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영상, 건축, 건설,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사례 선봬

유니티가 비(非)게임 분야로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한다. 기존 게임 분야의 시장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하되,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산업에서도 유니티엔진의 사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유니티코리아는 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18’에서 유니티 엔진이 활용된 다양한 비게임 분야의 사례와 향후 발전 계획을 제시했다.

유니티 엔진의 비게임 분야 진출은 타 산업에서 보내온 러브콜에서 먼저 시작됐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비게임 분야에서 유니티 엔진이 쓰이고 있다는 것을 지난해 초에야 알게 됐다”며 “이 업체들이 워크플로우 상에서 도와달라고 리퀘스트(요청)를 계속 보내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

유니티는 게임에서 사용되는 툴을 수정 없이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 및 애니메이션 산업을 우선 공략한다. 이후 엔진의 기능을 보강해 오토모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자동차 시각화 작업) 등 다른 분야로도 차근차근 진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분야별로 요구사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금은 리서치 및 고객의 의견을 듣는 단계”라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니티 엔진의 주요 고객인 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변함 없는 지원도 약속했다. 유니티의 핵심사업은 여전히 게임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게임산업에서 유니티의 사용률은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높다. 김원경 유니티코리아 이사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톱100 중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게임이 63%에 달한다.

유니티 엔진은 한국 모바일게임산업에서는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은 맞지만, 전 세계 게임 산업에서는 아직 성장하는 단계다. 모바일게임이 아닌 PC게임과 콘솔게임에서도 유니티 엔진의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게 유니티의 목표다.

김 대표는 “유니티 엔진의 코어(core)는 여전히 게임이며, 적용 분야를 비게임 영역으로도 확장해 나가겠다는 게 본사 대표님의 뜻”이라며 “기본적으로 게임 개발자들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엔진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개발자들이 소외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영상, 애니메이션 산업을 위해 추가한 기능들을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옥수수 소셜 VR’]

이날 현장에는 비게임 분야의 대표 활용 사례로 SK텔레콤의 ‘옥수수 소셜 VR’과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율동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옥수수 소셜 VR’은 가상공간에서 친구들끼리 모여 e스포츠, 콘서트 공연 등을 대형 화면으로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핑크퐁 율동 프로젝트’는 스마트스터디의 대표 콘텐츠인 ‘핑크퐁 상어가족’으로 어린 아이들이 율동을 배울 수 있는 콘텐츠다.

전진수 SK텔레콤 이머시브 미디어랩 팀장은 “보통 스포츠 경기는 친구들끼리 모여 펍에서 맥주 한잔 즐기며 보는데, 이를 가상 공간으로 옮겨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옥수수 소셜 VR”이라며 “또 가수들의 콘서트 공연 영상을 친구들과 함께 보며 응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MWC 2018에서 인공지능 아바타 ‘릴리’와 대화하는 ‘홀로박스’를 공개했는데, 여기에도 유니티 엔진이 사용됐다.

스마트스터디는 모바일게임 ‘몬스터슈퍼리그’를 개발할 때 유니티 엔진을 접한 경험이 있다. 이주현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은 “유니티 엔진의 장점을 영상 콘텐츠나 애니메이션에도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핑크퐁 율동 프로젝트에 적용하게 됐다”며 “전체 콘텐츠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양을 기존 대비 10분의1에 불과한 제작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칼 캘러워트 유니티 글로벌 에반젤리즘 최고책임자]

한편 유니티코리아는 올해 출시되는 유니티 2018 엔진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기도 했다. 칼 캘러워트 유니티 글로벌 에반젤리즘 최고책임자는 올해 출시되는 Unity 2018 엔진에 차세대 렌더링(Next level rendering),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및 엔티티 컴포넌트 시스템(Entity component system)과 C#잡 시스템(C# job system) 및 플랫폼별로 최적화된 새로운 백엔드 컴파일러 기술인 '버스트(Burst) 컴파일러’ 등의 기능을 통한 눈부신 성능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타임라인과 시네머신을 활용해 장면을 구현하는 ‘시네머신 스토리보드(Cinemachine storyboard)’가 추가되고 오토데스크맥스(Max) 및 마야(Maya)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 툴과의 보다 원활한 연동을 통해 아티스트를 위한 워크플로가 더욱 개선되며, 최근 공개된 ‘머신러닝 에이전트 0.3(ML-Agents 0.3)’ SDK를 통해 머신러닝 기능 역시 강화된다. 또 C# 잡 시스템을 통해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최대한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고성능 멀티스레드 시스템(High-performance multithreaded system) 상에서 작업할 수 있어, 엔진 성능도 극대화될 계획이다.

한편 유나이트 서울 2018은 2일부터 4일까지 ‘세상을 바꾸는 리얼 타임 3D 플랫폼’을 주제로 게임 개발, 아티스트를 위한 세션 및 VR/AR, 엔지니어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션을 진행한다. 초심자부터 전문가까지 참가 가능한 60여개 이상의 풍성한 세션 및 43개 이상의 쇼케이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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