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스페이셜OS 사실상 퇴출 “개발자들은 영향 없다”

유니티 테크놀로지스(이하 유니티)가 자사가 승인하지 않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는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서비스 약관에 추가해, 해외 개발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대규모 멀티플레이 클라우드 플랫폼인 SpatialOS(스페이셜OS)는 유니티엔진 접근을 차단당했고, 유니티엔진과 스페이셜OS를 함께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게임 서비스가 언제 강제로 중단될지 모르는 불안에 떨었다.

유니티는 지난해 12월 5일 서비스 약관에 “유니티에 의해 명시적으로 승인된 경우를 제외하고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실행되는 관리 서비스 ▲통합 바이너리 애드온(플러그인 또는 SDK) ▲유니티 소프트웨어와 통합된 소스 코드 ▲클라우드 및 원격 서버에서 유니티 런타임을 설치하거나 실행하기 위해 유니티 런타임과 통합된 콘텐츠는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유니티의 정식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클라우드 플랫폼은 앞으로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이번 약관 변경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스페이셜OS다. 스페이셜OS는 멀티플레이 게임을 위한 대규모 서버를 지원하는 쉽고 개발자 친화적인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다. 2012년 설립된 영국의 임프로버블(Improbable)이 개발한 솔루션으로, 임프로버블은 스페이셜OS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넷이즈로부터 수천억원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스페이셜OS는 개발자가 직접 서버 프로그램을 콘트롤해야 하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기존 클라우드 플랫폼과는 달리, 개발자를 대신해 자동으로 게임 서버를 실행하고 게임을 원활하게 동작시켜준다. 이를 위해서는 유니티엔진 접근 권한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니티가 약관을 변경하면서 스페이셜OS는 유니티 지원에 어려움이 생겼고, 스페이셜OS를 사용하던 유니티 개발자들까지 위험을 떠안게 됐다.

스페이셜OS를 개발한 임프로버블은 “(유니티가 약관을 변경하기 전) 우리는 유니티로부터 약관을 위배할 여지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유니티에게 자세한 기술 정보를 전달해 서비스 약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구두로 확인받았다”며 “우리는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관이 바뀌기 전까지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유니티의 변경된 약관에 따르면 클라우드 기반 멀티플레이 솔루션과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솔루션은 약관을 위반하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클라우드 제공자들조차도 이를 위반할 것”이라며 “우리가 약관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 유니티측에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유니티는 1월 9일이 되어서야 답을 내놓았다. 임프로버블은 물론이고 스페이셜OS 사용자도 앞으로 유니티를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니티의 입장은 다르다. 유니티는 “해당 건은 유니티의 약관 변경이 아니라, 임프로버블이 정당한 라이선스 취득 없이 유니티를 활용한 데서 생긴 문제”라며 “임프로버블은 자체 제품의 개발, 판매, 마케팅 활동에 유니티의 기술과 이름을 무단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유니티는 약 1년 전부터 임프로버블에 해당사항을 지적했고, 6개월 전에는 서면으로 통지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임프로버블의 라이선스 키를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셜OS를 활용해 현재 서비스되고 있거나, 개발중인 유니티 개발자들에게는 영향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티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1월 현재 국내에서 스페이셜OS를 쓰는 유니티 사용자는 전무하다.

한편 유니티엔진 이외의 다른 게임엔진들은 스페이셜OS의 접근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리얼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즈는 임프로버블과 파트너십을 맺고 스페이셜OS와 언리얼엔진과의 통합을 허용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에는 양사가 공동으로 270억원 규모의 개발자 지원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