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활성화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는 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업계가 힘을 합쳤다. 25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 오키드룸에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한국블록체인협단체연합회가 공식출범했다.

초대 연합회장에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이 선출됐다. 공동준비위원장으로는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과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이 맡았다. 테크월드가 연합회 사무처로 나섰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TEK&LAW 부문장은 법률자문위원으로 참가한다.

이 단체는 정부 고관에서 정식 인가를 받은 4개 협회(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한국IoT블록체인기술연구조)와 2개의 연구센터(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가 연합했다.

한국블록체인협단체연합회는 암호화폐의 현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가이드라인을 통해 건전한 시장을 만들자는 뜻을 정부에 전달하고자 결성됐다.

김형주 회장은 “정부는 2017년 9월부터 ICO(가상화폐 기업공개) 전면금지 정책을 표방한데 이어, 2019년 1월 CIO 전면금지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정책을 발표했다. 부정적 측면을 우려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긍정적 측면까지 도외시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경한 ICO 전면금지 정책은 무리가 있다. 소통을 국가 최고 정책 기조로 내세운 현 정부는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서만은 소통이 없는 일방 통행식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 모든 단체-기관에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사안이 위중하다 판단해 결성했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정부와의 소통창구를 만들어달라는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도 강조했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은 “사실 암호화폐 시장은 협회나 관계자들 우려가 더 크다. 정부가 무관심하게 방치했기 때문에 피해가 양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국내외 기업 차별하지 말고, 투자를 하더라도 적격 투자자 기준을 정하는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안을 가지고 대화하려고 해도 소통 창구가 없었던 게 문제다. 그 통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바”라고 말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도 “암호화폐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안들이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정부에서 소통할 자세가 돼 있지 않아 이제 발표하는 것이다.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회장은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블록체인 산업은 금융위-과기정통부-복지부-행안부 등 모든 산업과 연관 있는 산업이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익적 활동까지 포함해 글로벌 추세에 맞게 시장이 바뀌도록 의견을 모으고, 정부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연합회에서 발표한 대정부 정책개선 촉구안은 다음과 같다.

1. 현재의 암호화폐 ICO 전면금지 정책을 제도권 내에서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허용하는 정책으로 조속히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2. 법률적 근거도 없는 ICO 금지 정책은 일부 정부 관료들이 관련법을 임의로 확대해석한 초법적인 조치로써 정부 부처의 권한을 뛰어넘는 위법이므로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3. 투자자들의 고유 권한인 가상계좌 개설을 폭 넓게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4.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등 기반조성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

5. 특히, 기존에 정부가 약속했던 암호화폐 정책 관련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TF를 구성하여 올바른 암호화폐 정책 방향에 대해 단·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정된 정부안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사진설명]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 센터장-권황섭 한국IoT블록체인기술연구조합 대표-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안동수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수석 부회장-박한식 테크월드 회장(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