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치르고 사회적 합의 없는 KCD(한국표준질병분류) 도입을 강행시 법적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한국게임학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학회, 협단체 56개와 대학 33개 등 총 89개 단체가 출범시킨 단체다. 최근 WHO(세계보건기구)가 게임이용장애를 국제질병 표준분류기준(ICD)에 등재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이를 한국 정부가 KCD에도 적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검은 상장이 달린 ‘게임’ 액자를 들어올렸다. 공대위 위원장을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오늘은 게임산업의 장례를 치르는 날”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게임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이 자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게임이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을지 고민과 노력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공대위는 게임 질병코드 지정에 관한 애도사와 게임 자유 선언문을 차례로 낭독했다. 공대위는 “게임은 우리들의 소중한 문화이며,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여는 창이며, 5000년 역사에서 한국이 자랑할만한 혁신의 산물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며 “게임이 청소년들의 삶에 위안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9일 출범식을 치른 공대위는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게임이용장애 KCD 도입을 제지할 계획이다. 먼저 ▲ 문체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기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 공대위의 상설 기구화를 추진하며 ▲ 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 공대위측은 변호사를 통해 법적 자문도 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 및 보건복지위 위원장과 국회의장 면담을 추진하고 ▲ 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을 마련하며 ▲ 게임질병코드 도입 FAQ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게임질병코드에 맞서기 위해 파워블로거 300인을 모집해 온라인 촛불운동도 계획중이다. 공대위측은 이를 ‘게임 스파르타’라고 칭하며 “300명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모니터링 팀을 조직하고 유튜버들과 연대 활동도 강화하며 청와대 국민청원도 검토한다.

위정현 위원장은 게임 다음에는 인터넷 동영상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스마트폰의 사용시간이 게임 이용시간보다 훨씬 더 많지만,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과몰입을 질병코드에 도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들을 포함해 국민 전체가 쓰고 있기 때문”이라며 “게임 다음은 동영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게임 이용시간보다 유튜브 동영상 시청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유튜브 동영상으로 옮겨가거나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