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계약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 열려

“리그 운영 주체로서 제도를 제대로 마련하고 사후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미흡했다. 앞으로 선수들의 권익 향상에 더욱 노력하겠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가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계약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최근 불거진 ‘카나비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번 토론회는 하태경 국회의원, 이동섭 국회의원,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주최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박 대표는 제일 먼저 청중들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의 뜻을 표한 후, 카나비 선수 계약 및 선수권익보호를 위한 후속 조치 경과를 발표했다.

박 대표가 밝힌 후속조치는 2020년 1분기 안에 ▲ 선수 및 코치 계약서 전문 제출 의무화 ▲리그 전반 모든 계약서 전수 조사 및 대응방안 수립 ▲정부 차원의 LCK 표준 계약서 도입 ▲ 프로팀 관계자의 에이전트 사업 참여 금지 ▲선수 계약 체결시 미성년자 여부 사전 고지 의무화 ▲미성년 선수 계약 관련 변동 사항 발생시 법정 대리인 사전 동의 의무화 ▲미성년 선수 별도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2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는 선수 최저 연봉 인상을 검토하고, 프로팀 연습생 실태 및 프로팀 아카데미 사업 현황 조사 후 필요시 대응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선수들이 불공정 계약 및 부당 처우 등을 신고할 수 있는 민원 창구와 선수 전용 무료 법률 검토 서비스 창구를 개설하겠다는 대책도 내세웠다.

그리핀의 모기업인 스틸8에는 관련 경영진을 교체하고 지분관계를 청산할 것을 요청했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문제를 일으킨 경영진들이 다시는 LCK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신규 팀이 LCK에서 활동하려면 우리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만약 이 사태와 관련된 사람이 소속되어 있다면 절대로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에게 징계를 내렸던 일에 대해서는 “김 감독은 선수 권익보호 개선을 위한 오늘 토론회가 열릴 수 있게 한 주역이고, 내부고발자로서 포상을 받아야 한다는 팬들의 의견을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또다른 내부고발자들의 피해사례를 접수했기에 징계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를 내렸다가 유보한 이유는 말 그대로 원점에서 다시 조사하겠다는 뜻이지, 사건이 잠잠해진 후 다시 징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제3자 기관에 의뢰해 처음부터 다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징계를 적절하게 내렸는지를 조사할 것이며, 이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도 LCK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협회가 맡은 바 소임을 다했는지 되돌아보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수 권익 보호 부분에 많은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협회는 법률 전문기관에 의뢰해 e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2020년 LCK 스프링이 개막하기 전 참가팀을 대상으로 신규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e스포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선수 권익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박승범 문체부 과장은 “필요하다면 선수등록제를 법제화하겠다”며 “또한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지만, 여성가족부와 협의해서 미성년자 선수들에게 셧다운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고민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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