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M’과 ‘드래곤네스트M’, 캐주얼 RPG 전성기 다시 올까

하드코어 MMORPG가 대세인 모바일게임 시장에 캐주얼 바람이 불고 있다. 3월 중순 출시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이 매출 최상위권에 오르며 흥행 호조를 띠더니, 뒤이어 액토즈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M for kakao(이하 드래곤네스트M)’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 게임 모두 아기자기한 동화풍의 그래픽을 내세운 캐주얼 RPG다.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은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로, 중국의 심동 네트워크, 드림스퀘어, 그라비티에 의해 공동 개발됐다.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계승하되 모바일 환경에 맞게 편의성을 강화했다.

14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은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톱3에 진입하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매출 2위, 구글플레이에서는 매출 3위를 기록했다.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의 성공은 화려함과 편리함이 중시되는 요즘 MMORPG 트렌드를 역행하는 사례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래픽도 없고, 화려한 액션과 타격감도 존재하지 않는다. 터치 몇 번이면 퀘스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요즘 게임과는 달리, 옛날 온라인게임처럼 일일이 수동으로 조작해서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성공한 이유는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재미있게 즐겼던 올드팬들을 공략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한국 온라인게임 부흥기를 연 게임 중 하나다. 당시 주요 고객이었던 10~20대들이 그 때의 향수를 느끼며 모바일게임으로 대거 복귀했다는 분석이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브랜딩과 진성 유저 타겟의 마케팅을 함께 진행하며 브랜드 가치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또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관심을 가진 신규 여성 유저들도 대거 유입됐다. 남녀 커플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사례도 많다. 그라비티 관계자에 따르면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의 남녀 비율은 대략 7대3이다. 이는 다른 MMORPG의 여성 비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그라비티는 “실제 연인 또는 게임 내 남녀 커플을 확대하기 위해 관람차 탑승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먼저 출시되어 콘텐츠의 양과 질에서 검증을 충분히 마쳤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은 지난해 중화권에 먼저 출시되어 대만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장기간 유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그라비티는 검증된 콘텐츠가 축적된 2.0 버전을 한국에 가져왔으며, 현지화 과정에서 콘텐츠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꼭 필요한 기능만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라비티는 출시 이후 별다른 서버 문제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오며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공식카페를 통해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서버 안정화를 강조한만큼, 오픈 이후 긴급 점검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중”이라며 “공식카페에서 24시간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유저분들과 소통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드래곤네스트M]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과 약 보름 간격으로 연이어 출시된 ‘드래곤네스트M’의 초반 지표도 좋다.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 ‘드래곤네스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MORPG로, 원작의 세계관과 콘텐츠를 이어받았다. 출시 3일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게임 1위를 달성했다.

‘드래곤네스트M’의 성공 전략도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과 비슷하다. 옛날에 원작을 재미있게 즐겼던 팬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게 마케팅의 기본 방향이다. 중화권에서 먼저 출시되어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도 두 게임의 공통점이다.

업계에서는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과 ‘드래곤네스트M’의 경쟁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동화풍의 그래픽을 비롯해 두 게임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을 라이벌로 꼽기도 했다.

[마비노기 모바일]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또한 캐주얼 RPG의 부흥기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 ‘마비노기’를 모바일로 옮긴 게임이다. 넥슨은 지난해 ‘마비노기 모바일’ 영상을 처음 공개하며 원작팬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