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CBT 앞둔 김광삼 펄어비스 ‘섀도우 아레나’ 총괄PD 인터뷰

펄어비스의 액션 배틀로얄게임 ‘섀도우 아레나’가 1월 2일부터 나흘간 한국 및 러시아에서 2차 CBT(비공개시범테스트)에 돌입한다. 1차 CBT에서는 게임 밸런스와 안정성을 위주로 검증했다면 2차 CBT에서는 랭킹 시스템, 티어 시스템 등의 살을 붙인 후 유저들의 반응을 알아볼 예정이다.

2020년 상반기 출시를 목전에 앞둔만큼 개발진의 행보가 숨가쁘다. 1차 CBT가 끝난지 불과 한달 남짓만에 2차 CBT가 진행된다. PC 온라인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촉박한 일정이다. 안양시 펄어비스 사옥에서 만난 김광삼 ‘섀도우 아레나’ 총괄PD는 “출시 전까지 한달 간격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테스트는 필요한만큼 추가로 더 하겠지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섀도우 아레나’는 ‘검은사막’의 배틀로얄 콘텐츠인 ‘그림자 전장’을 발전시킨 스핀오프 형태의 게임이다. 별개의 게임으로 독립하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데미지를 우겨 넣는 RPG 특유의 전투 방식을 버리고, 가위바위보처럼 상성을 생각해 공수를 주고받는 대전액션게임의 전투 방식을 따랐다. 그래서 장르도 액션 배틀로얄게임으로 포지셔닝했다.

김 PD는 “섀도우 아레나의 장르는 배틀로얄이 아닌 대전액션게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배틀로얄은 장르라기보다는 승리 룰(rule)”이라며 “총을 쏘는 배틀로얄게임들도 배틀로얄 룰을 채택한 FPS게임 장르에 속한다고 본다. UI(유저인터페이스)를 비롯한 기본 시스템이 FPS게임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 게임은 대전액션게임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드 뷰에서 1대1로 맞서 싸우는 ‘철권’, ‘스트리트파이터’ 등의 전통적인 대전액션게임과도 많이 다르다. 오늘날 대전액션게임은 이른바 ‘고인물’들만 즐기는 마니아 장르다. 점차 스킬이 추가되고 조작법이 복잡해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PD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마니아 성향이 강한 대전액션게임의 복각판이 아니다”라며 “대전액션게임 초창기의 매력과 흥분을 되살리면서 학습 난이도를 낮추고 싶은 것이다. 커맨드 입력 방식이 아닌, 숫자키로 간단하게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초보자들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를 2차 CBT에 추가한다. 광전사 콘셉트의 ‘고옌’이다. 이 캐릭터는 평타가 매우 느린 대신 스킬 파워가 엄청나게 강하고 범위가 넓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체력이 줄어들고, 스킬을 명중시키면 체력을 회복한다. 또 체력이 20% 미만일 때 더욱 강해진다.

김 PD는 “정교한 싸움을 싫어하고 큰 한방을 좋아하는 아저씨 유저를 겨냥한 캐릭터”라며 “물론 고옌이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조작은 매우 쉽지만 체력 관리가 어렵다. 굳이 조준을 정확히 하지 않아도 명중시킬 수 있는 대신, 체력 관리 딱 한가지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CBT에 추가되는 ‘봉인된 상자’ 시스템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유저가 게임 시작 전에 특정 아이템(무기, 방어구, 소모품)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갖고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대신 이 아이템은 잠금 상태이기 때문에 초반에 사용할 수 없다. 몬스터를 일정 수 잡아서 해금해야 하며, 강력한 아이템일수록 많은 수의 몬스터를 필요로 한다.

김 PD는 “최고 아이템인 검은별 무기의 경우 거의 100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해야 해금된다”며 “게임이 거의 끝날 때쯤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개발진 내부에서는 이 상자를 ‘존버 상자’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스템을 통해 초반에 강하게 밀어붙일지, 아니면 후반에 힘을 실을지 운영전략을 짤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이 정착한다면 나중에 아이템 제작 시스템이 도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용자들의 순위를 보여주는 랭킹 시스템, 실력에 따라 티어를 나누고 매칭을 제어하는 티어 시스템, 자유롭게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연습 모드, 어떤 캐릭터를 많이 했고 어떤 캐릭터를 잘하는지 보여주는 숙련도 시스템 등이 이번 CBT에 추가된다. 경기 진행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드래곤이 난입하는 시스템도 선보인다.

펄어비스는 ‘섀도우 아레나’를 통해 자사의 강점 중 하나로 웰메이드 액션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동안 사람들이 생각하는 펄어비스의 장점은 자체엔진이나 그래픽 퀄리티 등이 주를 이루었지만, 의외로 액션도 강하다는 게 김 PD의 설명이다. 그는 “펄어비스에는 액션에 특화된 개발자들이 많은데, 그런 게임들을 만들지 않아서 사람들이 모른다”며 “그래서 섀도우 아레나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액션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싶다. 잘 만들고 싶고,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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