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 페스티벌, 11개 후원사 참여해 인디게임 생태계에 활력

“인디게임 행사라고 하니 처음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죠. 거절당하고 다니는게 저의 일이었습니다.”

지난 8일 막을 내린 부산 인디게임 축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페스티벌 2019)에서 만난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수석부회장 겸 BIC 페스티벌 대외협력분과 위원장의 말이다.

2015년부터 매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BIC 페스티벌은 인디게임 개발사와 유저가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는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다. 올해는 130여종의 국내외 게임이 참가하는 등, 이제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로 우뚝 성장했다. 올해에는 1만3023명의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경신했다.

김현규 부회장은 첫 회 BIC 페스티벌 때부터 지금까지 이 행사를 위해 뛰고 있다. 그의 주 업무는 BIC 페스티벌 자체를 홍보하고, 페스티벌이 열릴 수 있게 각 게임사와 업체들을 만나며 후원사를 모집하는 것이다.

그는 “문체부와 부산시 등에서도 매년 크게 도와주고 계시지만, 매년 조건 없이 도와주시는 후원사들 덕분에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IC 페스티벌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참가하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초청해 부스를 마련한다. 이 행사를 위해 부산을 찾는 개발자와 행사 관계자들만 수백명에 달한다. 이들의 교통비, 식대, 호텔 숙박비 등은 모두 BIC 측이 부담한다.

모든 행사에는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처음 BIC 페스티벌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는 김현규 부회장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디라 등 인디게임 관계자들이 서울 사당역에서 모인 것에서 시작됐다. 인디게임 생태계를 위해 인디 개발자들의 글로벌 행사를 열어보자는 뜻이었다. 김현규 부회장은 “그때는 회의 끝나고 다함께 라면을 먹으러 갔다. 돈이 없어서”라며 웃었다.

첫 BIC 페스티벌을 열기 위해 김현규 부회장은 각 게임사들을 찾아가 후원을 부탁했다. 처음으로 후원사로 참여한 곳은 구글 미국본사와 웹젠이었다.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가장 크게 지원해줬던 곳이 구글과 웹젠”이라며 “지금도 두 회사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조직위윈회나 오피스도 없었다”며 “첫회만 해도 예산이 없어 보안요원을 둘 수 없었는데, 결국 제가 보안요원 역할까지 했었다”고 회상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5년간 BIC 페스티벌을 위해 도와준 기업들과 관계자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었다. 샌드박스네크워크의 경우, 도티 등 유명인들이 아무 대가도 받지 않고 인디게임 행사를 위해 직접 부산을 찾아왔다. 김 부회장은 “도티가 사인을 받으러 온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정말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해외 인디게임 개발자들도 한국 어린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고 돌아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첫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성공적이었다. 2회부터는 예산과 후원사가 늘어나며 매년 규모를 키워왔다.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 개발사 뿐만 아니라 탭조이, 앱러빈 등 다양한 회사들이 BIC 페스티벌에 관심을 보이며 후원사로 나섰다. 에너지 음료 레드불도 BIC를 후원한다. 5회를 맞은 올해는 크래프톤, 니칼리스, 엑솔라, 탭탭, 아마존웹서비스, 캡클라우드, 벙글, 뒤끝, 디볼버디지털, 원스토어, 에픽게임즈코리아 총 11개 기업이 후원했다.

김현규 부회장은 “사실 후원 기업들의 30~40배 정도 되는 기업들로부터 거절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업계의 선후배들이 좋게 봐주시고, 인디게임 하나만 보고 뛰는 분들이 너무 많다. 물론 거절당하면 속상하지만, 술로 다 풀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 기업들의 후원은 인디게임을 알리고, 인디게임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나중에는 게임사가 아닌 글로벌 대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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