지계층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이러한 얼리어답터의 로열티(충성도)를 공략하는 마케팅은 이미 외산 업체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샤오미가 대기 수요계층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시장 점유를 높여갔던 사례나, 화웨이가 유명 광학 카메라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라이카와 제휴하여 고가 전략에 성공한 것을 보면 이미 중국의 토종 업체들도 애플이 구사했던 강력한 로열티의 고정 수요계층을 확보하는 전략을 체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거센 중국 업체들의 도전에 대응하는 애플(삼성도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의 최대 무기는 디자인과 기술, 마케팅 등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임팩트 있는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적인 디자인, 기술력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제품만이 애플의 현재 처한 위기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디스플레이 소재 산업의 방향이 보다 더 혁신적인 폴더블, 롤러블 등으로 과격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완성 업체들의 시장 대응에 대한 요구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조만간 현재의 평판 위주의 디스플레이 디자인과 거리가 먼, 매우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치는 날로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준비 중일 것으로 보이는 차기 버전의 아이폰과 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애플의 변곡점 탈출을 위한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쓴이=최종신 우리넷 부사장   

최종신은?

(주)우리넷 부사장이자 위더스필름 대표이사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와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역임했다.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엑스박스(Xbox) 사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에서는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기획팀에서 근무했고, 게임백서 집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진흥전략추진단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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