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훤 넥슨레드 대표, NDC서 ‘액스’ 포스트모템’ 강연
김대훤 넥슨레드 대표가 모바일 MMORPG ‘액스(AxE)’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김 대표는 24일 판교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 2018(NDC 2018)에서 지난해 출시한 ‘액스’의 전략 포스트모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액스는 RvR(진영 대 진영간 대규모 전쟁)을 차별화로 내세워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반면 완성도와 BM(비즈니스모델) 측면에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액스의 핵심 메시지는 진영간 대립이 중심이 되는 모바일 액션 MMORPG”라며 “이렇게 정의 내리기까지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초창기 ‘액스’는 MMORPG가 아닌 액션 MORPG로 출발했다. 하지만 개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MMORPG로 방향을 틀었고, 다른 곳에서 개발하고 있을 수많은 MMORPG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한 단계 앞서 ‘진영간 대립’을 핵심 가치 중 하나로 결정하게 됐다. 김 대표에 따르면 RvR을 모바일에서 구현한 MMORPG는 현재 국산 게임 중에서 ‘액스’가 유일하다.
RvR은 수많은 PC 온라인게임에서 검증된 인기 콘텐츠다. 여기에 논타게팅 액션RPG의 시원한 액션을 추가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는 편의 시스템을 추가하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리고 실제로 ‘액스’는 지난해 9월 출시되자마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까지 기록했으며, 연말에 진행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게임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진영간에 싸울 수 밖에 없는 게임이라는 콘셉트가 독특했던 것 같다”며 “(화려한 액션의) 전투를 보는 맛도 있었고, 넓은 필드에서 카메라 시점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었던 점도 반응을 이끌어내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액스’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출시 3개월이 지나면서 지표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넥슨레드가 준비한 콘텐츠들이 다 소진됐고, 이와 함께 새로 준비한 BM 전략이 유저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사실 우리도 출시 전부터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진영간 대립이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이벤트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출시를 강행했던 것”이라며 “유저들을 서로 부딪치게 하고 싸우게 만들어주면 그 자체가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줄 알았지만 결과적으로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대립 콘텐츠들이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소비됐던 것이 이유”라고 덧붙였다.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채널당 최대 인원을 50~60명으로 제한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접속자 상당수가 자동사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60명이라는 인원은 이벤트가 벌어지기에는 너무 적은 숫자였던 것이다. 게다가 자기 채널 외에 다른 채널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없는 구조였다. 김 대표는 “다른 채널에서 어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줘서 빠르고 쉽게 싸움에 참여할 수 있게 했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또 PK 보상이 크지 않았던 것도 유저들의 사기를 떨어트렸다.
일정 단계 성장한 후에 장비를 모조리 교체하게 만든 BM도 실패했다. 김 대표는 “원래 의도는 장비 교체를 통해 다시 한번 리프레시(refresh)해서 성장에 대한 동기부여를 주고자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유저들 입장에서는 장비를 바꾸는 고생을 또 하느니 다른 게임 하고 만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결과적으로 성장 관련 BM은 다소 보수적인 게 좋은 것 같다”며 “(시장에서 통용되는)주류 BM은 지키되, 부수적인 면에서 차별화를 주는 방법이 낫다”고 말했다.
넥슨레드는 ‘액스’ 후속작으로 AAA급 캐릭터 수집 RPG와 AAA급 MMORPG를 준비중이다. 김 대표는 “RPG 주류는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저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